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가스폭발 화재로 주민들 수만명 '공포의 탈출'

차미례 2018. 9. 14.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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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실에서 '펑'..옆집에서도 "펑 펑"
【로렌스 ( 미 매사추세츠주)= AP/뉴시스】 보스턴 근교 로렌스에서 13일 발생한 가스 폭발화재의 현장 (보스턴 WCVB 방송사 제공화면).

【로렌스 ( 미 매사추세츠주) = AP/뉴시스】차미례 기자 = 보스턴 일대의 주택가 39곳에서 13일(현지시간) 처음 발생한 동시다발 가스 폭발과 화재로 투입된 소방대가 진화와 피해 확산 예방을 위해 이 지역 전체의 가스와 전기 등을 차단하는 동안 주민들의 경험담이 하나 둘 씩 나오고 있다.

매사추세츠주 경찰은 콜럼비아 가스 회사의 공급을 받는 로렌스, 앤도버, 노스 앤도버 3개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지만 주민들과 소방대는 사고 원인을 알지 못해 혼란과 교통 지옥에 시달리고 있다.

이웃 집 수십채가 불탄 주택가의 한 남성은 폭음을 듣고 지하실로 내려가 보니 방 전체가 불길에 타고 있었다고 말했다. 라 남이란 이름의 그는 자기는 뒤뜰에 있다가 오후 4시 30분께 지하실의 화재경보기가 울리는 것을 듣고 내려간 것이라고 말했다.

지하실의 불타는 보일러를 본 그는 재빨리 소화기를 집어 들고 그 불을 끄려 했지만 몇 분도 못돼서 옆집에서도 엄청난 폭발음이 나면서 땅이 흔들렸다고 말했다. 그 집에서는 여성 한 명과 두 자녀가 탈출해 나왔고, 이 때 지하층은 이미 불길에 휩싸인 채였다.

로렌스 주민 브루스 레이진도 이 도시의 고등학교 부근 주택가에서 피난한 사람들과 서성거리며 이 날 밤까지도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혼란 상태라고 말했다.

경찰이 이 지역의 전기공급을 차단해서 시내와 도로는 비상용 이동차량의 헤드라이트를 빼고는 칠흙같이 캄캄했다. 그는 간신히 주민들이 대피하는 장소에 도착했지만, 바로 그 때 두 집 아래의 한 주택이 폭발하면서 산산히 부서지는 것을 보았다.

" 나는 그 순간에도 그것이 내 집이라는 걸 상상도 못했다"는 그는 2년전 어렵게 그 집을 샀다면서 "이제 집은 완전히 잿더미로 변해 나는 빈털털이가 되었다"고 호소했다. 배낭에 급한 소지품만 대충 넣고 나온 그는 근처 도시에 있는 어머니 집에 가서 묵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로렌스 종합병원은 이번 화재로 입원한 부상자가 최소 4명이라고 밝혔지만 환자 상태와 부상정도는 공개하지 않았다.

매사추세츠주 비상대책 본부는 이번 대화재가 가스관의 과압력으로 발생한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 소방대는 아직도 화재 현장의 감식을 통해서 정확한 원인을 조사중이다. 주 정부관리들은 콜럼비아 가스회사가 폭발화재 직후에 가스관의 압력을 완화시키는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콜럼비아사는 13일 일찍 매사추세츠주, 특히 폭발이 일어난 지역의 가스관을 교체할 계획을 밝혔지만, 실제로 이 날 폭발지역에서 공사가 시행되었는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회사도 문의전화에 응답하지 않고 있다.

현지 관리들은 이번 폭발로 모든 주민들이 다음 폭발은 내 집에서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공포에 휩싸여 황급히 대피했으며 , 일대는 공포로 아수라장이 되었다고 전했다. 노스 앤도버의 시의회 의원 필 데콜로게로는 자기 이웃주민 전체가 집에 들어가기가 무서워서 화재로 불타고 있는 곳에서 몇 구역 떨어진 거리에 모여 밤을 새웠다며 "정말 끔찍하고 두려운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방송사의 이 지역 항공사진에 따르면 일부 주택들은 폭발로 산산조각이 났고 어떤 집은 벽돌로 된 굴뚝이 통째로 날아가 집앞에 주차된 SUV차량에 박혀있는 광경도 보였다.

현재 대피주민들은 인근 학교와 노인 센터 등을 개방해서 임시로 수용하고 있다. 로렌스시의 마크 라플란테 시의원은 자기 지역구인 콜로니얼 하이츠구 주민 전체가 피난민이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주민 대피조차 안전하지 않다면서 엄청난 교통 체증 때문에 고통받고 있는 그들이 모두 무사히 빠져 나오기만을 빈다고 말했다.

불이난 3개 소도시는 보스턴시 북쪽 40km 지점의 뉴햄프셔주와의 경계선에 있으며, 주민은 총 14만 6000명에 달한다. 로렌스시는 특히 중남미계 주민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인구 8만명의 도시이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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