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단체 인천 퀴어축제장 점령..경찰과 대치중

이종일 2018. 9. 8. 11:1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인천에서 처음 열리는 '성소수자 문화축제'가 종교단체의 방해로 차질을 빚고 있다.

종교인들은 집회 신고가 안 된 광장에서 '예수축제'를 하다가 불법집회 진압에 나선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며 성소수자들을 위협했다.

8일 경찰, 종교인, 인천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조직위) 등에 따르면 조직위는 이날 오전 7시부터 인천 동구 동인천역 북광장에서 퀴어(성소수자)문화축제를 준비하려고 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독교단체 8일 오전 동인천서 불법집회
경찰, 오전 9시30분 강제진압 개시
종교인들 경찰과 몸싸움 벌이며 동성애 반대 구호
오후 2시 제1회 인천퀴어문화축제 개막식

[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인천에서 처음 열리는 ‘성소수자 문화축제’가 종교단체의 방해로 차질을 빚고 있다. 종교인들은 집회 신고가 안 된 광장에서 ‘예수축제’를 하다가 불법집회 진압에 나선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며 성소수자들을 위협했다.

8일 오전 인천 동구 동인천역 북광장에서 퀴어(성소수자)문화축제를 반대하는 기독교단체 관계자들이 경찰의 ‘불법 집회’ 진압에 저항하며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8일 경찰, 종교인, 인천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조직위) 등에 따르면 조직위는 이날 오전 7시부터 인천 동구 동인천역 북광장에서 퀴어(성소수자)문화축제를 준비하려고 했다. 행사는 오전 11시부터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7일 오후 7시부터 북광장에서 ‘예수축제’ 행사를 벌인 예수재단 등 기독교단체가 8일 오전까지 계속 행사를 벌여 마찰을 빚고 있다.

기독교 종교인 수백명은 북광장에 마련된 무대 앞에 앉아 찬송가를 부르며 퀴어문화축제를 방해했다. 이들은 ‘사랑하니까 반대합니다’, ‘동성애 유전자 없음’ 등이 적힌 손피켓을 들고 동성애 반대 시위를 벌였다.

조직위 자원봉사자 30여명은 행사 준비를 위해 북광장에 들어서려고 했지만 종교인 수십명이 에워싸 진입하지 못했다. 조직위는 축제무대를 준비하지 못했고 경찰에게 ‘종교행사 해산’을 요구하며 북광장 한 쪽에서 4시간 가량 기다리고 있다.
8일 오전 인천 동구 동인천역 북광장에서 퀴어(성소수자)문화축제를 반대하는 기독교단체 관계자들이 집회 신고 없이 행사를 강행하자 경찰이 진압을 하고 있다.
경찰은 기독교단체의 7일 오후 행사를 허용했지만 8일 종교행사는 허용하지 않았다. 조직위가 한 달 전에 북광장에 대한 8일 집회 신고를 미리 냈기 때문이었다. 경찰은 기독교단체가 8일 북광장에서 행사를 하는 것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이날 오전 9시30분께 강제진압에 나섰다.

인천중부경찰서는 경력 800여명을 투입해 예수재단의 행사를 중단시키고 무대 앞에서부터 진압에 들어갔다. 종교인들은 30분 넘게 경찰이 들고 있는 방패를 몸으로 막으며 몸싸움을 벌였다. 여성들은 북광장 아스팔트 바닥에 누워 강제진압에 맞섰다.

일부 종교인은 주차금지 구역인 북광장 중앙으로 승용차, 승합차를 몰고 들어와 불법 주차를 한 뒤 경찰 진압에 저항했다.

종교인들은 민주노총 인천본부 등 시민단체가 준비한 퀴어문화축제 현수막을 빼앗으려고 해 갈등을 빚기도 했다. 경찰은 1시간 넘게 북광장에서 해산을 요구하며 종교인들과 대치하고 있다.

8일 오전 인천 동구 동인천역 북광장에서 퀴어(성소수자)문화축제를 반대하는 기독교단체 관계자들이 집회 신고 없이 종교행사를 열고 있다.
예수축제에 참여한 박모씨(59·인천 남동구)는 “동성애의 사회적 파장이 너무 크기 때문에 퀴어문화축제 개최를 반대한다”며 “7일 오후부터 북광장에 나와서 밤을 샜다”고 말했다.

신모씨(50대·여·인천 연수구)는 “성경에 동성애를 가증한다는 하나님의 말씀이 있다”며 “하나님이 싫어하는 것을 제지하기 위해 예수축제에 참여했다. 동성애를 드러내는 것은 죄를 짓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신우리(여) 조직위 공동위원장은 “특정 종교에서 동성애를 반대한다고 해서 성소수자 행사를 방해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종교의 자유가 있듯이 성소수자들도 축제를 즐길 자유가 있다”고 말했다.신 위원장은 “경찰이 불법 집회를 빨리 해산시키고 퀴어문화축제가 정상적으로 열리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편 조직위는 이날 오후 2시 동인천역 북광장에서 제1회 인천퀴어문화축제 개막식을 열 예정이다.

이종일 (apple223@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