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 하교' 추진에 교사·학부모 거센 반발..왜?

박진주 2018. 9. 2.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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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그런데 강원도에서 시범 실시 중인 이런 오후 3시 하교를 대통령 직속 저출산위원회가 모든 초등학교에서 실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하자 교사, 그리고 학부모들의 반대가 쏟아졌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현장의 의견을 박진주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8일 열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정책 포럼.

위원회는 저학년의 놀이 시간을 늘려 모든 학년이 3시 이후 동시에 하교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첫 논의부터 교사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혔습니다.

[한희정/정릉초 교사] "여기에 2시간 하교 연장시키면 몇 시간이냐. (연간) 1,464시간을 일 해야 합니다. 담임교사 부담을 최소화하겠다고 했지만 어디에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가 보이지 않습니다."

전국 교육감들은 '군사작전식 돌봄 폭력'이라며 연일 비난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학부모들 역시 3시 하교 방안이 뭔지 잘 모른다면서도 썩 반기는 분위기는 아닙니다.

학원 다닐 시간이 줄어든다거나,

[안은미/초1 학부모] "(학원 가는) 시간만 뒤처질 뿐, 제 생각에는 사교육이 줄어들 것 같지 않아요."

학교에 오래 있어야 하는 아이들이 안쓰럽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김은영/초1 학부모] "지금도 힘들어하는데 3시로 늘어나면 더 힘들 것 같아요. 학교에서는 규칙을 지켜야 하는데 아이들이 같은 자리에 앉아서 3시까지 수업 듣기는 무리가 있거든요."

저출산 위원회가 모범 사례로 든 독일의 전일제 학교.

보통 오후 4시에 하교하는데 정규 수업 이후에는 숙제를 하거나 다양한 놀이 활동을 합니다.

[산드라/독일 전일제 학교 학부모] "주 20시간만 일하다가 (아이가 입학한 후) 지금은 38시간을 일하고 있어요."

독일 역시 여성의 경력 단절을 막기 위해 전일제 학교를 도입했지만, 시행 초기에는 교사와 학부모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습니다.

결국, 정부에서 보조 교사 비용을 90% 지원하고, 전일제도 의무가 아닌 선택으로 하면서 지금의 제도로 정착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출산위원회는 이런 내용들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채, 독일 사례를 들며 2024년 3시 하교를 모든 초등학교에서 실시하겠다고 한 게 화근이 됐습니다.

[유정희/전교조 초등위원장] "충분한 논의를 거쳐 만들어야 할 정책이지, 이렇게 졸속으로 만들어져야 할 정책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출산위는 여론 수렴을 거친 뒤 이르면 오는 10월,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교육부에 제안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미 거꾸로 된 절차에 화난 여론을 식히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MBC뉴스 박진주입니다.

박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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