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장수 총리' 日아베, A급 전범 외조부 후광 극우 야심가

2018. 9. 20.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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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소 총리에 이어 최장수 총리..개헌 추진·안보법 강행·애국심 고취
방북 계기로 '스타' 정치인..대북 강경발언 하면서도 北 지렛대로 지지 모아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0일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승리해 3연임을 확정지으며 일본 역사상 최장 기간 집권하는 총리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2012년 12월 26일 두번째 집권을 시작한 이후 이날까지 2천461일째 총리를 맡고 있는 아베 총리는 내년 8월까지 정권을 유지한다면 지금까지 최장이었던 자신의 외종조부(외할아버지의 형제)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作·1901∼1975) 총리(재임기간 2천798일)의 재임 기록을 넘어서게 된다.

이 경우 1차 집권(2006년~2007년) 당시 만 52세로 최연소 총리가 됐던 그는 최장 기간 집권한 총리라는 타이틀도 갖게 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방위성의 자위대 고위급 회의에 참석해 의장대를 사열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아베 총리는 일본 정계에서는 흔한 전형적인 세습 정치인이다.

외조부는 A급 전범으로 수감됐다가 도쿄(東京) 전범재판에서 불기소돼 풀려나 1950년대 후반 총리가 된 기시 노부스케(岸信介·1896∼1987)다. 외종조부는 사토 에이사쿠 전 총리며 아버지 아베 신타로(安倍晋太郞)는 외무상을 지냈다.

명문가의 둘째 아들로 태어난 아베 총리는 학창시절 학교 공부에서는 소질을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계에서 도쿄(東京)대, 교토(京都)대, 사립 게이오(慶應)대, 와세다(早稻田)대 등 명문대 출신이 즐비하지만 그는 도쿄 외곽의 사립대 세이케이(成蹊)대 출신이다.

대학 졸업 후 고베제강에 입사했다가 28세 때인 1982년 아버지의 비서관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작고한 후인 1993년 아버지의 선거구(야마구치 1구)를 물려받아 처음 국회의원(중의원)에 당선됐다.

이후 자민당 청년국장, 내각 관방 부(副)장관 등을 거치며 승승장구했다.

그는 정치적 스승인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 시절 간사장과 관방장관으로 등용된 다음 2006년 총리에 올랐다가 측근 추문으로 궁지에 몰려 이듬해 건강 악화를 핑계로 사임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2012년 두번째로 집권한 이후 '집단적자위권법안'(안보관련법제)을 강행, 통과시키는 한편 방위비를 증강하며 무장을 강화하는 등 극우 정치가의 길을 걸어왔다.

개헌을 지상과제로 삼는 극우단체 일본회의에도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특히 평화헌법(헌법 9조)을 개헌해 일본을 '전쟁가능한 국가'로 변신시키는데 주력해왔다.

이번 선거전을 치르면서 가을 임시국회에 개헌안을 제출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3연임 결정 후 본격적인 개헌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된다.

교과서를 통한 영토교육을 강화하고 전후 반성을 부정하는 수정주의 역사관을 내세우는 한편 애국심을 고취하는 발언을 쏟아낸 것도 극우층 지지를 넓히며 장기 집권을 이뤄낸 원동력이 됐다.

아베 총리는 그동안 국제사회에 북한에 대한 압력 강화를 줄기차게 요구해왔지만, 역설적이게도 북한은 그의 정치적 성공에 지렛대 역할을 해왔다.

미사일 낙하전 회견 나선 日 "北 도발 용납 못해" (CG) [연합뉴스TV 제공]

아베 총리가 스타 정치인이 된 계기는 2002년 관방장관 시절 고이즈미 당시 총리의 평양행에 동행했던 것이었다. 당시 그는 북한이 일본인 납치사건을 시인하고 사죄하도록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존재감을 높였다.

2012년 재집권 후에도 위기에 처할 때마다 대북 강경 발언을 하며 지지율을 끌어올렸다.

올해 초 한반도 화해 분위기 속에서 '재팬 패싱'(일본 배제)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오히려 '외교는 역시 아베'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 내며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3연임에 이르기까지 가장 큰 위기는 모리토모(森友)학원, 가케(加計)학원 등 2개 사학재단의 특혜에 자신과 부인 아키에(昭惠) 여사가 연루됐다는 사학스캔들이었다.

의혹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고 책임을 관료에게 미루는 '꼬리 자르기'를 하면서 아베 총리에게는 오만하다는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일본 정치는 그에게 향후 최장 3년간 일본을 이끌도록 하는 책임을 다시 맡겼다.

"아베 내각 총사퇴하라" (도쿄 교도=연합뉴스) 14일 오후 일본 도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집회 참가자들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내각의 총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최근 사학스캔들을 둘러싼 재무성의 문서 조작 및 아베 총리 측근의 가케(加計)학원 수의학부 신설 특혜 연루 의혹에 항의했다. 2018.4.14 choinal@yna.co.kr

<주요 프로필>

▲ 1954년 도쿄 출생 ▲ 1977년 세이케이(成蹊)대 정치학과 졸업 ▲ 1979년 고베제강 입사 ▲ 1982년 부친의 비서관으로 정계 입문 ▲ 1987년 모리나가(森永)제과 사장의 장녀 아키에(昭惠)와 결혼 ▲ 1993년 국회의원 첫 당선 ▲ 1997년 자민당 청년국장 ▲ 2000년 관방 부장관(모리 내각) ▲ 2003년 자민당 간사장(고이즈미 내각) ▲ 2005년 관방장관(고이즈미 내각) ▲ 2006년 9월 자민당 총재 선출, 제90대 총리 취임 ▲ 2007년 9월 총리직 사임 ▲ 2012년 9월 자민당 총재 선출 ▲ 2012년 12월 제96대 총리 취임 ▲ 2014년 12월 제97대 총리 취임 ▲ 2015년 9월 = 자민당 총재 무투표 재선 확정 ▲ 2017년 11월 제98대 총리 취임 ▲ 2018년 9월 = 자민당 총재 선거 승리로 3연임 확정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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