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역 예산 삭감해놓고 "메르스 대응 허술하다" 질타한 국회

이에스더 2018. 9. 17.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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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두바이에서 인천공항으로 도착한 여행객들이 인천공항 제2터미널에 마련된 전용 게이트에서 국립인천공항검역소 검역관으로부터 발열과 이상증상 유무 등을 확인받은 뒤 입국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메르스 위기 경보가 주의 단계로 상향됨에 따라, 24시간 상황반 가동, 전용 게이트 운영, 공항 내 다중 이용 시설 위생소독 강화 등 관계기관과 면밀하게 협조해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해 총력 대응할 계획이다. (인천공항공사 제공) 2018.9.10/뉴스1
3년 만에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환자가 국내에 유입된 가운데 정부가 제출한 검역 인력 증원 예산이 국회에서 삭감됐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정춘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복지부는 지난해 7월 인천공항 제2터미널 개항을 앞두고 검역인력 44명을 충원하고, 기존 인천공항 등에서 필요한 현장검역인력 27명을 추가로 배치하기 위한 예산을 담은 2017년 추가경정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보건복지부]

하지만 자유한국당 등 야 3당은 재정부담 등을 이유로 공무원 증원에 반대했다. 결국 역학조사관 등 각급 검역소 현장검역인력 27명의 예산을 전액 삭감시켰다.

이어 복지부가 2018년 예산(안)에도 현장검역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현장검역인력 45명의 증원예산을 국회에 제출했으나, 국회는 정부가 요청한 인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20명만 증원하는 것으로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해외 교류 증가에 따라 검역을 받는 해외입국자 인원은 2012년 2924만명에서 2017년 4477만명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복지부ㆍ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검역소의 인원은 지난해 기준으로 343명에 불과해 1인당 13만명의 검역을 책임지는 셈이다. 국내 입국자 대부분이 거치는 국내 최대 규모 공항이자, 이번 메르스 환자가 입국한 곳이기도 한 인천공항의 검역관 인력은 현재 100여명에 불과하다.
[보건복지부]

2015년 186명의 환자와 38명의 사망자를 냈던 메르스 사태를 겪고도 국회가 초기 방역 대책의 핵심인 공항 검역소에 대한 투자에 인색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정춘숙 의원은 “해외유입인구 증가로 메르스 같은 해외질병들의 유입가능성은 매년 높아져가고 있어 우리 국민의 건강위협도 매년 높아져 가고 있다. 지난 3년 전 메르스 사태 때만 보더라도 해외 질병 유입을 막고, 감염병 환자가 입국했다면 바이러스 전파를 최소화해야 한다”라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현장검역인력에 대한 증원을 국회에 요청했지만, 야당은 ‘공무원확충에 따른 재정부담’을 이유로 검역인력 증원예산마저 번번히 삭감시켜 왔다”고 지적했다.
【인천공항=뉴시스】배훈식 기자 = 국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 확잔 발생에 따라 1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 게이트에서 질병관리본부 국립검역소 직원이 두바이발 여객기 승객들의 체온을 재고 있다. 2018.09.10. dahora83@newsis.com

정의원은 “메르스 환자가 유입된 사실이 알려지자 일부 야당에서는 ‘공항의 보건검색이 허술해서 메르스 등 해외감염병이 언제든 국내 유입될 수 있다’며 이제와 현장검역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는 웃지 못할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아직 메르스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고 있지만, 이럴 때 일수록 검역인력의 충원과 검역시스템의 재정비가 필요하다. 더 이상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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