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걱정? 별로 안해요" 시민들 대응도 3년 전과 달라졌다
3년 전 '메르스 패닉' 찾아보기 어려워
김영숙(69ㆍ여·서울 강남구)씨는 손녀(7) 진료를 왔다. 김씨는 “이번에는 잘 관리한다고 해서 메르스 걱정은 별로 안했다. 다니던 이 병원을 두고 다른 데 갈 생각 안했다. 그래도 만에 하나 대비한다는 생각에서 마스크를 꼈다”고 말했다. 환자 보호자 정지원(32ㆍ여)씨는 “확진환자가 삼성서울병원 거쳐갔다고 해서 좀 놀라긴 했다. 그런데 별일 아닌 것 같다. 병동에서 다른 환자 보호자들도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 여느 때랑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이 병원 환자는 거의 변화가 없다. 10일 외래 환자가 약 4%, 11일 2% 줄었다. 12일 예약 취소도 2%에 불과하다. 평소와 다름 없다. 삼성서울병원은 2015년 메르스 사태 때 부분 폐쇄하는 홍역을 치뤘다.
이번 달라진 상황이 환자들에게 안도감을 심어줬다. 확진환자가 격리 치료를 받고 있는 서울대병원도 마찬가지다. 예약 취소율이 평소와 다름없다.10일 외래환자는 4.5% 줄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메르스 영향 때문이라고 보기에 애매하다. 전체적으로는 거의 영향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비 안내 맡고 있던 정모씨는 "평소에 비해 환자가 줄지 않았고,예전처럼 불안해하는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2015년 메르스 때 서울대병원은 환자가 30% 줄었다.
서울대병원 창구는 메르스 영향을 감지할만한 게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11일 오후 4시 1층 접수 창구 직원, 주차 요원 중 마스크를 쓴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다. 1층 채혈실 앞에는 검사 지시서를 든 환자들이 북새통을 이뤘다. 내과 진료실 앞에는 40여명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마스크를 낀 사람이 없고, 불안한 기색을 보이는 사람도 없다.
심장내과 환자 이모(65·여)씨는 "혈압 때문에 병원 다니는데, 10일 병원에서 '(메르스 환자가) 철저하게 격리가 돼 있으니 안심해도 된다'고 문자가 와서 걱정 안하고 왔다"며 "이번에는 초기에 잘 잡고 격리를 잘 했다더라. 믿어야지"라고 말했다. 입원환자 남모(36·여)씨는 "병원에 돌아다닐 때 별로 걱정이 안 된다. 걱정하는 환자가 없다"고 말했다.
가을 축제를 앞둔 지방자치단체들도 메르스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체온 측정, 의료진 보완 등의 대비를 강화하면서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충북 청주시 다음달 1~21일 '직지코리아 국제페스티벌'을 정상적으로 열기로 했다. 내달 5~14일 열리는 청원생명축제도 마찬가지다. 박정수 직지코리아조직위 행정운영팀장은 "열화상 카메라 6대를 행사장 입구에 설치하고 손세정제와 약품을 준비해 일일 보건소를 운영할 예정"이라면서 "파키스탄 참석자에게 국내 사정을 설명하고 입국할 때 정밀검사를 받도록 양해를 구했다"고 말했다. 메르스 상황에 맞춰 준비를 더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에스더·김정연 기자, 청주=최종권 기자etoile@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