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절했는데.." 靑, 마린온 유족에 추석선물 '일방 전달' 논란

성도현 기자 2018. 9. 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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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올해 추석을 앞두고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마린온' 추락사고의 유가족들이 원하지 않는데도 선물을 일방적으로 전달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10일 국방부와 청와대에 따르면 이정도 청와대 총무비서관은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마린온 유족에게도 추석 선물이 전달되는지에 대한 질문에 "선물이 전달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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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예의 표하고 이해 구했다" vs 유족 "없었다"
국군의 날 靑 오찬도 참석시키려다 논란 되자 취소
추석 명절을 앞두고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 부부 이름으로 사회 각계 주요인사와 국가유공자, 사회적 배려계층 등 1만여명에게 울릉도, 강화도 등 섬마을에서 생산되는 특산물로 마련된 선물 세트를 보낸다고 지난 7일 전했다. (청와대 제공) ⓒ News1

(서울=뉴스1) 성도현 기자 = 청와대가 올해 추석을 앞두고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마린온' 추락사고의 유가족들이 원하지 않는데도 선물을 일방적으로 전달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10일 국방부와 청와대에 따르면 이정도 청와대 총무비서관은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마린온 유족에게도 추석 선물이 전달되는지에 대한 질문에 "선물이 전달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오는 12일부터 사회 각계 주요 인사와 국가유공자, 사회적 배려 계층 등 1만여명에게 선물을 보낼 계획인데 마린온 유족들도 선물 수령 대상이라고 본 것이다.

청와대는 이미 지난달 23일 유족들에게 추석 선물을 보내겠다는 의사를 전달했지만 유족들은 이를 거부한 바 있다. 당시 유족들은 주소를 알려 달라는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하지만 청와대가 약 2주 뒤 공식 석상에서 유족들의 선물 수령 거부 의사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입장을 밝힌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 비서관은 이 자리에서 순직자 5명에 대한 영결식이 열린 지난 7월23일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국방개혁비서관(육군 소장)이 늑장 조문 때문에 유족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쫓겨난 부분도 언급했다.

이 비서관은 "지난 번에 그런 부분이 좀 있었으나 관계를 잘 개선해 추후에도 충분히 예의를 표하고 그런 부분들에 대해 이해를 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유족 측은 영결식 이후 청와대가 사과 또는 양해를 구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선물을 받지 않겠다고 입장을 전달했는데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고 밝혔다.

지난 7월23일 경북 포항 해병대1사단 내 도솔관에서 상륙기동헬기 '마린온'(MUH-1) 추락 사고로 순직한 해병대 장병의 합동 영결식이 해병대장(葬)으로 거행되고 있다. © News1 최창호 기자

한 유족은 "국방부나 국가보훈처 차원에서는 (진상규명 조사 및 순직 결정 등) 좋은 예우를 받고 있다고 생각된다"면서도 "청와대 차원에서 이해를 구한 적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족은 "청와대로부터 그 어떤 예의를 갖춘 조의와 이해를 받은 적이 없다"며 "사과와 대화가 없었는데 왜 일방적으로 선물이 전달된다고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마린온 유족 소홀 논란은 이번 만이 아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사고 다음 날인 지난 7월18일 수리온(마린온의 원형)이 세계 최고라는 논평을 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청와대는 원래 오는 10월1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릴 국군의 날 70주년 기념 오찬에 마린온 유족도 참석시키려다가 문제가 되자 취소했다.

국군의 날 오찬은 국가를 위해 희생된 장병들을 예우하는 차원도 있지만 사고 조사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유족들을 굳이 참석시키려 한 것은 절차·방법 면에서 부적절했다는 지적도 있다.

한 유족은 "아직 상중인 유족들이 다른 참석자들과 웃는 모습으로 오찬에 어떻게 참석할 수가 있겠느냐"라며 "정부가 좀 더 배려를 해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에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는 별도로 전사자·순직자 유가족들을 초청해 오찬을 하며 국가가 예우를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청와대는 당시 제2연평해전 전사자, K-9 자주포 폭발사고 순직병사, AI(조류인플루엔자) 방역 순직 공무원, 토요근무 과로 순직 집배원, 화성엽총난사 사건 순직 경찰 등 유족을 초청했다.

dhspeop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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