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민병두, 미북관계에 '잠자리' '정절' 등 부적절 표현 논란

이옥진 기자 2018. 9. 7.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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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3선 중진, 정무위원장 민병두
비핵화·북미수교를 ‘잠자리’에, 북한의 선행동을 ‘정절 포기’에 비유
한국당 "민병두, 미투 전력…제 버릇 남 못 줘"

더불어민주당 민병두<사진> 의원이 7일 미북관계와 한반도 문제 등에 대해 잠자리·정절 등의 표현을 쓰며 자신의 의견을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민 의원은 민주당 3선 중진으로 현재 국회 정무위원장을 맡고 있다.

민 의원은 이날 오전 7시 20분쯤 자신의 페이스북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로미오와 줄리엣에 각각 빗댄 글을 올렸다.

민 의원은 해당 글에서 "북한과 미국은 대대로 원수간이다. 원수집안에 김정은과 트럼프 같은 돌연변이가 생겼다. 어색하지만 (두 사람을) 줄리엣과 로미오라고 치자"면서 "그 둘 사이에 달님이라고 하는 사람 좋은 중매자가 있어서 싱가포르에서 첫 선을 봤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의미하는 ‘달님’이라는 표현을 써서 문 대통령을 중매자로, 싱가포르에서 열린 미북정상회담을 선 자리에 비유한 것이다.

민 의원은 이어 "70년을 집안 대대로 원수로 살았으니 결혼(수교)까지는 살얼음판"이라며 "트럼프는 이 원수 집안의 규수에 대해 의심이 많다. 패물과 혼수(미사일과 핵, 집문서)를 먼저 내놓고 데이트를 하자는 입장"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은 무슨 소리. 원수의 피가 흐르는데 무엇을 믿고 속도위반을 하느냐, 정절(강성대국)을 내놓을 것부터 강요하는 것은 동방예의지국에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민 의원은 "김정은은 손부터 잡고(핵실험중지-군사훈련중단), 키스로 가고(종전선언-연락사무소 개설·인도적 지원 재개), 그러다가 서로 잠자리(비핵화-북미수교·제재해제)를 함께 하자는 것이다"이라고도 했다. 이어 "트럼프는 김정은이 정절을 단번에 내놓을 것을 원하고(선행동) 김정은은 남의 집 문서부터 달라는 연애는 날강도 같은 소리라며 동시행동을 주장하는 것"이라고 했다.

민 의원은 또 "트럼프가 회사에서 승진(다음 대선)을 해야 하는데 인사고과를 잘 받으면 둘의 결혼이 더욱 빛나지 않겠냐고 제안한다. 트럼프는 승진욕심(재선)과 집문서 욕심(선 핵포기)에 갈등을 일으킨다"고 했다.

이는 한반도 문제를 둘러싼 미북간의 협상 진척 상황 등을 연애와 결혼에 빗대 말하면서, 괄호를 이용해 구체적인 설명을 부연한 것이다. 그러나 ‘키스’, ‘잠자리’, ‘정절’ 등의 표현은 부적절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이 7일 페이스북에 올렸다 지운 글. /인터넷 캡처

민 의원은 이날 오전 이 글을 삭제했다. 민 의원은 언론에 "남북·북미관계를 쉽게 설명해달라고 해 (이런 비유를 썼더니) 이해가 쉽게 된다고 해서 (글을 올렸다). 젠더 감수성에 비춰 조금 그렇다고(문제가 있다고) 해서 글은 지웠다"고 해명했다.

자유한국당 신보라 원내대변인은 이에 대해 "중요한 국제적 사안인 북미관계·비핵화를 두고 정절, 잠자리 등 저급한 비유를 쓰는 것을 보고 아연실색한다"며 "민 의원은 예전 ‘미투’ 때문에 의원직까지 내려놓겠다고 하다가 셀프 수거한 적이 있는데 제 버릇 남 못 준거 같다"고 했다. 신 대변인은 "민 의원이 페이스북 글은 셀프 수거했는지 몰라도 젠더 감수성이 떨어지는 민 의원의 행태를 두고 보기 민망하다. 민주당은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민 의원은 지난 6월 지방선거 서울시장에 도전했지만, 민 의원으로부터 과거 노래방에서 성추행을 당했다는 여성의 폭로로 의원직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가 이를 철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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