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인을 죽여라".. 선진국 일본에서 벌어지는 일

유석재 기자 2018. 9. 8.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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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표현은 왜 재일조선인을 겨냥하는가|량영성 지음|김선미 옮김|산처럼|376쪽|1만8000원

"조센진은 떠나야 할 바퀴벌레다." "조센진, 목매달아라. 독약을 마셔라. 뛰어내려라." "좋은 한국인이든 나쁜 한국인이든 모두 죽여라." 1923년 간토 대학살 때의 구호가 아니다. 2013년 2월 도쿄 오쿠보에서 벌어진 혐한(嫌韓) 단체의 가두시위 때 등장했던 현수막 문구와 참가자의 폭언이다. 아무리 일본이 밉다 한들 서울에서 이런 수준의 '혐일(嫌日)' 시위가 일어나지는 않는다. 실제로 만나보면 무척 온순하고 공손하며 명색이 선진국 국민이라는 일본 사람들 중에서, 설혹 일부라 한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재일 조선인' 3세이자 일본 NGO '반(反)인종주의정보센터' 활동가인 저자는, 지금 일본에서 일어나는 혐오 표현이 인종주의와 외국인 배척을 공공연하게 내세우면서 '놀이 삼아' 참여한다는 특징이 있다고 분석한다. 히죽 웃으면서 '죽이라'고 외치는 극단적인 비인간성과 협박, 영업 방해, 상해 같은 물리적 폭력을 동반하는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그 원인은 무엇인가? 1960~70년대에 반인종주의 정책의 틀을 잡은 구미와는 달리 일본에서는 '반인종주의'란 규범이 결여돼 있다. 오히려 정치권에서는 재일 조선인에 대한 차별을 선동해 왔다. 게다가 일본군'위안부'와 조선인 강제 연행, 난징 대학살 같은 역사적 사실을 발뺌하는 '역사 부정'까지 선동하고 있다. 이것이 일본에서 혐오 표현이 늘어나는 사회적 요인이며, 인종주의에 의해 사회와 민주주의가 파괴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바로 이 요인들의 제거와 시정에 나서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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