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문가 "상도유치원 붕괴 위험" 경고..동작구청 "걱정 말라" 무시

조한대 입력 2018.09.07. 16:30 수정 2018.09.07.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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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5일 열린 '서울상도유치원운영위원회 본회의록' 일부 내용. 조한대 기자
서울 상도유치원 지반 침하 사고 3개월여 전, 유치원 관계자들 회의에서 “구청에서 교육청에 (건물) 안전을 걱정 안 해도 된다 했다”는 발언이 나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7일 중앙일보가 확보한 지난 5월25일자 ‘서울(긴급) 본회의 회의록’을 살펴보면, 한 유치원 관계자가 “구청에서 교육청에 답변을 상주감리도 있고 현장소장도 있으니까 우기 때나 안전에 걱정 안 해도 된다고 했다”고 말한 내용이 적혀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그러나 그 후 제가 알아본 결과 서류상 아직 감리 지정도 안 돼 있는 상태라고 한다”고도 했다.
지난 5월 열린 상도초유치원운영위원회 본회의록 첫장 일부. 조한대 기자
이 회의는 ‘유치원 인접지역 신축공사로 인한 시설물 안전진단 용역료 예산’을 편성하는 자리였다. 이 회의록에서 유치원 관계자는 “유치원 옹벽 바로 옆에서 흙을 깎아내는 터파기 작업을 하다보니 안전상의 문제가 생겨 토목 관련 권위자인 이수곤 서울시립대 교수에게 진단을 받았다”며 “그 결과 현장 공법이 굉장히 위험하다는 자문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건물 안전진단을 의뢰하니 1800만원이라는 예산이 들어가 구청과 교육청에 예산을 요청했으나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고도 했다.
유치원 측이 이미 건물 안전에 위험을 느껴 공공기관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두 곳 모두 거부 의사를 밝혔다는 의미다.

이 관계자는 “5월 24일 현장 관계자와 예산에 대해 협의를 하려고 공문을 보냈으나 응하지 않았고 결국은 우리 유치원이 이런 부담을 해서라도 예산을 투입해서 안전을 확보해야 되는 상황”이라고도 했다. 공사업체도 안전성 확보를 적극적으로 하려는 노력이 없었다는 점을 추측할 수 있다.

회의록에는 “한 3개월 정도 시공사 측, 구청, 교육지원청 해서 협조를 많이 구했는데 어제 결국은 예산이 '포괄사업비로는 적절하지 않고, 진행된다면 시공사 측에서 부담해야 되는 항목'이라는 내용을 전달이 있었다”는 얘기도 있었다.

회의록에 따르면 유치원은 결국 자신들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한다. 유치원 관계자는 “지금 현재 안전한데 이 공사를 해서 나중에 어떤 결과 나오는지에 대한 안전진단을 받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7일 오전 서울 동작구 상도동 다세대주택 공사장의 흙막이가 무너져 근처에 있는 서울상도유치원 건물이 기울어져 위태롭게 서 있다. 김경빈 기자

유치원은 지난 5월 구조 안전진단 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6·7월에 1·2치 계측을 했으나 별다른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달 22일 3차 계측에서 이상 징후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지난 5일 상도유치원장, 동작관악교육지원청 관계자, 구조안전진단업체 관계자, 공사현장 관계자가 대책회의를 했다. 이날 동작구청 관계자는 불참했다. 구청 관계자는 “유치원 측에서 회의 사실을 당일(5일) 통보했고, 통보 사실이 담당팀에 전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책회의 바로 다음 날인 6일 오후 11시20분쯤 지반 침하 사고가 발생했다. 구청 관계자는 “하반기에 해당 팀 인사가 다수 발생해 올해 유치원에서 민원을 제기한 사실들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 중이다”고 말했다.

조한대 기자 cho.hand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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