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울 4호기, 재가동 1달여 만에 설비 결함으로 다시 정지

2018. 8. 30.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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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일 동안 정기점검을 받고 지난달 21일 재가동된 경북 울진 원자력발전소 '한울 4호기'가 핵심 부품이 고장 난 채 한달 넘게 가동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국수력원자력이 한울 4호기 재가동 직후 부품 고장 사실을 인지하고도 계속 가동했고, 운전 상태로 정비를 시도하다가 실패하자 31일 결국 수동으로 다시 정지시키기로 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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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1일 재가동 직후 고장 인지
주급수 펌프 연결밸브 1개 작동 오류
한수원, 가동중 정비 시도하다 실패
오늘 정비 위해 원자로 수동 정지
전문가 "5월 시작 정기검사 미완료"

[한겨레]

경북 울진 원전 한울 4호기 급수계통 개략도. 한울 4호기는 주급수펌프 1대(터빈구동 2번)에 연결된 밸브가 제대로 열리지 않아, 2번 펌프를 사용해서는 충분한 양의 물을 증기발생기로 보내지 못하는 상태다. 그림 원안위 제공

65일 동안 정기점검을 받고 지난달 21일 재가동된 경북 울진 원자력발전소 ‘한울 4호기’가 핵심 부품이 고장 난 채 한달 넘게 가동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국수력원자력이 한울 4호기 재가동 직후 부품 고장 사실을 인지하고도 계속 가동했고, 운전 상태로 정비를 시도하다가 실패하자 31일 결국 수동으로 다시 정지시키기로 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한울 4호기가 원안위의 재가동 승인을 받은 지난 7월 중순은 일부 언론과 정치권이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때문에 전력공급이 부족해졌다’ 등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한창 쏟아내던 때다. 한수원이 이를 의식해 한울 4호기 재가동 직후 핵심 부품 이상을 발견하고도 제 때 원전을 세우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원안위와 한수원 설명을 종합하면, 한울 4호기는 저장탱크에 있는 물을 격납건물 안 증기발생기로 보내는 주 급수펌프 3개 가운데 1개에 연결된 밸브가 제대로 열리지 않는 문제로 30일 가동 정치 절차에 돌입했다. 재가동 시작 당시부터 밸브 이상으로 ‘2번 터빈식 펌프’를 사용할 수 없는 상태였으며, 이 때문에 한수원은 나머지 2개(1번 터빈식 펌프, 3번 모터식 펌프)만을 사용해 한달 넘게 원전을 가동해왔다. 한수원 관계자는 “평시에는 3개 펌프 중 2개만 사용하고, 나머지 1개는 백업용”이라며 “1개가 망가져도 2개 펌프로 100% 원전 출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수원은 원전 가동 상태에서 장애가 발생한 밸브 쪽의 유압을 높여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원전 안전을 우선시했다면, 재가동 초기 부품 고장 사실 발견 즉시 정지시켜 정비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 급수펌프에서 증기발생기로 보내지는 물은 전기를 생산하는 터빈을 돌릴 증기를 만들어내는 용도로 쓰일 뿐만 아니라, 원자로를 식히는 냉각수 구실도 한다. 가동 과정에서 하나가 더 망가졌다면 충분한 냉각을 위해 보조 급수펌프를 부랴부랴 가동하거나 원전 출력을 낮췄어야 한다는 얘기다. 원안위 관계자도 “주 급수펌프는 고장 시 발전 정지를 유발할 수 있는 설비”라고 설명했다.

원안위 역시 한수원 쪽의 ‘가동 중 정비 가능’ 설명만 듣고 31일까지 밸브 문제를 해결하라고 요구했다. 원안위 관계자는 “정비가 가능하다기에 시간을 준 것이었으나, 결국 한수원이 기한 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보고 원자로를 수동 정지시키겠다고 보고한 상황”이라며 “이번에는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해, 한수원의 재발방지 대책 등 조처가 적절하다고 판단될 때까지 재가동을 승인하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원전 안전 전문가인 한병섭 원자력안전연구소 소장은 “지금 상황은 지난 5월 시작된 한울 4호기 정기검사(계획예방정비)가 아직 안 끝났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조급하게 일처리를 하다가 한달 넘게 고장 상태의 원전을 가동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울 4호기가 다시 정지했어도 전력 수급엔 문제가 생기지 않을 상황이었다. 최대 전력수요가 9247만㎾로 가장 많았던 지난달 24일 만약 한울 4호기가 정지됐더라도 예비전력은 원전 6기 분량인 600만㎾에 달해 전력수급은 정상 상태를 유지했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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