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고령화에..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 급팽창

박주연 2018. 9. 9.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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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국내시장 20만대로 증가할 듯
전동휠, 킥보드 넘어 전자신발도 출시
국내업체 인간과디자인의 퍼스널모빌리티 제품들. (사진 = 인간과디자인)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 지난 5일 서울 4호선 충무로역. 출근길에 함께 내린 60대로 보이는 한 노인이 접혀진 전동킥보드를 펴 안장에 앉는가 싶더니 앞으로 빠르게 지나갔다. 공원이나 출퇴근길에 전동휠이나 전동킥보드 등을 사용하는 이들을 더러 봤지만 퍼스널모빌리티(PM)가 빠르게 대중화되고 있다는 것을 확연히 느낀 순간이었다.

9일 업계 등에 따르면 퍼스널 모빌리티를 이용하는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퍼스널 모빌리티란 전기를 동력으로 하는 1인용 이동수단으로, 전동휠(외발휠·듀얼휠), 전동킥보다, 전기자전거, 전동스쿠터, 초소형 전기차, 노인이나 장애인의 이동을 돕는 전동휠체어 등이 있다. 최근에는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볼 법한 '전자신발'도 출시됐다.

퍼스널 모빌리티는 일반적으로 바퀴, 배터리, 전기모터, 발판, 핸들 등으로 구성되며, 걷는 것보다 빠르고 휴대가 간편하다는 특성 때문에 최근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다.

한국교통연구원은 2016년 6만대 수준이던 국내 퍼스널모빌리티 시장이 2022년까지 20만대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역시 2015년 4000여억원이던 시장이 2030년 약 69배인 22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1인가구 증가와 인구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퍼스널모빌리티를 활용하는 인구가 급증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내에서 가장 인기있는 퍼스널모빌리티는 전동킥보드다.

세그웨이-나인봇의 E스케이트 '드리프트W1'

한국교통연구원이 지난해 국내 퍼스널모빌리티 판매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전동킥보드가 2만~2만5000대 판매되며 가장 큰 인기를 나타냈다. 뒤를 이어 전동휠 1만5000~2만대, 전기자전거 1만대 전동스쿠터 5000~1만대 순이었다.

전동휠의 경우 병렬형 바퀴배치와 자이로 센서 때문에 지면의 요철에 민감한 반면 전동킥보드는 손잡이가 있고, 바퀴가 직렬형으로 배치돼 일반인들이 더 쉽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전동킥보드에 안장을 설치해 주행 중 앉을 수 있도록 한 디자인도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법상 전기자전거 외의 모든 퍼스널모빌리티는 차도가 아닌 공원이나 자전거도로 등에서 이용할 수 없다. 25km 수준의 속도를 내는 전동킥보트나 전동휠을 차도에서 사용하는 것도 위험해 불법이 조장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관련 법 규정조차 없는 상황인 만큼 국내 대형 업체들의 시장 참여는 매우 미진했고, 이 때문에 중국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됐다.

퍼스널모빌리티 분야에서 가장 잘 알려진 업체는 2015년 세그웨이를 인수하며 몸집을 불린 중국 전자제품 제조기업 샤오미 나인봇이다. 나인봇은 최근 다양한 형태의 퍼스널모빌리티 제품들을 활발하게 출시하고 있다.

나인봇은 지난달 국내에 인라인 스케이트를 닮은 세그웨이 신제품 '드리프트 W1'과 '어린이들을 위한 큰 장난감, 어른들을 위한 소형 자동차'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고카트-키트'를 선보였다.

나인봇의 고카트-키트

인라인 스케이트처럼 생긴 드리프트 W1은 단순하게 탑승만 하면 됐던 기존의 전동휠이 아니라 직접 양발을 움직여 가동시키는 방식이다. 신발 크기의 사이즈에 1개당 3.5kg의 무게로, 최고속도는 12km/h 수준이다.

나인봇 고카트는 이달 말 국내에 출시될 예정이며, 가격은 69만8000원으로 알려졌다. 서서 타는 세그웨이 '나인봇 미니프로 320'을 기반으로 하는 이 제품은 최고속도 24km/h로, 8km/h, 18km/h, 24km/h 등 3가지 속도 모드로 조정할 수 있다.

다만 전기자전거 시장은 올 3월 자전거법 개정안 시행으로 전기자전거가 자전거도로를 주행할 수 있게 되며 최근 활발한 성장을 하고 있다.

알톤스포츠는 2012년 이알프스라는 전기자전거법인을 설립했고, 지난해 전기자전거 브랜드 '이 알톤'을 론칭, 다양한 제품을 내놓으며 전기자전거 업계 1위로 떠올랐다. 지난해에는 경찰용, 소방용, 배달용 전기자전거를 내놨다. 국내 자전거업계 1위 삼천리자전거도 7단 변속 시스템과 방수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자전거 브랜드'팬텀제로'를 출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현대차 아이오닉 스쿠터

이 외에 타미 시리즈를 만든 인간과디자인, 스쿠티프로를 제조 판매하는 계양전기를 비롯해 로보쓰리, 그린트랙, 그린모빌리티 등이 국내 퍼스널모빌리티 시장에 뛰어들어 있는 상태다.

전기자전거 분야 외에는 대형 업체들의 기업 참여가 미진하다. 다만 현대자동차그룹은 7월 미국 특허청에 '접히는 모빌리티 차량'에 대한 특허출원을 신청, 지난해 CES에 컨셉으로 내놨던 '아이오닉 스쿠터'를 양산할 지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대차는 현대차는 지난 7월 중국의 퍼스널모빌리티 스타트업 임모터에 전략적 투자도 단행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퍼스널모빌리티가 법의 사각지대에 있다"며 "빠른 시일 내에 법을 정비하고, 관련 보험 등도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행법으로는 전동킥보드, 스쿠터, 휠 등의 모빌리티를 인도, 자전거도로 등에서 운행하는 것이 금지돼 있다"며 "대부분 원동기로 분류돼 있는데, 반드시 차도에서만 운행해야 하고, 2종 원동기 면허를 소지해야 한다. 차도에서 사고가 날 경우 대부분 무면허 사고가 돼 상황이 심각해져 불법인 것을 알면서도 공원, 자전거도로 등을 달리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새로운 신기술과 서비스로 무장한 새 사업이 무서운 속도로 등장하고 있는데, 포지티브 규제 방식의 현행 법 체계가 신산업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며 "법적 허용사항을 열거하는 포지티브 규제를 하루 빨리 법적 금지사항을 열거하는 네거티브 규제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p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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