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MT리포트]자영업 10곳중 9개는 문닫는다?..폐업률 계산의 진실

김태형 이코노미스트 2018. 9. 12.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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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통계 바로 읽기]⑤

[편집자주] 경제는 심리다. 통계는 경제심리를 좌우하는 변수다. 최근 경제 통계가 발표되면 '참사' '최악'이란 극단적인 표현이 단골처럼 등장한다. 경제상황이 녹록지 않은 게 사실이지만 통계 수치 자체에 대한 잘못된 분석과 인용은 정책 왜곡과 사회의 비용증대라는 악순환을 낳는다. 고용, 성장, 투자, 소득, 자영업 등 경제상황을 대변하는 5가지 핵심 경제통계의 의미를 짚어 봤다.

최근 일부 언론에서 국세청 자료를 인용해 2017년 자영업 폐업률이 87.9%에 달한다며 자영업이 파탄지경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자영업자 10개중 9곳은 문을 닫는다는 식의 해석이다.

사실 자영업 폐업률은 따로 통계로 발표되지 않는다. 당시 계산한 방식은 새로 자영업을 시작한 신규사업자와 문을 닫은 폐업자 수를 단순 비교한 것이다. 이런 계산법이면 신규 사업자 수가 폐업자 수보다 적으면 폐업률이 100%를 넘어선다. 폐업률이 100%를 넘어선다는 것은 존재하지도 않는 회사까지 폐업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같은 보도는 최저임금 인상이 자영업자에게 막대한 타격을 주고 있다는 결론으로 이어졌지만, 2017년 국세통계연보는 2016년 통계치여서 지난해와 올해 최저임금 인상과는 관계가 없다. 또 법인사업자와 개인사업자를 모두 더한 데다, 도매업·소매업·음식업·숙박업 4개 업종만 대상으로 한 것이 마치 자영업 전체인 것처럼 부풀려졌다.

실제 국세청의 국세통계연보는 부가가치세 신고를 기준으로 법인사업자와 개인사업자(일반+간이+면세 사업자)로 나누고 있으며 총계, 신규, 폐업 수만 발표한다.

만일 자영업 통계를 뽑고 싶다면 전체에서 법인사업자를 제외한 개인사업자만 대상으로 하는 게 맞다. 또한 총계는 연말 기준 가동사업자, 신규·폐업자 수는 연중 기준 사업자수로 총계에는 신규사업자가 포함되고 폐업자는 제외된 수치다.

이처럼 총계, 신규, 폐업 수의 산정 시점이 달라 연간 자영업 폐업률은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폐업자수/(총계+폐업자수)로 계산하는 게 그나마 근사치를 얻을 수 있다.

이렇게 계산하면 2016년 자영업 폐업률은 전체 개인사업자 689만명 중 폐업자 84만명으로 12.2%에 이른다. 2015년 전체 개인사업자 664만명 중 폐업자 74만명, 11.1% 비해 1.1%p 높다. 일부 자료가 조기공개된 2017년은 전체 개인사업자 718만명 중 폐업자수 84만명, 11.7%로 전년에 비해 0.5%p 낮아졌다.

자영업 4대 업종(도매·소매·음식·숙박업) 폐업률은 전체 자영업에 비해 4~5%p 가량 높다. 2008~2012년까지 18%대에 머물다 2015년 15%까지 내려갔다. 2016년 16.5%로 올랐으나 2017년 16.1%로 줄었다.

또한 단순히 폐업률만 봐서는 안 되고 자영업 폐업사유를 같이 따져봐야 한다. 폐업사유에는 사업부진, 행정처분, 법인전환, 양도·양수 등이 있다. 그 중에서 경기에 가장 밀접한 사유로 사업부진을 들 수 있다. 2017년은 아직 통계자료가 나오지 않았으나 2008년~2016년 폐업사유를 보면 사업부진을 이유로 한 폐업도 줄었다.

10년간 자영업 폐업 중 사업부진 사유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56.2%로 최고조에 달한 후 점진적 하락으로 2016년은 자영업 폐업률이 높아졌으나 사업부진 사유는 39.4%에 불과했다.

자영업 4대 업종의 사업부진 사유도 2008년 폐업자 39만7000명 중 24만8000명으로 62.5%였으나 2016년 폐업자 40만1000명 중 18만8000명, 46.9%로 15.6%p 줄었다.

이처럼 통계가 편제되지 않는 상황에서 굳이 자영업 폐업률을 구한다면 법인사업자와 개인사업자를 구분하고 총계, 신규, 폐업 수의 집계 시점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폐업률 뿐 아니라 폐업사유도 같이 살펴봐야 한다.

잘못된 연도로 법인사업자와 개인사업자를 구별하지 않고 일부 업종만 대상으로 계산해 자영업 폐업률이 90%에 달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오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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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이코노미스트 zest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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