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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알아야 나라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

입력 2018.09.07.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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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인간의 문제니까요."

박 박사는 "이제 기존의 세계사에 빙하기와 지구온난화를 포함시켜야 비로소 명확한 설명이 가능하다"며 "이공계 출신들은 자연과학적 배경이 있어 역사를 상대적으로 더 명료하게 이해할 수 있다"고 전했다.

박 박사는 세계사를 공부해야 할 이유에 대해 "어느 나라든 내부의 문제보다는 외부의 영향으로 운명이 달라졌다. 그런 만큼 국사보다 세계사를 훨씬 중요하게 취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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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학 전도사' 박문호 박사, 대덕특구 등서 세계사 강의 화제
"역사는 암기해야 제대로 이해".. 기존의 학습 통념 바꿔 논쟁 예고

[동아일보]

‘박문호의 자연과학세상’을 이끄는 박문호 박사가 4일 저녁 대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융합생산기술센터에서 ‘몽골에서 본 유목제국사’를 강의하고 있다. 그가 세계사 강의를 한 것은 처음이다. 박문호 의자연과학세상 제공

“결국 인간의 문제니까요.”

4일 저녁 대전 유성구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융합생산기술센터. ‘몽골에서 본 유목제국사’를 강의한 자연과학 전도사 박문호 박사에게 ‘왜 갑자기 세계사 강의를 시작했느냐’고 물었더니 돌아온 답이다. ‘박문호의 자연과학세상’(박자세)을 이끄는 그는 인문학 과잉의 지식체계가 균형을 찾아야 한다며 자연과학 공부를 강조해왔다. 지난 10여 년 동안 뇌과학과 우주론 등을 강의해왔다. 하지만 인문학으로 분류되는 세계사 강의는 처음이다.

○ 자연과학 전도사의 첫 세계사 강의

지난 10년간 19차례에 걸쳐 몽골, 호주, 남미, 그리스, 터키, 실크로드 등에 대한 학습탐사를 진행해온 박 박사는 이날 강의에서 기마유목 민족들을 통해 세계사를 조망해 보려 했다. 그는 “넘칠 정도의 자급자족 여건을 갖춘 중국과 인도는 외부로 진출할 필요성을 못 느꼈지만 몽골과 이슬람 국가 등은 척박한 기후와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외부 세계에 눈길을 돌려 세계사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그가 이날 제시한 유럽의 15대 사건 가운데 상당수는 기마유목 민족과 관련이 있다.

강연은 ‘프로젝트 60’이라는 이름으로 각 분야의 거장을 초청해 공부하는 ETRI 학습 모임 ‘새로운 통찰을 생각하는 사람들’(새통사)이 주선했다.

4시간 동안 단 한 번의 휴식도 없었지만 200여 명의 수강생은 숨을 죽여 경청했다. 강의를 ‘공연’이라고 부른다는 박 박사는 더욱 신이 난 모습이었다. 고유의 스타일대로 강의 내내 파워포인트(PPT)와 메모 없이 기억에 의존한 판서로 칠판을 빼곡하게 메웠다. 강의가 끝날 무렵 3개의 대형 칠판은 조밀하게 적힌 연대와 인명, 다이어그램, 지도로 가득 찼다. 한 참석자는 “4시간이 한순간이었다. 또 다른 문에 들어서는 설렘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 “역사는 암기”…다양한 논의 예고

박 박사는 8회(회당 2시간) 분량의 세계사 커리큘럼을 마련해 앞으로 박자세와 대덕연구개발특구 등지에서 정기적으로 강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학습탐사는 세계사의 본류를 다루기 위해 유럽에 집중할 계획이다. 하지만 그의 세계사 강의는 완전한 외도는 아니다. 그동안의 자연과학 공부를 통해 구축한 ‘빅 히스토리’ 지식체계 가운데 문명 현상인 인간사를 따로 떼어 깊게 들여다보는 측면이 강하다. 그래서 자연과학 지식은 그의 세계사 강의에서 여전히 유용하다.

박 박사는 “이제 기존의 세계사에 빙하기와 지구온난화를 포함시켜야 비로소 명확한 설명이 가능하다”며 “이공계 출신들은 자연과학적 배경이 있어 역사를 상대적으로 더 명료하게 이해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날 강의에서도 그는 17세기의 소빙하기가 근대 유럽에 식량난을 일으키고 인구 변동을 유발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뇌과학에 기반을 둔 학습법 연구로도 유명한 박 박사는 역사 학습에 대한 기존의 통념을 반박했다. 그는 “연대를 외우도록 한 과거의 역사 학습 방식을 주입식 교육이라고 비판하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 연대와 지도의 암기 없이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박 박사는 세계사를 공부해야 할 이유에 대해 “어느 나라든 내부의 문제보다는 외부의 영향으로 운명이 달라졌다. 그런 만큼 국사보다 세계사를 훨씬 중요하게 취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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