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전지장" 홍준표의 귀국과 술렁이는 한국당

김성환 2018. 9. 16.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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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귀국과 함께 한국당이 술렁이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두고 약해지긴 했지만, 홍 전 대표의 존재감이 일정 부분 살아 있는 당내 상황을 고려할 때, 그의 행보가 차기 당권을 비롯해 보수 진영의 지형 전체를 흔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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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두 달간의 미국 생활을 마치고 15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절하는 지지자에게 다가가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귀국과 함께 한국당이 술렁이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두고 약해지긴 했지만, 홍 전 대표의 존재감이 일정 부분 살아 있는 당내 상황을 고려할 때, 그의 행보가 차기 당권을 비롯해 보수 진영의 지형 전체를 흔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두 달 여간의 미국 생활을 마치고 15일 귀국한 홍 전 대표는 향후 정치 행보에 대해 말을 아꼈다. 그는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당권을 잡으려고 새롭게 정치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일단 선을 그었다. 김병준 비상대책위 체제에 대해서도 “평가하기는 좀 그렇고 고생하고 계신다”고만 했다. 홍 전 대표가 빠져 있던 지난 두 달 동안 한국당은 김병준 비상대책위 체제로 탈바꿈한 뒤, 재건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에 일단 당 돌아가는 상황을 탐색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홍 전 대표의 이날 발언을 곱씹어 보면 향후 행보에 대한 의미심장한 얘기들이 녹아 있다. “친박들이 내가 겁이 나는 모양인가. 이제는 친박들과 아웅다웅 싸울 입장이 아니다”라거나 “패전지장을 공항에 나와 반갑게 맞아준 여러분들의 정성에 정말 감사드린다. 잊지 않도록 하겠다”고 언급한 부분에서는 정치 복귀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묻어났다는 평가다.

홍 전 대표의 국내 복귀를 지켜보는 한국당 내부 분위기는 좀 복잡해 보인다. 그간 사석에서 “홍 전 대표와 대거리할 수 있겠느냐”며 거리를 뒀던 김 위원장은 16일 홍 전 대표의 귀국 발언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아주 좋은 덕담을 해준 것으로 이해한다”고 반응했다. 비대위 핵심관계자도 이날 “홍 전 대표 귀국할 때 의원이 한 명(강효상 의원) 밖에 안 갔다. 세가 없다”며 “홍준표가 옳았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는데 그건 홍준표가 아니라 보수가 옳았던 것”이라고 홍 전 대표 국내 복귀에 의미를 두지 않으려 애쓰는 모습이었다. 홍 전 대표와 친분이 있는 일부 의원들도 그의 복귀가 당에 미칠 영향을 묻는 질문에 “친하긴 해도 지방선거 때를 생각하면…”이라며 탐탁지 않아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다만 이런 반응들 자체가 ‘홍준표’라는 브랜드를 무시할 수 없다는 반증이라는 주장도 당 일각에서 제기된다. 때문에 홍 전 대표가 어떤 방식으로든 한국당 내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행보에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이 무성하다. 이런 기류의 저변에는 “정치에 대한 동물적 감각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홍 전 대표에 대한 정치권의 평가도 작용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김무성 의원 등 보수 진영의 차기 주자로 꼽히는 경쟁자들이 최근 몸을 풀기 시작했다는 사실도 홍 전 대표의 행보를 재촉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당의 한 관계자는 “홍준표한테 왜 동물적 감각이 뛰어나다는 말이 꼬리표처럼 따라 붙는지 지켜보면 알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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