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새벽출근·새벽퇴근 드라마 스태프들, 사실상 24시간 '스탠바이'"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입력 2018.09.01.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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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제작 현장 직접 체험한 기자
- 아침 6시에 이동해 밤 12시 촬영 종료
- 스태프들, 팀 나눠 휴식? 사실상 불가능
- 자정 넘어 일 해도 하루치 임금만 제공
- 처우 열악해도 '꿈'때문에 일하는 사람들
- 드라마 촬영장 주 52시간? 현실성 적어
- 방송사, 제작사, 스태프 함께 논의 필요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8년 8월 31일 (금) 오후
■ 진 행 : 정관용
■ 출 연 : 김윤정 (오마이뉴스 기자)

◇ 정관용> 여러분이 TV에서 즐겨보시는 드라마. 그 드라마를 제작하는 촬영 현장. 일주일에 120시간, 한 달에 500시간 촬영을 했답니다. 요즘 같은 시대에 이게 말이나 되느냐 하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드라마 스태프들은 이런 비상식적인 노동 강도를 견뎌야 했다고 그래요.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됐지만 300인 이상 방송사라 하더라도 일단 1년 유예를 받아서 현재는 주 68시간 근무에 돌입했다고 하는데 그런데 그 68시간을 지금 사실상 못 지키고 있답니다. 드라마 스태프들의 노동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서 직접 제작현장에 참여해서 기사를 쓴 기자가 있어요. 제목이 <스태프이지만 노예입니다>라는 기획기사인데요. 오마이뉴스의 김윤정 기자입니다. 오늘 초대했어요. 어서 오십시오.

◆ 김윤정> 안녕하세요.

◇ 정관용> 언제부터 언제까지 스태프로 일했어요?

◆ 김윤정> 8월 중에 3일간 일을 했는데요. 정확한 날짜는 말씀을 드릴 수가 없어서.

◇ 정관용> 날짜와 드라마 제목은 공개할 수 없다?

◆ 김윤정> 네.

◇ 정관용> 어떤 직종으로 일을 했어요?

◆ 김윤정> 직종도 조금...

◇ 정관용> 또 역시. 어쨌든 분명히 한 역할을 맡아서 한 건 맞죠? 기자라는 신분 밝히지 않고. 아침에 몇 시에 출근한 거예요?

◆ 김윤정> 보통 8시가 집합시간이었어요. 그런데 드라마 촬영장소가 이제 일정하지가 않고 매일 변하잖아요. 그러니까 스태프분들은 대부분 6시쯤에 스태프 버스를 타야 하는 거죠. 6시에 타서 촬영장으로 이동을 하고.

◇ 정관용> 촬영장이 지방인 경우도 많고.

◆ 김윤정> 네, 지방인 경우도 있고 경기도 안이나 이 정도는 그날그날 이동을 하는 거라서.

◇ 정관용> 6시에 버스 타려면 집에서는?

◆ 김윤정> 한 5시에 나와야 되죠.

◇ 정관용> 그래서 8시에 도착해서 일을 시작하면 몇 시에 끝나는 거예요?

◆ 김윤정> 그래도 제가 일했던 기관은 좀 다행히 밤샘촬영은 없었어요. 그런데 이게 68시간 제한 영향도 있지만 아시안게임 중계 때문에 드라마들이 많이 결방이 됐잖아요. 그래서 결방 때문에 조금 여유가 생긴 기간이라서 그래도 밤샘은 없고 스태프분들은 되게 널널하다고 말씀하셨거든요. 그래도 자정이 돼야 끝이 나더라고요.

◇ 정관용> 8시에 시작해서 밤 12시에 끝났다.

◆ 김윤정> 현장에서.

◇ 정관용> 현장에서. 그럼 12시에 끝나면 짐 정리하고.

◆ 김윤정> 또 스태프 버스를 타고.

◇ 정관용> 버스 타고 오면 2시간 또 오고.

◆ 김윤정> 또 집에까지 돌아오고 그렇게 되는 거죠.

◇ 정관용> 그러면 5시쯤 집에서 나오려고 하면 4시쯤 일어난다고 치고 그리고 집에 들어가니까 또 4시네요.

◆ 김윤정> 뭐 2시, 1시. 그러니까 새벽에는 조금 길이 덜 막히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정의당 추혜선 의원이 희망연대노조 방송 스태프 지부 회원들과 9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드라마 제작현장의 노동시간을 폭로하며 정부 및 방송사.제작사에 대한 즉각적인 개선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 정관용> 그러면 몇 시간 못 자고 또 나와야 하잖아요.

◆ 김윤정> 그렇죠.

◇ 정관용> 그다음 날도 또 6시에 버스에 타야 되니까. 3일이 계속 그랬어요?

◆ 김윤정> 촬영 장소가 달라서 또 집합시간이 조금씩 달라요. 그래도 6시에서 7시 사이에는 버스를 타야 하기 때문에 하루에 3시간, 많이 자는 시간, 많이 자는 날은 3시간 반 이 정도였던 것 같아요.

◇ 정관용> 촬영이 계속 진행되는 게 아니고 중간에 쉬는 시간이 많다. 특히 스태프들은 촬영 때 모든 스태프가 다 일하는 게 아니고 일부 스태프만 일하고 나머지 스태프들은 쉰다, 이런 얘기 있었잖아요. 정말 그렇던가요, 현장 가보니까.

◆ 김윤정> 사실 제가 현장을 제일 보고 싶었던 이유가 그 이야기 때문이었거든요. 제작사나 방송사는 그렇게 얘기하는데.

◇ 정관용> 현장에서 많이 쉰다.

◆ 김윤정> 그런데 스태프분들은 한번 봐라. 그런지 아닌지. 그런데 제가 가보니까 사실 휴식시간이라고 할 만한 시간은 별도로 없었어요. 그나마 여유로운 기간이었기 때문에 식사시간은 점심, 저녁 1시간씩 보장이 됐는데. 그거 외에는 사실 촬영을 하고 있으면 화장실도 지금 찍고 있는 게 끝이 나야 이동할 수 있는 거잖아요. 어떤 한 장소에서 한 장소로 이동을 할 때 5분, 10분 여유가 생기면 그게 휴식시간이라는 건데 사실상 그건 휴식이 아닌 거잖아요.

◇ 정관용> 이동시간이죠.

◆ 김윤정> 이동시간이고 잠깐의 자투리인 거니까. 사실상 휴식시간은 거의 없었던 거예요.

◇ 정관용> 모든 스태프가 전원 그렇게 계속 스탠바이입니까?

◆ 김윤정> 대부분이.

◇ 정관용> 예를 들어서 분장을 담당하는 스태프라고 그러면 아침에 분장하면 몇 시간 동안은 손 안 봐도 되잖아요.

◆ 김윤정> 저도 그렇게 생각을 했는데요. 그게 아니라 분장팀들은 촬영을 하는 동안 모니터를 계속 지켜보고 있어야 해요. 왜냐하면 배우의 얼굴이 땀에 화장 지워질 수도 있고.

◇ 정관용> 땀 한방울 흐르는 것도.

◆ 김윤정> 그리고 머리카락이 삐쳐 있다거나 이럴 수 있잖아요. 그걸 계속 지켜보고 서 있다고 땀이 필요할 때는 땀을 달기도 하고 땀이 묻어 있으면 닦기도 하고 머리카락이나 의상을 체크해야 하니까 그리고 또 장비, 기술 스태프들은 촬영 준비할 때 세팅을 해야 되고 촬영할 때는 장비를 또 들고 계셔야 되잖아요.

◇ 정관용> 들고 있어야 되고.

◆ 김윤정> 사실 휴식이라는 게 없다고 봐야죠.

◇ 정관용> 그러면 방송사나 제작사들이 말했던 현장에서 일부 스태프만 일하고 나머지는 상당히 쉰다는 건 현장에서 보니까 거짓말이더라.

◆ 김윤정> 일단 제가 봤을 때는 없었어요. 제가 본 현장에서는.

◇ 정관용> 내가 직접 현장까지 가봐야 되겠다, 그게 말씀하신 많이들 쉰다더라라는 그 말 때문에 가봐야겠다고 했는데 그것뿐만 아니라 정말 현장을 경험해야만 이걸 알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 계기가 있어요?

지난해 4월 24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M 사옥 앞에서 열린 'tvN 혼술남녀 신입조연출 사망사건 대책위원회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손피켓을 들고 있는 모습. (사진=황진환 기자 / 자료사진)
◆ 김윤정> 사실 방송 스태프분들 노동환경에 대한 얘기가 어제오늘의 얘기는 아니잖아요. 그런데 이런 이야기들이 터져 나오는 게 항상 누군가 죽거나 죽을 만큼 다치거나 아니면 되게 극도의 노동환경에 몰리거나 이런 극단적인 상황이 돼야만 이야기가 나와요. 그래서 그 이야기를 듣고 심각하다 해서 취재를 하고 싶어도 스태프분들이 말을 되게 아끼세요. 왜냐하면 고용이 대부분 불안정하기 때문에.

◇ 정관용> 제보를 못해요?

◆ 김윤정> 그러니까 나 너무 힘들다. 우리 어제 20시간 찍었다 이런 이야기는 해 주시지만 그 이상 얼마나 힘들었고 어떻게 노동을 했고 이런 자세한 얘기를 하면 그 대화에서 자기의 신원이 노출이 될 수 있으니까. 그러니까 말을 되게 꺼리시는 거예요.

◇ 정관용> 방금도 우리 김 기자도 어떤 직종이었는지조차 말 안 하는 것처럼.

◆ 김윤정> 그러니까 그분들한테 사실 그분들은 밥벌이가 걸려 있는 문제인데 또 마냥 제보를 해 달라고 쫓아다니기도 어렵고 또 문제가 생기면 제작사, 방송사 스태프분들 입장이 다 엇갈리는데. 제가 상황 파악이 한계가 있으니까 그냥 각자 입장을 전달하는 역할밖에 할 수 없더라고요.

◇ 정관용> 그래서 현장을 봐야 되겠다.

◆ 김윤정> 직접 보고 느껴봐야 되겠다 이렇게 생각했죠.

◇ 정관용> 경험한 3일을 예로 들면 주 68시간을 훌쩍 넘기는 거죠.

◆ 김윤정> 그렇죠.

◇ 정관용> 일주일 내내 촬영한답니까? 토요일, 일요일도 없이. 그건 어떻게 돼요?

◆ 김윤정> 보통 3일 찍고 하루 쉬거나 아니면 4일 찍고 하루, 6일 찍고 하루 이런 식으로 노동이 이루어지는데요. 그런데 중간에 하루, 이틀 휴차가 있어도 사실 하루에 20시간 가까이, 적으면 17시간, 16시간 정도인데. 그런 정도의 노동을 3, 4일 반복하다가 하루 휴차가 있다고 해서 그 피로가 완벽하게 씻어지지는 않잖아요.

◇ 정관용> 못하죠.

◆ 김윤정> 그리고 그 68시간에는 스태프분들이 버스를 타서 이동하는 시간은 포함돼 있지 않아요.

◇ 정관용> 그걸 빼요?

◆ 김윤정> 중간 중간 이동하는 건 포함이 되어 있는데. 아침에 출근해서 촬영장에 이동하는 시간 그리고 촬영장에서 촬영이 끝나고 돌아가는 그 시간은 노동시간에 계산되지 않기 때문에.

◇ 정관용> 그건 일종의 출퇴근 개념으로 보니까.

◆ 김윤정> 네, 그런데 사실 출퇴근은 버스에 탑승하러 가는 걸 출근이라고 봐야 하는데.

◇ 정관용> 그게 맞는 건데.

◆ 김윤정> 출근을 그 촬영장 집합 그리고 촬영장 종료 이렇게만 따지는 거죠.

◇ 정관용> 예를 들어서 1년 내내 한 장소에서 촬영한다면 거기 도착한 시간부터 보는 게 맞다고도 볼 수 있어요. 그런데 그건 아니니까.

◆ 김윤정> 그건 아니니까.

◇ 정관용> 그 시간도 빼버리고. 그 시간을 뺀다 하더라도 어쨌든 68시간을 훌쩍 넘기고 있다.

◆ 김윤정> 네.

◇ 정관용> 임금은 어떻게 됩니까?

◆ 김윤정> 굉장히 편차가 크기는 하거든요. 이제 시작하는 막내들의 경우에는 10만 원 안팎의 돈을.

◇ 정관용> 하루에요?

◆ 김윤정> 네. 그런데 이 하루가 예를 들어서 아침에 8시에 출근을 해서 새벽 3시까지 촬영을 했다 그럼 이거 하루를 넘기는 거잖아요.

◇ 정관용> 넘었죠.

민주노총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는 지난 7월 4일 오전 11시 20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 출범을 알렸다. (사진=추혜선 의원실 제공)
◆ 김윤정> 일당이면 사실 이틀치를 지급해야 되는데 그냥 하루치 임금만 제공을 해요. 그리고 중간에 휴차가 발생하면 그날은 또 임금이 없잖아요.

◇ 정관용> 없죠.

◆ 김윤정> 그러면 중간에 촬영이 한 3일 동안 20시간 찍고 하루 쉬고, 20시간 찍고 하루 쉬고 20시간 찍고 하면 차라리 일주일 68시간은 지키지만 임금은 3일치밖에 받지 못하는 거예요.

◇ 정관용> 그러네요. 그러니까 그 임금 10만 원에 몇 시간 노동이라고 하는 것이 규정이 안 되어 있군요.

◆ 김윤정> 대부분이 포괄 계약서이기 때문에 식비, 경비 이런 것도 전혀 포함이 돼 있지 않습니다.

◇ 정관용> 식비도 포함이 안 되어 있어요? 10만 원 받는 데서 식사값도 직접 내야 돼요?

◆ 김윤정> 대부분 막내급들은 파트장 그러니까 감독들한테 속해 있는 분들이 계시거든요. 1:1 프리랜서분들도 계시고 그런 분들은 감독들이 따로 준다거나 이런 경우가 있을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별도의 식비는 없어요. 그래서 10만 원 정도 돈을 받아서 점심, 저녁 밥 사먹고 세금 떼고 이러면 하루에 8만 원, 9만 원 이렇게 손에 쥐는 거죠.

◇ 정관용> 버스에 승차할 때까지 교통비 같은 것도 자기가 다 내야 되고. 그런데 심야에 끝나면 대중교통 이용할 수 없잖아요. 그런 비용도 지원이 없고?

◆ 김윤정> 늦게 끝나면 스태프분들이 찜질방을 많이 가시더라고요. 왜냐하면 그 스태프 버스 타는 데서 왔다 갔다 하는 시간이라도 벌어야 하니까. 그럼 집 대신에 찜질방에서 취침을 하시는데 이것도 촬영 종료를 기준으로 따져서 12시 전에 끝나면 찜질방 비용이 제공되지 않고 12시가 넘게 끝나면 이 찜질방 비용을 지원을 해 줘요. 그런데 이게 현장 종료 기준이잖아요. 그럼 예를 들어 더 멀리서 끝났는데 촬영이 11시 반에 끝났다. 그런데 돌아왔는데 새벽 1시다 그럼 지급이 안 되는 거예요.

◇ 정관용> 만약 그런 현장에서 사망 사고도 많이 났습니다만. 부상을 입거나 뭐 이러면 치료비는 어떻게 됩니까?

◆ 김윤정> 그래도 최근에는 ‘화유기’ 스태프 추락사고가 있으셨잖아요. 그러니까 그 이후로는 제작사들에서 상해보험을 그래도 좀 많이 가입을 하는 추세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문제는 보상이 최하 수준인 보험이 많아요. 그래서 그날 사고가 나서 병원에 가시면 그날의 치료비는 제작사에서 대주지만 이후에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할 경우에는.

◇ 정관용> 자기 돈으로?

◆ 김윤정> 자기 돈으로 해야 하는 경우가 많고. 그리고 휴업 보상금들 있잖아요. 그러니까 일을 안 한 기간의 임금 같은 경우는 또 보상이 되지 않고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참 이렇게 혹독한 노동환경에 임금도 형편없고 그리고 다쳐도 제대로 치료도 못 받고 이런 걸 다 알면서도 거기 계속 일을 하시는 스태프분들은 어떤 마음으로 거기 모인 겁니까?

◆ 김윤정> 일단 업계 특성상 꿈 때문에 오시는.

◇ 정관용> 꿈?

◆ 김윤정> 그 직종에 대한 선망이 있을 수도 있고 꿈 때문일 수도 있고. 그렇게 해서 들어오시고 처음에는 다들 그렇다, 이렇게 몇 년만 견디면.

◇ 정관용> 한 단계 한 단계 올라가면.

◆ 김윤정> 좀 나아진다.

◇ 정관용> 대우도 좋아지고.

◆ 김윤정> 임금도 나아지고. 사실 감독급 분들은 되게 많은 그러니까 직장인에 비한다면 되게 많은 돈을 벌고 계시는 분들도 존재하고 계시기는 하거든요. 그런데 사실 돈을 많이 받는다고 해서 30시간씩 일을 시키면 또 안 되는 거잖아요.

◇ 정관용> 이렇게밖에 할 수 없는 겁니까? 직접 촬영현장의 제일 높은 사람이 누구예요? 제작 PD?

◆ 김윤정> 현장에서는 감독이죠, 연출자.

◇ 정관용> 그러니까 연출자. 그렇게밖에 할 수 없는 거예요?

◆ 김윤정> 지금은 사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기는 있어요. 왜냐하면 편성이랑 방송이 굉장히 바투게 있거든요. 사실 영화랑 비교해 보면 영화는 2시간짜리 영화를 만드는데 보통 50회차 안팎을 찍고 세네 달 동안 순수하게 촬영을 하거든요. 그런데 드라마는 매주 한 편 분량의 방송을 만드는 데 네 달 동안 100회차를 찍어서 만드는 거예요. 그러니까 영화 8편 분량을 찍으면서 회차는 거의 2배 정도밖에 안 돼요, 같은 기간.

◇ 정관용> 그런데 감독도 힘들 거 아니에요.

◆ 김윤정> 맞죠.

드라마 촬영현장의 모습 (사진=자료사진. 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 정관용> 그러면 방송사 측에 편성에 대해서 바꿔보자라고 얘기를 안 한답니까?

◆ 김윤정> 감독분들도 물론 힘드시기는 한데 사실 감독님들은 1년에 한두 작품을 하시잖아요, 드라마를. 그렇기 때문에.

◇ 정관용> 서너 달 하고 서너 달 쉬는 거죠?

◆ 김윤정> 쉴 수 있죠.

◇ 정관용> 그런데 스태프분들은 계속할 수밖에 없고.

◆ 김윤정> 반복되니까 10년차 분은 10년차만큼 피로가 쌓이고 이런 거니까요. 계속 피로가 쌓이게 되시는 거죠.

◇ 정관용> 그러니까 법으로 52시간, 1년 유예해서 68시간 해 봐야 소용이 없는 거네요.

◆ 김윤정> 시간 제한만 둬서는 근본적으로 바꿀 수가 없을 것 같아요. 그래서 좀 방송사들도, 제작사들도, 스태프분들도 각자 이렇게 한자리에 모여서 모든 걸 제로에 놓고 업계 관행 같은 것을 생각하지 않고 편성 기간을 늘리고 촬영 기간을 확보하고 촬영 회차를 늘리고 그런데 결국은 이게 또 다 돈에 대한 문제니까 그런 것에 대한 전방위적인 토론이 필요한 시점.

◇ 정관용> 그나저나 요즘은 사전 제작 드라마도 늘어나는데 사전 제작 드라마의 경우 그러면 낫답니까?

◆ 김윤정> 조금, 조금. 조금 낫죠. 왜냐하면 대본이 이미 나와 있기 때문에 이동시간 같은 것을 줄일 수 있잖아요. 장면별로 모아 찍을 수 있어서. 그런데 스태프분들 말씀으로는 그렇다고 획기적으로 나은 건 또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조금 나은 수준.

◇ 정관용> 말씀하신 것처럼 이건 방송사, 제작사 또 스태프진들은 대표 모두가 모여서 구조적인 개선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안 되겠군요. 선진국들은 그렇게 다 하고 있답니까?

◆ 김윤정> 미국 같은 경우에는 방송 전에 사전 준비기간이 굉장히 길어요. 그래서 필요한 장면만 찍고 필요한 촬영만 해서 그 제한시간 안에 장면을 찍는데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사전제작 기간에 콘티를 그리는 작업은 거의 없거든요. 그러니까 현장에서 굉장히 많은 각도의 영상을 쓸지 안 쓸지 모르는 상황에서 찍기 때문에 시간도 많이 들고 비용도 많이 들고.

◇ 정관용> 똑같은 장면을 몇 번씩 찍죠?

◆ 김윤정> 바스트 찍고 전체 찍고 한 명씩도 찍고. 많으면 10번 정도 반복을 해서 찍어요, 같은 장면. NG가 전혀 안 나는 상황이더라도.

◇ 정관용> 그러다 보니까 시간이 오래 걸리는 거죠.

◆ 김윤정> 오래 걸리고 효율성도 떨어지는 거죠.

◇ 정관용> 그런 어려운 상황에 처한 분들의 얘기를 들어주는 곳이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죠? 어떤 일을 하고 있습니까, 여기서?

◆ 김윤정>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스태프분들이 본인을 드러내고 항의하거나 문제를 제기하기가 어렵잖아요. 그래서 한빛센터를 통해서 제보를 해 주시면 한빛센터가 그 제보를 수령을 해서 방송사나 제작사랑 면담을 하거나 항의를 하기도 하고 만약에 그 과정에서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고발조치를 한다든지 아니면 제작발표회나 세트장을 방문해서 1인 시위를 하신다든지 이런 식으로 개선이 이루어지도록 대리하는 역할을 맡고 계십니다.

◇ 정관용> 이런 곳도 함께 머리를 맞대고 1년의 유예기간 동안 그냥 대충 그렇게 넘길 게 아니라 정말 구조적 개선책이 있지 않고서는 안 바뀐다.

◆ 김윤정> 네.

◇ 정관용> 여러분, 드라마 보시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땀 흘렸는지 한번 생각하며 보셔야 될 것 같습니다. 오마이뉴스의 김윤정 기자 고맙습니다.

◆ 김윤정> 감사합니다.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mhson2@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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