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역사 시작".."통일 향한 큰 보폭"

공동취재단·김재중 기자 2018. 9. 14.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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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개성공단 공동연락사무소 개소
ㆍ판문점 합의 140일 만에…주 1회 정례회의 등 ‘365일 협의’ 시작
ㆍ한 건물 2층·4층에 남북 관계자들 입주…문정인·정세현도 참석

통일부 천해성 차관·조명균 장관, 북측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왼쪽부터)이 14일 개성공단에서 열린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에서 웃으며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남북이 14일 개성공단에서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연락사무소) 개소식을 하고 365일 상시 ‘소통’ 체제를 가동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27 판문점선언에서 연락사무소 개설에 합의한 뒤 140일 만이다. 참석자들은 연락사무소 개소식이 높은 수준의 남북관계를 제도화하는 계기가 될 ‘역사적 사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 “연락사무소는 새로운 역사의 시작”

개소식에는 남측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초대 남측 소장에 임명된 천해성 통일부 차관, 북측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 초대 북측 소장에 임명된 전종수 조평통 부위원장 등 당국자들을 비롯해 남북 각각 50여명의 인사가 참석했다. 개소식은 지하 1층, 지상 4층짜리 연락사무소 청사 앞에서 진행됐다.

리 위원장은 축하연설에서 “북남공동연락사무소가 개설됨으로써 쌍방은 북남관계에서 제기되는 문제들을 빠른 시간 내에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필요한 대책을 강구해 나갈 수 있게 되었으며 조선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향하여 큰 보폭을 내짚을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기념사에서 “오늘 이곳에서 남북 정상께서 4월27일 합의한 ‘판문점선언’과 온 겨레의 소망을 받들어 또 하나의 역사가 시작된다”면서 “오늘부터 남과 북은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번영에 관한 사안들을 24시간 365일 직접 협의할 수 있게 되었다”고 화답했다.

■ “상호대표부로 발전해 가야”

남북 각각 15~20명이 근무하는 연락사무소는 남북 당국 간 연락과 실무협의, 대화와 접촉을 담당하며 교류협력, 공동행사 등의 지원사업도 진행한다. 민간단체 교류협력 지원과 경의선 육로를 통해 상대 지역을 왕래하는 사람들의 편의도 보장한다. 조 장관과 리 위원장은 개소식에 앞서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구성·운영에 관한 합의서’에 서명했다.

연락사무소 청사 2층과 4층에 각각 입주한 남북 관계자들은 대면접촉, 전화, 팩스 등을 상시 협의하며 정상근무시간(오전 9시~오후 5시) 외에도 긴급한 사안이 발생하면 비상연락을 할 수 있다.

남측 천해성 소장과 북측 전종수 소장은 주 1회 정례회의를 진행한다. 두 사람은 이날 개소식 뒤 10여분간 상견례를 겸한 1차 회의를 진행했다. 현지에 상주하는 남측 사무처장은 김창수 통일부 장관 정책보좌관이 맡게 됐다. 천 차관은 1차 회의 뒤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마치고 나면 후속조치로 합의사항을 이행하는 과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후속조치 이행 과정에서 연락사무소가 맡은 임무를 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개소식에 참석한 인사들은 감개무량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대통령 외교안보통일특보인 문정인 연세대 명예교수는 “남과 북이 정상적 국가라고 하면 사실상 국가 간 연락사무소를 세우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아주 역사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상시 의사소통 채널이 마련돼 남북관계를 제도화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다음은 서울과 평양에 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도 “연락사무소가 각각 평양주재, 서울주재 연락대표부로 발전해야 한다”며 “비핵화가 얼마나 빨리 되고 얼마나 잘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공동취재단·김재중 기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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