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빌리장석' 신화 무너지나..이장석 전 넥센 구단주 2심서도 징역형

김영민 입력 2018.09.19. 14:56 수정 2018.09.19.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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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횡령 혐의 유죄 판결
검찰 수사 단초된 사기 혐의는 '무죄'
1심 4년에서 6개월 감형받아
넥센히어로즈 구단주를 맡았던 이장석 전 대표에게 항소심 재판부도 실형을 선고했다. [연합뉴스]
구단 자금 수십억 원을 횡령ㆍ배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장석(52ㆍ사진) 전 서울히어로즈 대표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다만 항소심 재판부가 이장석 전 대표의 사기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면서 형량이 1심(징역 4년) 대비 줄어들었다. 이 전 대표는 2008년 현대 유니콘스를 '해체 후 재창단' 형식으로 인수하면서 프로야구 넥센의 구단주를 올 초까지 맡아왔다.

19일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김대웅)는 82억원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ㆍ배임, 20억원대 특경가법상 사기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대표에게 징역 3년 6개월 형을 선고했다. 당초 한차례 영장기각 끝에 불구속 기소됐던 이 전 대표는 올 2월 1심에서 징역 4년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서울히어로즈(넥센)는 재정상태가 안 좋아 투자금 유치로 운영됐지만 (이 전 대표는) 다양한 수법으로 개인 금고 돈처럼 회삿돈을 사용해 횡령ㆍ배임했다”며 “대표이사 지위에서 범행을 저지른 점에서 책임이 무겁다”고 판단했다.

이 전 대표는 미국프로야구(MLB)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빌리 빈 전 단장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빌리 빈의 철학대로 적은 투자금만으로 박병호ㆍ강정호 등 유망주를 발굴해 넥센을 매년 플레이오프에 이끌면서 이 전 대표는 ‘빌리장석’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렇지만 구단 인수과정에서의 불협화음이 그의 발목을 붙잡았다. 이 전 대표는 2008년 현대 유니콘스 인수 과정에서 재미사업가 홍성은 레어니어그룹 회장에게 구단 지분(40%)을 양도하는 조건으로 20억원을 투자받았으나 이를 지키지 않은 혐의로 형사 고소를 당했다. 검찰 조사 과정에서는 구단 돈을 자신의 아파트 임대료 등으로 쓰는 등 총 82억원을 횡령한 혐의가 드러나기도 했다.
2심 과정에서 이 전 대표는 홍성은 회장과의 고소 사건이 아닌 검찰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횡령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법정 구속된 이 전 대표의 선처를 위해 넥센 주장을 맡았던 ‘국가대표 출신’ 서건창이 재판부에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으나 ‘허사’였다. 서건창은 법정 증인으로 출석해 “많은 야구인이 이 전 대표가 넥센 히어로즈뿐 아니라 한국야구의 발전에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건창을 비롯한 넥센 구단 선수ㆍ프런트와 달리 상당수 프로야구인은 이 전 대표가 엄벌을 받아야 한다는 강경론을 내세우고 있다. KBO는 지난 5월 “131억원이 넘는 트레이드 머니를 숨기고 ‘선수 장사’를 했다”며 이 전 대표에게 무기한 자격 정지 결정을 내렸다.

서울대학교 총장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 시기 국무총리를 지내기도 했던 정운찬 KBO 총재는 “KBO리그를 이끄는 수장으로서 서울 히어로즈의 실질적 구단주 이장석 대표의 문제로 이번 사태가 벌어진 데 대해 프로야구팬과 국민 모두에 죄송하다”고 밝혔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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