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환자 4명 중 3명이 혈당관리 제대로 못해"

헬스경향 유대형 기자 2018. 8. 31.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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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국내 당뇨병환자 혈당관리 ‘적신호’…낮은 복약순응도가 발목 잡아

# 당뇨병환자인 김모(48)씨는 이번 여름 내내 ‘고역(苦役)’이었다. 무더운 날씨에 운동할 엄두가 안 났고 폭염으로 인해 식욕이 떨어져 밥도 제대로 못 먹었기 때문이다. 또 업무로 인해 약도 제대로 복용하지 못하면서 자연스레 혈당수치가 들쑥날쑥해졌다고. 최근 몸상태가 악화되는 것이 느껴져 김 씨는 고민이 커져만 간다.

당뇨병관리의 기본은 혈당을 ‘잘’ 조절하는 것이다.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적절한 혈당기준은 ▲식전혈당은 80~130mg/dL ▲식후 2시간 혈당 180mg/dL 미만 ▲당화혈색소 6.5% 미만이다. 이를 지키기 위해서는 매일 약을 복용하고 혈당수치를 점검하는 등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철저하게 혈당을 관리하면 심장마비, 뇌졸중, 신부전 등 만성합병증위험이 낮아진다. 실제 연구에 따르면 당화혈색소 수치가 1% 감소할 때마다 당뇨병으로 인한 사망률이 21% 감소하고 심장마비는 14%, 미세혈관 합병증은 37% 줄어든다. 따라서 당뇨병환자는 진단 초기부터 운동, 식사, 약물요법 등으로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당뇨병환자 중 혈당관리를 잘 하고 있는 사람이 적어 문제다.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당화혈색소수치를 6.5% 미만(목표혈당수치)으로 관리하는 환자는 4명 중 1명에 불과했으며 특히 당화혈색소 수치가 8.0% 이상으로 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5명 중 1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나라 당뇨병환자들의 혈당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당뇨병환자들이 혈당관리를 잘 못하는 이유로 낮은 복약순응도를 꼽았다. 환자들은 당뇨병치료제를 매일 먹어야하기 때문에 복용시기를 놓치기 쉬운 것이다.

■낮은 복약순응도가 ‘발목’ 잡는다

환자들이 혈당관리를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낮은 복약순응도를 주요원인으로 꼽는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당뇨병치료를 시작한 첫해에 30% 환자만 제대로 혈당강하제를 복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에 걸렸다면 평생 치료제를 먹어야하는 불편함이 따른다. 하지만 매일 복용하는 것이 번거롭고 휴가, 여행, 업무 등 급격한 변화로 인해 복용시기를 놓치기 쉽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혈당관리가 제대로 안 되는 것.

평소 혈당관리가 어려운 환자라면 전문의와 상담해 알맞은 복용법을 숙지하고 자신의 생활습관을 함께 점검해 문제를 고쳐나가는 것도 방법이다. 또 바쁜 일상으로 매일 약을 챙겨먹는 것이 어렵다면 일주일에 한 번만 투여하는 GLP-1 유사체 주사제 같은 약제를 고려해볼 수 있다.

혈당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자칫 나쁜 결과로 이어질 수 있어 꾸준하게 관리하는 것이 좋다.

■약물 복용시간, 반드시 지켜야

제대로 복용하지 않은 환자는 꾸준히 혈당강하제를 먹은 환자보다 입원위험이 1.2배, 사망위험이 1.4배 높아진다. 방심하면 자칫 나쁜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혈당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한다.

전문가들은 복용시간을 놓쳤다면 즉시 먹고 다음 복용시간이 가깝다면 이전 약은 생략하고 다음 시간에 복용할 것을 권장한다. 식후 혈당조절약물인 경우 저혈당을 예방하기 위해 규칙적으로 식사하는 것이 좋다. 약물복용으로 이상반응이 나타나면 스스로 판단해 끊지 말고 의료진과 반드시 상담해야한다.

부산백병원 내분비대사내과 박정현 교수는 “환자의 증상 및 치료제 순응도를 높일 수 있도록 전문의와 적극적으로 상담하는 것이 좋다”며 “환자 스스로가 신경써서 혈당을 관리하는 것이 당뇨병관리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헬스경향 유대형 기자 ubig23@k-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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