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빨아도 냄새나는 청바지, 냉동실에 넣어 두면 박테리아 없어져요

김상윤 기자 2018. 8. 31.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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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거 청춘 3인의 맨땅에 살림] 나만의 옷 관리 비법

요즘 '스타일러'라고 불리는 옷 관리 가전이 인기입니다. 작은 옷장처럼 생긴 기기 안에 옷을 걸어두면 기계가 알아서 스팀을 쏘고 흔들고 말려가며 주름을 펴고 냄새를 빼고 뽀송뽀송하게 만들어줍니다. "스타일러가 그렇게 편하고 좋다며?"라는 말을 듣고 눈여겨보다가 가격표의 '0' 개수를 보고 발걸음 돌렸습니다. 빠듯하게 사는 1인 가구에선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운 가격이죠. 이번 주제는 '나만의 옷 관리 비법'입니다. 따로 뭔가를 사지 않아도 됩니다. 어느 집이나 찬장만 열면 있을 법한 물건들로 구겨진 옷을 간단히 다리고, 꿉꿉한 냄새의 근원인 균을 없애고, 옷장 속 습기를 확 잡는 방법들을 공개합니다.

안병현


욕실·커피포트 증기로 구겨진 셔츠 주름 펴기

'다리미가 없다.' 직장인의 전투복인 셔츠를 관리할 때 가장 큰 문제다. 경조사 때 입는 셔츠 정도야 세탁소에 맡기지만 다른 것까지 맡기기엔 부담이 크다. 솔직히 다림질하는 법도 잘 모른다. 군대에서도 다림질 안 가르치는 세상이다. 독학해볼까 했지만 아직 손재주에 자신이 없다. 다리미 없이도 옷 주름을 펼 수 있다. 온수 샤워를 마친 뒤 욕실 안에 셔츠를 걸어놓는 것이다. 10분 정도만 걸어놔도 주름이 눈에 띄게 없어진 것을 볼 수 있다. 욕실 안 증기가 옷 주름을 적절히 펴준다. 빳빳하면 오히려 멋없는 리넨 셔츠에 유용하다.

새로 산 셔츠를 막 꺼냈을 땐 접힌 자국이 신경쓰인다. 굳이 "나 오늘 새 옷 입었다!"고 사방에 자랑하고 싶진 않다. 좁은 옷장 속에 밀어넣어 뒀더니 이상한 곳에 주름이 생겨 있기도 한다. 그럴 땐 커피포트를 쓰면 된다. 커피포트에 물을 팔팔 끓인 뒤 뚜껑을 열면 나오는 김을 주름진 부분에 쐬어주고 잡아당기면 주름이 서서히 없어진다. 주름에 물을 살짝 뿌린 뒤 헤어드라이어로 바람을 쐬는 것도 비슷한 방법. 이 방법들은 셔츠가 아니라 코트 등에도 응용할 수 있다. 다리미가 있더라도 귀찮거나 한시가 급할 때 쓸 수 있다.

셔츠는 끓는 물에 삶아 세균 없애

"존재하는 것의 영혼은 그것이 지닌 향기다." 영화 '향수'에서 조향을 배우러 간 그루누이에게 향수 장인 발디니가 건네는 말이다. 이 심오한 대사가 꽤 현실적인 말임을 자취를 시작하며 알게 됐다. 밥부터 청소, 빨래까지 모든 것을 직접 하게 되자, 자취생의 영혼은 '무조건 쉽고 빠르게 하자'는 실용주의에 물들었다. 집안일 중 가장 귀찮은 빨래는 바구니에 쌓아뒀다가 세탁기에 돌렸고, 건조대에 넌 뒤 그대로 입었다. 그러자 알 수 없는 향기(?)가 옷에서 배어 나오기 시작했다.

시작은 청바지. 빨았는데도 쿰쿰하고 찝찝한 냄새가 났다. 실내에서 말린 게 문제인가 싶어 햇빛에 말려도 봤고, 섬유탈취제를 뿌려보기도 했다. 그러나 그 냄새는 가시질 않았다.

지긋지긋한 냄새에서 벗어난 방법은 다음과 같다. 셔츠는 끓는 물에 한 번씩 삶았다. 빤 옷에서도 냄새가 난다면 원인은 세균 증식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럴 땐 삶아서 세균을 없애야 한다. 물 빠짐 때문에 삶기 어려운 청바지는 신문지에 싸서 냉동실에 1~2일 보관한다. 땀 냄새의 원인인 박테리아가 영하의 온도에서 제거된다. 조금 더 신경 쓰고 부지런 떠는 '살림의 영혼'을 지닌 이에게 향기는 저절로 따라온다.

옷장의 습기는 소금으로 제거

대부분 원룸은 주변 건물과 최소한의 간격만 남기고 지어져 서로 다닥다닥 붙어 있다. 방 창문을 열면 맞은편 건물 사는 이의 방 창문이 정면에 보인다. 그래서 옆집 사는 사람은 얼굴도 모르는데, 맞은편 건물 사는 사람과는 목례하는 사이로 발전했다. 이웃 간 사이가 워낙 가깝다 보니 햇빛 따위가 파고들 공간이 없다. 볕이 잘 들지 않으니 습기만 방으로 찾아온다. 특히 옷장은 습기가 숨어 있기 딱 좋은 곳. 여름철엔 더 심하다.

불쾌한 손님 내쫓는 데는 소금만 한 것이 없다. 주방 뒤져 굵은 소금 찾는다. 컵이나 그릇에 한가득 붓고 옷장 구석에 두자. 며칠 지나면 소금이 습기를 머금어 축축해진 것을 볼 수 있다. 양파 망 안에 굵은 소금을 넣은 뒤 옷 옆에 같이 걸어두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물 한껏 먹은 소금은 햇빛에 말리면 언제든 다시 쓸 수 있다. 하지만 집에 그 정도로 햇빛이 잘 들었다면 이런 고민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프라이팬에 굵은 소금을 넣고 볶아서 바짝 말리면 다시 쓸 수 있으니 걱정 말자. 집에 가스레인지가 없다면 굵은 소금을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리는 것도 방법이다. 참고로 옷장은 벽에 바싹 붙여놓기보다는 10㎝ 정도 띄워놓으면 덜 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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