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단독]태영호 "국민들 잘 모르지만, 유엔사 해체 이미 시작됐다"

정충신 기자 입력 2018.09.14. 12:00 수정 2018.09.14. 12:10

태영호(사진) 전 영국 주재 북한공사는 14일 남북의 군축과 종전선언 추진에 대해 "7월 31일 남북 장성급 회담 이후 유엔군사령부(유엔사) 해체 과정이 이미 시작됐다"고 우려했다.

태 전 공사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남북 평화체제 구축 과정에서 종전선언 채택 후 유엔사 해체는 반드시 통과해야 할 관문"이라며 "시점과 조건이 문제인데, 대다수 국민은 남북한 당국이 유엔사 해체과정이 이미 시작됐고 미국도 옆에서 모르는 척 가만히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고 말했다.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 태영호 前 북한공사 인터뷰

“남북, GP철수 등 이미 합의

北 종전선언후 강력 요구할것

다국적방어 해제… 안보 변화”

태영호(사진) 전 영국 주재 북한공사는 14일 남북의 군축과 종전선언 추진에 대해 “7월 31일 남북 장성급 회담 이후 유엔군사령부(유엔사) 해체 과정이 이미 시작됐다”고 우려했다. 태 전 공사는 “유엔사 존속 문제와 한반도 비핵화 개념을 모호하게 남겨두고 종전선언을 채택한 뒤 유엔사가 그대로 있는 경우 북한은 미국과 한국이 종전선언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압박할 것”이라며 “이것은 새로운 대결과 불화의 씨앗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태 전 공사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남북 평화체제 구축 과정에서 종전선언 채택 후 유엔사 해체는 반드시 통과해야 할 관문”이라며 “시점과 조건이 문제인데, 대다수 국민은 남북한 당국이 유엔사 해체과정이 이미 시작됐고 미국도 옆에서 모르는 척 가만히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이런 사실과 정부 의도를 미리 알려줘 국민들이 유엔사의 ‘다국적 방어기능’이 앞으로 없어지므로 우리 스스로를 지키는 안보구조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게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어느 날 갑자기 유엔사 해체 결정을 발표하게 되면 상당한 혼란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평양 3차 남북정상회담 준비의 일환으로 남과 북은 지난 7월 31일 장성급회담에서 비무장지대(DMZ)에서 감시초소(GP) 10개 시범철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 등에 합의함으로써 유엔사 해체가 이미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며 “이런 조치들이 한국의 안보구조와 관련된 유엔사 해체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얼마 안 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3차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유엔사 존속 문제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언급한 한반도 비핵화가 북한 비핵화냐, 아니면 주한미군 철수까지 의미하는 한반도 비핵화냐에 대한 개념문제를 명백히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태 전 공사는 “북한은 지금까지 종전선언은 정전상태를 끝장내는 선언이므로 정전협정이 소멸돼야 하며, 그렇게 되면 정전협정 관리자인 유엔사는 자연 해체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며 “북한은 수십 년 동안 유엔사를 ‘아시아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라고 비난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5일 대북특사단 방북 때 김정은이 주한미군 존속 문제는 언급하면서도 지금까지 주장해온 유엔사 해체 문제는 언급하지 않은 것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며 “종전선언으로 유엔사가 해체돼 판문점이나 DMZ 관리를 한국군이 넘겨받게 되면 다국적 군대가 즉시 개입하는 구조가 없어져 느슨하게나마 한국 방어에 수많은 나라를 개입시켜 놓고 있던 한국 안보환경에 커다란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태 전 공사는 “미국은 종전선언을 통해 비핵화를 진전시키고 일단 종전선언이 되면 유엔사를 해체하겠다는 입장으로, 미국 역시 지금 유엔사 해체 문제에 침묵하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