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야당 자극하는 '청의 무리수', 대통령 비서실장 정무수석 총출동해 '뒤늦은 설득'

강준구 이종선 신재희 기자 2018. 9. 12.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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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평양 남북 정상회담 국회 초청 문제를 비롯해 대(對)국회 전략에서 잇단 '무리수'를 던지는 모양새다.

청와대 2인자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나서 국회를 압박하는 데 대한 국회의 불만도 상당하다.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은 11일 국회를 찾아 의장단 및 여야 지도부에게 평양 정상회담 초청을 거듭 요청했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국회가 정치 논리에만 매몰돼 있다는 불만이 새어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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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제발 당리당략 거두어주길", 청 내부는 국회에 불만 토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왼쪽)가 11일 국회로 찾아온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과 인사한 뒤 자리에 앉으려 하고 있다. 한 수석은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방문에 동행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손 대표는 거절했다. 뉴시스

청와대가 평양 남북 정상회담 국회 초청 문제를 비롯해 대(對)국회 전략에서 잇단 ‘무리수’를 던지는 모양새다. 청와대 2인자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나서 국회를 압박하는 데 대한 국회의 불만도 상당하다. 청와대는 당리당략이라며 반감을 드러냈지만 치밀하지 못한 전략과 결례로 자초한 일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아울러 이런 무리수가 오는 18일 평양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을 의식한 때문이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은 11일 국회를 찾아 의장단 및 여야 지도부에게 평양 정상회담 초청을 거듭 요청했다. 의장단과 보수 야당은 이미 전날 불참 의사를 밝혔지만 청와대는 뒤늦게 설득에 매달렸다.

하지만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들은 정부·여당에 대해 더욱 강경한 입장으로 돌아선 상황이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한 수석의 예방을 받고 “야당을 반(反)평화세력으로 몰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면서 방북 제안을 거절했다.

바른미래당 지도부는 당초 국회 차원의 판문점 선언 지지 결의안 채택도 검토했다. 하지만 이날 열린 의원총회에서 청와대의 방북 제안에 대해 ‘비열한 정치공작’ ‘너무나 예의 없는 행동’ 같은 비난이 터져 나오면서 분위기가 악화됐다. 한 수석은 이날 경북 구미를 방문한 김병준 자유한국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은 만나지도 못했다. 청와대가 굳이 김 위원장이 국회에 없는 날을 택일한 것도 경솔하다는 지적이 있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국회가 정치 논리에만 매몰돼 있다는 불만이 새어나온다. 문재인 대통령도 전날 공식 초청 발표 직후 국회 내 불참 선언이 잇따르자 불편한 심기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도 “중차대한 민족사적 대의 앞에서 제발 당리당략을 거두어주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임 실장도 페이스북 글에서 “언젠가부터 우리 정치에서 중진 정치가 사라지고 좀처럼 힘을 합하는 장면을 보기 어렵다”며 “주요 정당 대표가 원로급 중진들인데, 당리당략과 정쟁으로 어지러운 한국 정치에 ‘꽃할배’ 같은 신선함으로 오셨으면 한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청와대의 이런 모습이 북한을 향한 시그널이라는 시각도 있다. 북한은 남측의 정권교체 때마다 군사적 충돌 방지와 경협 등 기존 합의가 번복되는 데 대한 불신을 여러 차례 드러낸 바 있다. 적어도 정부가 국회를 동참시켜 불가역성을 확보하려 한다는 의지가 있음을 북한에 보여준 셈이다.

또 공식 초청에 앞서 국회 의장단 및 야당 지도부와의 물밑 협상 내용을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해석했다가 오판했다는 관측도 있다. ‘정무’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청와대는 이날까지 방북 초청에 응한 더불어민주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대표들만이라도 동행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범진보 진영’의 정책 및 입법 공조가 본격화되는 신호탄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강준구 이종선 신재희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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