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문·퇴위 압박받은 교황 "침묵·기도가 나갈 길"..무대응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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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사제의 성(性) 학대를 은폐했다는 논란 속에 공개 퇴위 요구를 받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기도와 침묵만이 유일한 길이라며 대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탈리아 출신인 카를로 마리아 비가노 대주교는 지난달 26일 가톨릭 보수 매체에 보낸 서한에서 교황이 사제들의 성 학대 사건을 알고 있었지만 그들을 징계하지 않았다며 사퇴를 촉구해 파문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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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가톨릭 사제의 성(性) 학대를 은폐했다는 논란 속에 공개 퇴위 요구를 받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기도와 침묵만이 유일한 길이라며 대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3일(현지시간) 오전 미사 강론에서 "선한 의지가 부족한 사람들, 추문을 좇는 사람들, 분열과 파멸을 따르는 사람들, 설령 그런 사람들이 가족 중에 있다 해도 기도와 침묵만이 나아갈 길이다"라고 말했다.
이탈리아 출신인 카를로 마리아 비가노 대주교는 지난달 26일 가톨릭 보수 매체에 보낸 서한에서 교황이 사제들의 성 학대 사건을 알고 있었지만 그들을 징계하지 않았다며 사퇴를 촉구해 파문을 일으켰다.
비가도 대주교는 자신이 2013년 교황에게 시어도어 매캐릭 전 미국 추기경의 잇따른 성 학대 의혹을 보고했다면서 사제의 아동 성학대에 무관용 원칙을 천명했던 교황을 사건 은폐의 공모자라고 비난했다.
미국 워싱턴 DC 대주교를 지낸 매캐릭 전 추기경은 10대 소년과 낮은 직급의 사제들을 성적으로 학대했다는 의혹과 비판이 거세지자 올해 7월 사직서를 냈다.
교황은 비가도 대주교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날 강론은 그의 주장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교황은 "신께서 언제 침묵하고 언제 말해야 할지를 분별할 수 있는 은총을 우리에게 베풀기를 바란다"며 "일터에서, 가정에서, 사회에서 이것은 삶에 모두 적용되는 원칙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NBC 방송에 따르면 가톨릭 보수파에 속하는 찰스 차풋 미국 필라델피아 대주교는 10월 3일부터 28일까지 바티칸에서 열리는 시노드(주교대의원회의)의 주제를 바꿔야 한다고 촉구했다.
올해 시노드는 청년을 주제로 하고 있지만 차풋 대주교는 가톨릭 보수매체에 보낸 서한에서 교황이 청년들에 관한 문제를 다룰 신뢰를 얻지 못했다며 주교들의 삶에 관해 집중적인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mino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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