경제

태풍 솔릭에 태양광 초토화? "제주 2193곳 중 단 1곳 피해"

구교형 기자 2018. 8. 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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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권칠승 의원, 에너지공단 자료 공개…초속 44m 바람 견디게 시공한 덕
ㆍ정부도 미리 안전강화…일각 우려 기우로 끝나 ‘에너지 전환’ 힘 실릴 듯

“태풍에 태양광 패널이 날아다닐 판이다.” 19호 태풍 솔릭의 상륙을 앞두고 나온 일각의 걱정이 기우로 끝났다. 솔릭의 영향으로 피해를 입은 태양광 시설은 전국에 단 1곳으로 집계됐다. 정부의 태양광 확대 정책을 비판하는 데 활용된 논거가 빈약하다는 점이 확인된 셈이다.

29일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진흥실로부터 제출받은 ‘태양광 시설 피해 현황’을 보면, 태풍 솔릭으로 피해를 입은 시설은 제주지역에 설치된 2193곳 태양광 시설 중 1곳뿐으로 확인됐다.

제주시에는 1464곳에 총 3803㎾의 설비용량을 가진 태양광 시설이, 서귀포시에는 729곳에 총 1095㎾ 설비용량을 가진 태양광 시설이 설치돼 있다.

1건의 사고는 지난 23일 오전 6시 바닷가에 인접한 제주시 삼양소규모노인종합센터 옥상에 있던 태양광 패널이 강풍으로 떨어지면서 일어났다. 패널이 뽑힌 것도 지지하는 구조물이 바람에 휩쓸려서 생긴 일이다.

태풍 피해가 경미했던 가장 큰 이유는 시공할 때 태양광 시설에 대한 내구성 평가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고시인 건축구조기준이 정한 지역별 풍속을 반영해 태양광 시설을 설계한다. 제주는 초속 44m 바람을 견딜 수 있도록 시공됐다. 초속 15m 바람이 불면 간판이나 양철 지붕이 날아가고, 초속 30m면 지붕이 날아가거나 목조주택이 무너질 수 있다는 기준에 비춰볼 때 애당초 견고하게 설계됐다. 솔릭은 당시 초속 40m 위력을 자랑했지만 태양광 시설을 파괴할 수준은 아니었다.

정부는 예방활동도 주효했다고 밝혔다. 태풍이 국내에 진입하기 전부터 태양광 발전 사업자와 시공에 참여한 기업 등에 이달 11일과 20일, 22일 세 차례 대비용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고 안전강화 요청 공문도 20일과 21일 두 차례 발송했다. 지난달 3일 경북 청도군에서 태양광 설치부지에 산사태가 발생한 이후 더 민감하게 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통상자원부 당국자는 “태양광 설치업체 등에 사고 발생 시 정부 공사 실적에 반영하겠다고 고지했다”고 말했다.

앞서 인터넷에는 솔릭이 한반도를 덮치면 태양광 패널이 모두 날아갈 수 있다는 ‘태양광 올킬설’이 유포되기도 했다.결국 피해가 거의 없는 것으로 드러나자 전체 전력생산에서 석탄·원자력 발전 비중을 줄여 ‘에너지 전환’을 추진 중인 정부의 태양광 보급 정책도 한숨을 돌리게 됐다. 이날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2019~2040년)’ 수립을 위한 워킹그룹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가진 설명회에서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40년까지 3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또 석탄, 가스, 원전, 유류 등 에너지원별로 환경·사회비용을 가격에 제대로 반영했는지 평가하기로 했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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