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780억~최대 3393억..강사법 8년만에 합의 '문제는 돈'

권형진 기자 2018. 9. 3.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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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보험·퇴직금 지급에만 780억원 추가 소요
방학 중 임금까지 지급하면 3300억원 부담 ↑
이용우 대학 강사제도 개선 협의회 위원장이 3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브리핑실에서 '대학 강사제도 개선 협의회, 강사제도 개선안 마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8.9.3/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대학강사제도개선협의회가 3일 발표한 '대학 강사제도 개선안'은 시간강사 처우개선 논의가 시작된 2010년 이후 8년 만에 정부와 대학, 시간강사단체 대표가 합의안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019년 1월1일 시행될 가능성도 커졌다. 강사법은 2010년 5월 조선대 시간강사 고(故) 서정민 박사의 죽음을 계기로 시간강사들의 열악한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시작됐다. 2011년 12월에는 고등교육법 개정안(강사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시간강사들은 신분보장과 처우개선이 모두 미흡하다며 국회 통과 전부터 반대했다. 비정규직 교수만 양산하고 대량해고 사태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대학도 예산 부담이 늘어날 것을 우려해 반대했다. 2013년 1월1일부터 시행하려던 강사법은 네 차례나 유예되며 법 시행이 2019년 1월1일로 미뤄졌다.

이용우 대학강사제도개선협의회 위원장은 "강사법은 약 8년에 걸쳐 해결되지 않았던 갈등 이슈 중 하나이고 4차례에 걸쳐 유예되는,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굉장히 이례적인 과정에 있었다"며 "대학과 강사 측이 한발씩 양보해서 서로의 입장을 이해해서 처음으로 합의안을 도출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여전히 재정 확보는 큰 걸림돌이다. 대학강사에게 교원지위를 부여하고 1년 이상 임용하면 방학 중에도 임금을 지급하고 4대 보험과 퇴직금도 지급해야 한다. 교육부는 국립대뿐 아니라 사립대 강사에게 강의료를 지원하는 '시간강사 강의역량 강화지원' 사업 신설을 검토했지만 기획재정부 반대로 내년 정부 예산안에는 한푼도 반영되지 않았다.

김규태 교육부 고등교육정책관은 "(사립대 시간강사 인건비 지원에 대한) 공감대가 만들어지고 법안이 만들어지면 그 제도적 기반 하에 검토하겠다는 게 기획재정부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현재로선 대학강사제도 개선으로 추가 소요되는 재정을 사립대가 오롯이 부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학강사제도개선협의회가 강사제도 개선에 따른 추가소요예산을 산출한 결과, 대학이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재정은 최소 780억원에서 최대 339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강사 강의료 단가를 올리지 않더라도 4대 보험과 퇴직금을 보장하는 데만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을 합해 약 780억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여기에 전업강사에게 방학 중 연구비와 강의준비 지원금을 지원하게 되면 2331억원(4년제 1837억원, 전문대 493억원)의 추가 재정이 필요하다. 전업강사가 아니라 모든 강사에게 방학 중 임금을 지급하면 4년제 2590억원, 전문대 736억원 등 3326억원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

가장 많은 예산이 필요한 경우는 현재 사립대 5만2500원, 국공립대 7만1300원인 시간강사 시간당 강의료를 국공립대 권고 수준인 8만5700원으로 인상할 때다. 전문대는 국공립대 4만2400원, 사립대 3만100원에서 5만원으로 인상한 경우를 가정했다. 4년제 2490억원, 전문대 902억원 등 3393억원의 추가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대학강사제도개선협의회는 국공립대 시간강사 강의료 단가를 공무원 보수 인상률 수준으로 인상할 것을 권고했다.

이용우 위원장은 "강사제도 개선과 관련해 정부의 적극적 관심, 특히 예산 확보 등의 적극적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라며 "강사의 처우 개선, 복무 여건 개선과 관련해도 후속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대 측 대표로 대학강사제도개선협의회에 참여한 남성희 대구보건대 총장은 "지금까지 강사법이 유예된 이유는 재정 압박이 심하기 때문"이라며 "재정압박을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은 국공립대에 인건비를 지원하듯 사립대도 양질의 고등교육을 위해서 정부에서 재정을 확보해서 지원해 주리라 믿고 있다"고 말했다.

jin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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