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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이 자초한 '분란'..상처만 남긴 '은산분리 완화'

입력 2018.09.21. 21:06 수정 2018.09.21.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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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7일 인터넷전문은행 규제 완화를 얘기하자 우리 당은 그다음 날 금융위원회가 가져온 '애매한 법안'으로 야당과 덜컥 합의부터 해버렸다. 첫 합의부터 잘못 풀리니까 결국 법은 누더기가 되고 불만은 커졌다. 한마디로 당이 뚫린 것이다."

■ 통과 과정에서 법안은 '누더기' 민주당은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에 '재벌의 사금고화'를 막는 안전장치를 해놓았다고 주장했지만, 정작 이 장치는 법에 명시된 것이 아니라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은 제외하나 정보통신기술(ICT) 또는 전자상거래 기업의 해당 자산 비중이 50% 이상이면 허용한다'는 내용은 시행령의 부대조건으로 넣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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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당론 깨고 야당과 덜컥 합의
'선 합의-후 논의'로 당내 반발 불러
'재벌 사금고화 금지' 부대조건으로
"시행령에 기댄 누더기 법안" 비판도

[한겨레]

20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이 의결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2hani.co.kr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7일 인터넷전문은행 규제 완화를 얘기하자 우리 당은 그다음 날 금융위원회가 가져온 ‘애매한 법안’으로 야당과 덜컥 합의부터 해버렸다. 첫 합의부터 잘못 풀리니까 결국 법은 누더기가 되고 불만은 커졌다. 한마디로 당이 뚫린 것이다.”

지난 20일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 한도를 대폭 확대하는 내용의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통과를 지켜본 더불어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이렇게 평했다.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이 여야의 첫 합의(8월8일)부터 본회의에서 통과되기까지의 44일은 논란의 연속이었다.

첫 단추부터 꼬인 여당 민주당 내 여러 의원은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이 삐걱댄 가장 큰 이유로 ‘선 합의→후 논의’ 문제를 꼽았다. 민주당은 그동안 당론으로 은산분리 완화에 반대하며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에 반대해왔다. 하지만 지난달 7일 문 대통령이 인터넷전문은행 규제혁신 현장방문을 한 다음날 바로 야당과 합의를 해버렸다. 반발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한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9일 정책의총에서 협의과정을 보고하는 줄 알았는데 김태년 정책위의장이 합의했다고 보고하더라. 순간 잘못 들은 줄 알았다. 그동안 이 문제에 관심 있는 의원들을 만나 논의라도 해야 하는데 다 생략하고 합의를 해버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날 열린 민주당 의총에서도 이 문제를 집중 추궁했다고 한다. 박영선 의원은 “지난 1년 동안, 소통이 안 되고 처리된 법안이 많았다. 정책위 운영을 시정해달라”고 공개적으로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의원은 이 자리에서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만 하더라도 법안의 핵심이 시행령에 들어간 것은 말이 안 된다. 그러면 국회는 왜 존재하느냐”며 “원내대표를 몇 번이나 만나 과정을 물었는데도 모른다고 한 적도 있었다. 결국 과정을 정리하는 건 정책위인데 이러면 권위와 신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행령은 정부가 바뀌면 국회를 거치지 않고 국무회의 의결을 통해서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통과 과정에서 법안은 ‘누더기’ 민주당은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에 ‘재벌의 사금고화’를 막는 안전장치를 해놓았다고 주장했지만, 정작 이 장치는 법에 명시된 것이 아니라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은 제외하나 정보통신기술(ICT) 또는 전자상거래 기업의 해당 자산 비중이 50% 이상이면 허용한다’는 내용은 시행령의 부대조건으로 넣기로 했다. 결국 전날 본회의에서 민주당 의원 13명은 이 법에 반대했고 15명은 기권했다. 반대표를 던진 한 의원은 “오랫동안 우리는 이 법뿐 아니라 규제프리존법 등에 여러 차례 반대해왔다. 박근혜 정부 때 추진하던 법안이 이름만 바뀌었을 뿐인데 이제 와서 정부가 원하니 해달라고 하면 누가 설득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박용진 의원도 법안이 통과된 직후 페이스북에 “국회가 법으로 규정해야 할 구체적 취지를 포괄적이고 막연하게 시행령에 위임하는 것은 국회의 입법권을 스스로 포기한, 100년을 후회할 명백한 잘못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반대표를 던진 또 다른 의원도 “원내 진행 과정에서 부족함이 있었다. 이 법안의 처리 과정이나 형식, 내용 등에 동의할 수 없었다”며 “대통령이 말하는 법안과 실제 발의된 법안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게 개인적 견해”라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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