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단독]DJ 손녀사위, 공공기관 대표 자격 논란

김민중 2018. 9. 10.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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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일 전 의원 맏사위 장상현씨
코트라 인베스트코리아 대표에
윤한홍 의원 "경력 요건 부족"
장씨 "영어 능통, 해외인맥 많다"
장상현 신임 인베스트코리아 대표. [코트라]
최근 코트라(KOTRA) 내 인베스트코리아(외국인투자유치 전담 기구)의 역대 최연소 대표로 선임된 장상현(42)씨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장 씨는 김 전 대통령 장남인 김홍일 전 민주당 의원의 맏사위다.

윤한홍 자유한국당 의원이 최근 코트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장 씨는 올해 6월부터 진행된 인베스트코리아의 공개채용 전형에서 23명의 경쟁자를 제치고 지난 1일 대표로 선임됐다. 장 씨는 서류 전형을 24명 중 2등(94.58점)으로 통과한 뒤 면접(영어·일반) 전형에서 5명 중 1위(91.4점)를 해 최종 선발됐다. 평가에는 내부 심사위원 1명(코트라 부사장)과 외부 심사위원 6명(산업통상자원부 투자정책관 등)이 참여했다.

윤 의원 측은 장 씨의 이력이 지원자격 요건에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우선 '외국인투자유치 관련 분야 근무 경험자' 조건이다. 장 씨는 씨비알이코리아 컨설팅팀(부동산 개발 컨설팅) 과장 3년, 인천글로벌캠퍼스 운영재단 대학지원팀(해외대학 유치 지원·스타트업 창업지원센터 관리 등) 차장 5년 경력을 관련 경험으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부동산 개발과 해외대학 유치는 외국 기업의 국내 진출을 지원한다는 인베스트코리아의 설립 목적과 직접적 연관이 없을 뿐더러, 연관 있는 것으로 인정하더라도 직원으로 얼마나 많은 경험을 쌓았겠느냐는 의문이 나온다.
최근 실시한 인베스트코리아 대표 채용 자격요건. [코트라 홈페이지]
'정부기관, 국제경제기구, 다국적기업 등에서 책임자급 경력자' 조건을 만족하는지도 논란이다. 코트라가 인정한 장 씨의 관련 경력은 에스엔에이치글로벌 대표 4년 5개월, 디완컴퍼니 대표 2년 4개월, 인천글로벌캠퍼스 운영재단 대학지원팀 차장 5년이다. 그러나 에스엔에이치글로벌과 디완컴퍼니는 장 씨가 대표로서 책임자급이었지만, 도매 및 상품 중개업 등을 하는 소규모 회사였다. 인천글로벌캠퍼스 운영재단의 경우 차장을 책임자급으로 볼 수 있는지도 논란거리다. 이번 채용에선 '책임자급'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는데, 전임 대표를 채용하던 2015년 11월 당시 코트라는 이를 '대기업 임원, 정부부처 국장급 등'이라고 명시했다.
경쟁자 23명의 면면을 보면 스위스 연방은행 임원, 스웨덴 투자유치기관 고문, 중국 신용평가사 대표, 외국기업협회 회장, 코트라 고위 임원, 주요 대학 교수 등이다.
장 씨 바로 직전인 김용국 대표의 경우 20년 넘게 한국과 홍콩의 주요 증권 회사에서 경력을 쌓은 금융 전문가다. 그 전의 한기원 대표 역시 20년 가까이 국내와 영국의 주요 투자은행 등에서 고위 임원, 대표까지 역임한 바 있다.
지난 5년간 전임 인베스트코리아 대표 이력. [윤한홍 자유한국당 의원실]
장씨의 최종 학력이 석사(남캘리포니아대 경제학·동양사학, 연세대 경영대학원)라는 점과 관련해 윤 의원은 "인베스트코리아 대표 선임 관련 법령에 따르면 박사 학위가 없는 이를 대표로 선임할 경우 코트라 사장이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분야의 전문가여야 하는데, 장씨는 지원자격 요건을 충분히 만족하지 못한다"며 "코트라 사장이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한 부분이 혹시 ‘DJ의 손녀사위’인 건 아닌지"라고 말했다.
인베스트코리아 대표 채용 근거 법령. [윤한홍 자유한국당 의원실]
코트라는 논란에 대해 “공모를 통해 지원자를 모집했고, 외부 위원이 중심이 된 심사를 2차례 거쳤으며, 인사위원회 등 규정에 정해진 채용 절차를 진행해 장씨를 채용했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씨는 중앙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논란에 대해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인베스트코리아 대표가 될 자격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경쟁자 등과 비교해 경력은 부족할지 모르지만, 영어에 능통하고 해외 인맥이 넓다는 것이다. 역대 최연소 대표라는 점에선 부지런히 해외를 돌며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성과를 내 의혹을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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