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부터 이석수까지..文 정부 '파격인사'의 연속

2018. 8. 30.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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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수 변호사(당시 특별감찰관)가 지난 2016년 8월 거취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 변호사는 당시 “의혹만으로 사퇴하지 않는 것이 이 정부의 방침 아니냐”고 되물으면서 특유의 강단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이석수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 파격 임명
- 국정원 핵심 中 핵심 보직… 기획 예산 막강 권한
- 윤석열-조명균-노태강 이어 이석수까지 ‘화려한 부활’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30일 이석수 변호사가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에 지명됐다는 인사가 발표되자 청와대 춘추관 분위기가 술렁였다. 이 변호사는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특별감찰관으로 역할하면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사건을 조사하다 결국 직무상 기밀누설 의혹에 휩싸이며 불명예 퇴진했던 인사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불명예 퇴진했던 인사들 가운데 문재인 정부 들어 화려하게 복귀한 인사는 적지 않다. 윤석열, 조명균, 노태강 등 전 정부에서 ‘좌천’ 됐던 인사들이 문재인 정부 들어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30일 오후 브리핑에서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에 이석수 변호사를 임명한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서울대 법학과 출신으로 전주지검 차장검사를 끝으로 검사직에서 물러났다가 지난 박근혜 정부에서 특별감찰관을 맡은 바 있다.

특별감찰관의 경우 대통령과 친인척, 그리고 대통령 주위 핵심 참모들에 대한 암행감찰을 주 임무로 맡고 있는데, 이 감찰관의 경우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조사를 했던 것이 전 정부에서 ‘눈에 가시’로 여겨졌다.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구속)은 ‘국기 문란’ 사건이라고 밝혔고, 우 전 수석 보다는 이 감찰관이 조사했던 사안이 외부로 알려지게 된 경위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 변호사가 맡은 국정원 기조실장의 자리가 차관급에 불과하지만, 막강 권한을 가진 자리라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국정원 기조실장의 경우 국정원의 예산과 기획 권한을 가지고 있는 핵심중의 핵심 부서다. 특히 현재의 남북 대화 모드 형성에 국정원이 물 밑에서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만큼, 정권과 코드가 맞는 인사 배치가 반드시 필요한 보직 중 하나가 바로 국정원 기조실장 자리다.

이석수 변호사가 남긴 가장 유명한 한마디는 “의혹만으로 사퇴 않는다는 게 이 정부 방침 아니냐?”는 것이다. 이석수 변호사는 지난 2016년 8월 22일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감찰과 관련한 직무상 기밀누설 의혹과 관련 “검찰에서 부른다면 나가서 적절히 소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자들이 ‘사퇴 할 것이냐’는 질문에 “제가 사퇴해야 하나요? 의혹만으로는 사퇴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 정부의 방침이 아닙니까?”라고 말했다. 의혹만으로 사퇴하지 않는다는 발언은 우병우 전 수석을 보호할 때 박근혜 정부가 밝혔던 공식 입장으로, 이 변호사의 ‘강단’을 보여주는 상징 장면으로 남아있다.

이 변호사는 당시 자신의 집에 기자들이 몰려오는 등 사생활에 어려움이 있다면서 기자들에게 “집에 부정맥으로 고생하시는 노모를 모시고 있다. 올해 팔순인데, 지난주 토요일 국기문란 이렇게 돼서 언론에 나오니까 굉장히 놀라셨다. 주말에 기자분들이 오셔서 카메라를 들이밀고 문을 두드리고 하니까 지금 상태가 (좋지 않다) 국기문란을 했어도 제가 한 것일테니까 가족이나 집에 대해서 와서 취재하는 것은 좀 자제해 주기 바란다”고 정중히 밝히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과거 정부에서 좌천됐던 인사들이 화려하게 부활한 사례는 이석수 변호사 뿐이 아니다. 이른바 ‘국정원 댓글사건’ 수사 중 좌천됐던 윤석열 대전고검 검사는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발탁됐고,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참 나쁜 사람”으로 지목돼 옷을 벗어야만 했던 노태강 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의 문체부 제2차관으로 파격 영전됐다.

윤 지검장과 노 차관의 공통점은 ‘살아 있는 권력’, 그것도 그들의 ‘심장부’를 정면 겨냥했다가 나락으로 떨어졌던 인물이라는 점이다. 문재인 정부 인사의 핵심이 ‘이명박근혜’ 두 보수정권에서 좌천의 아픔을 겪었던 인사들을 중용한다는 것이 이석수 변호사가 국정원 기조실장으로 영전해 가게된 배경이라는 해석이다.

여기에 조명균 통일부장관 역시 2008년 통일부에서 명예퇴직한 뒤 9년여 만의 화려하게 복귀한 케이스다. 조 장관은 행시 23회 출신으로 통일부 교류협력국장, 개성공단사업지원단장 등을 거친 정책통이다. 그러나 그는 이명박 정부에서 전 정권 사람이라는 낙인이 찍히며 통일부에서 보직을 받지 못했고, 박근혜 정부에서는 참여정부의 서해북방한계선(NLL)을 포기하려했다는 논란이 일었고 이에 따른 정상회담 회의록 폐기 의혹으로 조 후보자는 관련자로 재판에 넘겨지는 고초를 겪기도 했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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