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판 '복면가왕', 일본판 '굿닥터'..한국 원작 잘 나가네
“미국 LA의 태국 음식점에서 밥을 먹고 있는데 딸이 ‘아빠, TV 좀 봐봐’ 하더라고요. 고개를 들어보니 식당에 있는 모든 사람이 TV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는 거에요. 바로 스마트폰으로 검색해 보니 ‘복면가왕’ 인기가 어마어마하더라고요. 그때 직감했죠. 아, 이건 사야 돼. 틀림없이 미국 시청자들도 좋아할 거야.”
내년 1월 미국 FOX에서 방송하는 미국판 ‘복면가왕(The Masked Singer)’이 탄생하게 된 일화다. ‘아메리카 갓 탤런트’ ‘딜, 노딜’ 등 인기 높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제작해온 크레이그 플레스티스 스마트독미디어 대표는 지난해 우연히 태국판을 보고 한국 MBC의 원작을 찾았다. “넌 해고야(You’re fired)”란 유행어로 트럼프를 대통령 취임 이전에 TV스타로 만든 ‘어프렌티스’도 NBC 시절 그의 손을 거친 작품이다.
이번 BCWW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것 역시 K포맷이다. 미국판 ‘꽃보다 할배(Better Late Than Never)’가 미국 지상파 NBC에서 올 초 시즌 2까지 이어지며 한국 예능 포맷이 단발성 아닌 장기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준 덕분이다. 드라마 ‘굿닥터’의 미국판 역시 현지 지상파 ABC에서 오는 24일 시즌2 방영을 앞두고 있다. 일본판 ‘굿닥터’도 현재 후지TV에서 13%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호평받고 있다.
해외 제작자들이 꼽는 K포맷의 매력은 독특함. 특히 음악 예능의 경우 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가 불가리아 등 7개국, JTBC ‘히든싱어’가 이탈리아 등 4개국에서 방영될 만큼 인기가 높고 경쟁도 치열하다. 플레스티스는 “좋은 포맷은 20초 안에 설명할 수 있는 차별화된 특징이 있어야 한다”며 "‘아메리카 갓 탤런트’ 파일럿을 봤을 때 가장 좋았던 게 탈락자에게 뜨는 ‘X’ 표시였다면, ‘복면가왕’은 가면이었다. 친근하지만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포맷 판매 후 상대 국가를 오가며 새로운 포맷이 탄생하기도 한다. 11월 SBS에서 방영을 앞둔 ‘더 팬’(가제)은 바니제이 그룹과 공동 기획 및 개발한 작품이다. 지난해 ‘판타스틱 듀오’ 스페인판을 제작한 바니제이 측에서 한국의 적극적인 팬 문화를 보고 영감을 얻어 준비 단계에서부터 팬과 스타가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만든 것이다. 김영욱 PD는 “단순히 포맷을 가져다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사전 시장조사를 통해 새로운 것을 끌어내고자 하는 노력이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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