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팔아주겠다고 독점 달라더니.." 대기업이 중기 판로 무너뜨려

입력 2018.09.05.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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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대기업이 한 중소기업의 제품이 우수하다며 국내 독점 판매권을 가져갔는데, 해당 중소기업은 도산 위기에 처했습니다. 중소기업 대표는 회사를 살리겠다며 국민청원까지 냈습니다. 어떤 사연일까요. 이혁준 기자입니다.

【 기자 】 "중소기업을 이익추구의 도구로만 여기는 CJ의 기업문화 때문에 고통을 당하고 있습니다."

블루투스 이어폰을 생산하는 모비프렌의 허주원 대표가 국민청원에 올린 하소연입니다.

CJ ENM(전 CJ E&M)은 2016년 6월 모비프렌의 이어폰 성능이 좋다며 3년 동안 100억 원 규모의 국내 독점 판매권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첫해 CJ ENM는 계약 구매액인 13억 6천만 원의 3분의 2 정도만 사갔습니다.

평균 1억 6천만 원이 넘었던 모비프렌의 월 매출은 5천만 원대로 줄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해 대기업들의 횡포를 문제 삼자, 지난해 5월 CJ ENM은 갑자기 계약했던 미구매 물량을 전량 구입했습니다.

문제는 이를 제대로 팔지 않고 75억 원어치의 이어폰을 그냥 창고에 쌓아뒀다는 겁니다.

판매 채널이 부족한데다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팔지 못했다는 게 CJ ENM의 입장입니다.

▶ 인터뷰(☎) : CJ ENM 관계자 - "(이어폰 판매) 사업을 접는 상황이 됐고요. 시장에서 전체적인 변화들이 컸고, 해보려고 했던 것들이 잘 안됐어요."

결국, 대기업이 독점 판매하겠다는 말만 믿었던 중소기업은 판로 자체를 잃게 됐습니다.

▶ 인터뷰 : 허주원 / 모비프렌 대표 - "팔 데가 없다는 거죠. (유통망을) 10년 동안 구축했는데, 2년 반 만에 완전히 무너졌기 때문에 정말 답답하고 화가 나고…."

▶ 스탠딩 : 이혁준 / 기자 - "국내 최고의 콘텐츠 제작 역량과 상품 기획 역량을 갖췄다고 자평하는 CJ ENM, 최선을 다했지만 팔 능력이 없었다는 궁색한 답변만 내놓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

영상취재: 한영광 기자 영상편집: 박찬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