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경찰이 완력 행사" 中, 유커 말만 듣고 항의.. 영상 공개되자 망신살

베이징/이길성 특파원 2018. 9. 18.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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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경찰로부터 가혹한 대우를 받았다"는 중국 유커(遊客) 말만 믿고 스웨덴에 사과와 배상을 요구했던 중국 정부가 그와 다른 진상이 공개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사건은 지난 2일 새벽 스톡홀름의 한 호스텔에 도착한 중국인 정(曾)모씨의 고발에서 시작됐다. 그는 "체크인 시간은 아직 멀지만 노부모를 모시고 있어 로비 소파에서 좀 쉬겠다고 했는데 호텔 측이 경찰을 불렀다"고 주장했다. 정씨는 "경찰은 완력으로 노부모를 끌어내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묘지 앞에 내팽개쳤다"며 길바닥에 누운 아버지, 그 곁에 주저앉아 우는 어머니의 모습을 위챗(중국판 카카오톡)에 올렸다.

이에 주(駐)스톡홀름 중국 대사관은 지난 14일 "충격과 분노를 느꼈다"며 "중국 대사관과 외교부는 스웨덴 정부에 엄중 항의하고 진상 조사를 거쳐 정씨 가족에게 사과와 보상을 할 것을 촉구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환구시보 등은 "이런 냉혈적이고 잔인한 대우가 노벨의 고향이자 걸핏하면 중국 인권을 입에 올리는 유럽의 복지국가의 국격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스웨덴 매체들이 취재한 목격자의 진술과 경찰 조사는 완전히 달랐다. 체크인 시각은 오후 2시였으나 정씨 가족은 자정을 막 넘긴 시각 호텔로 와서 "돈을 낼 테니 소파에서 자겠다"며 막무가내였다. 경찰은 투숙객과 주민의 피해를 막기 위해 차로 8분 떨어진 24시간 개방 교회에 정씨 일행을 내려놓았다. 그 옆에 묘지가 있었던 것이다. 공개된 동영상에서는 스웨덴 여경이 손을 대지도 않았는데 정씨가 길바닥에 뒹굴며 "(스웨덴 경찰이) 사람을 죽이려 한다"며 고함을 쳤다.

한 중국 네티즌은 이 동영상에 "중국 거영(巨嬰·철부지 어른)들이 스웨덴서 젖 달라며 통곡한다"며 "스웨덴의 조치는 옳았다"는 메시지를 달았다. 그러나 환구시보는 16일 자에서 "그들이 스웨덴 경찰에 어떤 행동을 했든 낯선 곳에 이들을 내려놓고 떠나버리는 등의 행동은 무책임하고 인도주의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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