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배터리 절약 설정 동의 없이 원격으로 조정하다 사과

주영재 기자 2018. 9. 18. 12:1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구글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동의 없이 배터리 절약 설정을 원격으로 활성화시켜 구설에 올랐다.

17일(현지시간) BBC 보도에 따르면 구글은 미국의 소셜미디어 레딧(Reddit)의 토론장에서 원격으로 사용자의 설정을 바꿨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설계 담당 데이브 버크 부사장이 2017년 열린 한 구글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Photo by Justin Sullivan/Getty Images

이런 사실은 지난 주 한 안드로이드 휴대폰 사용자가 자신이 설정하지도 않은 배터리 절약 기능이 활성화된 것을 알고 이를 제보하면서 알려졌다.

배터리 절약 설정은 배터리 사용시간을 늘리기 위해 앱이 백그라운드 상태에서 업데이트를 하거나 작동하는 횟수를 줄여준다. 장치를 사용하지 않을 때 알림을 띄우는 시간을 늦추거나 위치 정보 수집을 중단할 수 있다.

구글은 “배터리 절약 기능을 내부적으로 실험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의도치 않게 더 많은 사용자들에게 배포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배터리 절약 기능 설정을 기본 설정 상태로 되돌려놨다”며 “설정을 원하는대로 구성하면 되고, 혼란을 끼쳐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치에 영향을 받은 기종은 구글이 최근 배포한 모바일 운영체제 안드로이드 파이(Pie)가 적용된 기기들로 알려졌다. 구글 픽셀과 안드로이드의 개발자가 설계한 ‘이센셜 폰’도 포함됐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컴퓨터 잡지의 편집자인 케이트 비번은 BBC에 자신의 휴대전화도 영향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갑자기 내 배터리 절약 기능이 켜져 있어 조금 혼란스러웠다”며 “왜 구글이 그런 행동을 했는지 알지 못한다면 내가 내린 결정을 앱이나 운영체제가 뒤집는 걸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투명성과 동의의 문제라며, 변화를 주는 것은 좋은 생각일 수 있지만 그 이유를 아는 것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밝혔다.

사용자를 대상으로 몰래 기능 시험을 하는 것은 구글이 사용자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수집했다는 논란과도 일맥상통한다. 지난해 구글은 모든 위치정보 서비스를 끈 상태에서도 스마트폰의 기지국 정보를 모아 위치를 파악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