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쟁 부담 속에서도..'4대 기업' 방북길 오르는 이유는?
투자권한 있는 기업인 만남으로 비핵화 촉진 설득 분석
[앵커]
재계 총수들이 이번 방북에 동행하게 된 배경, 또 실제로 우리 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를 정치부 허진 기자와 함께 짚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워낙 이 문제가 정치권에선 크게 논쟁이 되고 있는 부분이니까요.
[기자]
네, 지금까지 유엔 안보리는 지금까지 10번의 대북 제재 결의를 통과시켰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사실상 다른 나라와 무역을 하는 건 막혀 있는 상태인데요.
게다가 북한에 투자를 하거나 합작 회사를 만드는 것도 원천적으로 봉쇄돼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삼성, SK, LG, 현대자동차 등 이른바 4대 그룹 대표가 북한에 가지만 과연 북한에서 할 수 있는 게 있느냐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합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등이 이번 대북 수행 명단에 빠진 것도 우리 정부가 남북 경협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비판을 사전 차단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됩니다.
[앵커]
미국 쪽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이야기로 읽히기도 합니다 .청와대는 기업인 방북의 이유를 뭐라고 설명합니까? 질문이 많았던 것 같은데요.
[기자]
우선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말을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기자 : 대기업 총수들이 북한에서 어떤 어젠다(의제)를 가지고 논의할 예정인지요?]
[임종석/대통령 비서실장 : (이번 기업인 방북이) 특별한 경우다, 이렇게 생각하지 않고요. 지금 '어떤 구체적인 의제를 이야기할 거냐'는 것은 좀 섣부른 것 같습니다.]
청와대도 재벌 총수들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지는 분명히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임종석 실장은 "이용남 경제 담당 내각 부총리와 기업인들이 이야기하면서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본인도 궁금하다", 이렇게 말했는데요.
해당 기업들에서도 "북한이 원하는 게 뭐고, 향후 경협을 하게 되면 어떤 사업을 할 수 있을지 감을 얻는 게 이번 방북의 목적"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앵커]
하긴 이번 정부 들어서 처음 올라가는 것인데, 이미 모든 것을 다 갖춰 올라가긴 힘들 것이고. 더더군다나 제재 국면이고 기업들 입장에선 신중하게 나올 수 밖에 없을 것 같고요. 청와대도 똑같이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여러 가지 부담을 무릅쓰고, 청와대 내에서도 논쟁이 있었다면서요, 이 문제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 오너들을 수행단에 포함시킬 때는 뭔가 생각하는게 있었겠죠.
[기자]
청와대가 직접적으로 이유를 설명하고 있진 않지만 일종의 '협상의 기술'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핵을 포기하면 풍요로운 경제를 건설하게 해주겠다, 이렇게 말로만 하는 게 아니라 실제 투자 권한이 있고 그 여력이 있는 기업인을 만나게 해서 비핵화를 촉진한다는 겁니다.
정부가 얘기하는 것과 직접 투자를 할 수 있는 기업 오너가 말하는 건 북한이 느끼는 강도가 다르다는 건데요.
기업 입장에서도 당장은 북한이 좋은 시장은 아니지만 미래 잠재가치를 생각하면 관계를 맺어야 할 대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듣도록 하죠. 허진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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