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북한이 국민연금 200조 요구? '퍼주기' 거짓정보 또 확산

오대영 입력 2018. 9. 10. 22:02 수정 2018. 9. 10.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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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평환/전 기무사령관 (지난달 22일 / 화면출처 : 유튜브) : 여러분, 북한 김영철이가 문재인에게 국민연금 800조 중의 200조를 내놓으라 그랬답니다. 통일부 장관을 통해서 그 얘기를 했다는 거예요.]

[앵커]

3차 남북 정상회담을 일주일 정도 앞둔 시점에 국민연금 200조 퍼주기라는 루머가 퍼지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2~3주 사이에 이런 카카오톡 메시지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 팩트체크 > 팀에도 여러 건의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이른바 '퍼주기 프레임'은 저희가 몇 차례 다뤘는데 논란이 뜨거운 국민연금까지 등장했다는 점에서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봤습니다.

오대영 기자, 최소한의 근거라도 있는 겁니까?

[기자]

근거를 찾기 어렵습니다.

주장의 핵심은 지난달 13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북측이 우리에게 요구를 했다는 것입니다.

당시 북한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조명균 통일부 장관에게 요구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김 부위원장은 이 회담에 참석하지도 않았습니다.

4차 회담에는 북측의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을 비롯해서 5명만 나왔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회담에 참여하지도 않은 인사가 우리에게 국민연금 200조 원을 요구했다라는 주장인 거네요.

[기자]

이 주장이 허구라는 것은 국민연금의 투자 구조를 조금만 들여다봐도 알 수가 있습니다.

국민연금의 기금 총액은 638조 원 정도입니다.

국내외 주식과 채권 등에 전액 투자한 상태입니다.

이것을 정부가 독자적으로 뺄 수가 없습니다.

외부 위원이 과반인 기금운용위원회가 정합니다.

내외부 감사와 국회의 국정감사를 받습니다.

운용 상황이 매달 홈페이지를 통해서 공개됩니다.

[앵커]

그리고 또 하나 확산되는 정보는 남북의 국민연금이 통합된다라는 거죠?

[기자]

최근 한 전직 국회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후에 온라인 이용자들 사이에서 이것이 통합이 되기 전에 빨리 돌려받거나 납부 거부운동을 벌여야 한다는 반응으로 이어졌습니다.

그 근거는 국민연금연구원이 2017년에 낸 보고서입니다.

제목은 '한반도 통일에 대비한 남북 연금통합기본계획' 보고서입니다.

2014년부터 시작된 연구의 결과물입니다.

이 보고서의 내용은 통일 이후에 대한 겁니다.

그리고 남북의 국민연금 재정 운용을 분리해야 한다라는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퍼주기와 관련해서는 정말 끊임없이 거짓정보들이 생산되고 있는 것 같은데요.

[기자]

저희 팀이 올해 1월부터 하나하나를 되짚어봤습니다.

평창올림픽이 이슈였던 1월 북한의 참가비용을 우리가 현금으로 준다라는 정보가 한창 떠돌았습니다.

실제로는 우리 정부와 IOC가 현물로 지원을 했습니다.

국호와 단일팀 유니폼을 다 양보했다고 해서 평양올림픽이라고 주장했던 것도 기억을 하실 겁니다.

가상화폐가 화두였던 2월 북한의 비트코인 거액 송금이라는 루머가 확산이 됐습니다.

[앵커]

저희가 이 두 사안 모두 팩트체크를 했었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남북 정상회담 직후인 4월 말에는 '청와대가 김정은 위원장에게 10억 원짜리 벤츠를 선물했다'라는 거짓정보가 퍼졌습니다.

그리고 5월에는 '북핵 포기 대가 2100조 원', '외신 취재비 1만 달러 요구', 쌀값이 오른 8월 중순에는 '대북 쌀 지원으로 쌀값 폭등'이라는 거짓정보가 확산됐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국민의 관심을 많이 받는 이슈 그리고 이것과는 별개인 대북 문제를 연결시켰다라는 공통점이 있는 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런 주장의 중심에는 일간베스트라는 사이트와 몇몇 정치인 그리고 몇몇 유튜브 채널이 있었습니다.

유튜브 조회수를 저희가 한번 따져봤습니다.

평창올림픽 관련 내용은 21만 회, 비트코인 송금 관련 102만 회, 4월 정상회담 관련 32만 회, 8월 대북 쌀지원에 대한 거짓정보가 80만 회였고 국민연금 200조 원 퍼주기도 현재까지 16만 회를 넘어섰습니다.

확산력을 무시하기가 어렵습니다.

[앵커]

팩트체크 오대영 기자였습니다.

◆ 관련 리포트
[팩트체크] "북핵 포기 대가 10년간 2100조" 미 언론이 보도?
→ 기사 바로가기 : http://news.jtbc.joins.com/html/211/NB1163521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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