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추석은? "여자들 독박 부엌일은 남북 똑같아"

이해진 기자 2018. 9. 23.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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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는 추석을 어떻게 보낼까.

통일부 북한정보포털에 따르면 사회주의 국가인 북한에서는 1988년이 돼서야 추석이 민족명절로 지정됐다.

추석 당일 앞뒤로 모두 3일을 쉬는 남한과 달리 북한은 추석 당일 하루만 쉰다.

지난해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은 "추석 명절 북한 주민들이 문수물놀이장과 능라인민유원지 등에서 휴일을 즐겼다"고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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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성행렬 거의 없이 조용한 추석.."친척보다 이웃과 보내는 문화"
탈북민인 허진 북한요리연구가가 함경도 지방 추석 차례상을 재현한 모습. 문어와 명태 등 해산물이 올라갔고 과일은 윗부분을 깎지 않은채로 올렸다./사진=한국문화재재단


북한에서는 추석을 어떻게 보낼까. 2018 평양 남북정상회담으로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북한 주민들의 일상생활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명절 연휴 기간을 맞아 엿보는 북한의 추석 풍경은 우리와는 차이가 있다. 통일부 북한정보포털에 따르면 사회주의 국가인 북한에서는 1988년이 돼서야 추석이 민족명절로 지정됐다. 추석 당일 앞뒤로 모두 3일을 쉬는 남한과 달리 북한은 추석 당일 하루만 쉰다.

연휴가 짧다 보니 귀성행렬은 찾아보기 힘들다. 2008년 탈북한 김모씨(40)는 "북한에서는 국가주석 생일이 큰 명절이지 추석은 큰 의미가 없는 하루짜리 휴일에 불과하다"며 "차편도 좋지 않아 다른 지역에 사는 친척 집에 가려면 며칠씩 걸리기 때문에 잘 모이지 않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가족보다는 이웃과 어울려 보내는 것이 일반적인 북한의 추석 풍경이다. 집 근처 산으로 성묘를 가 음식을 펴놓고 주변의 이웃들과 함께 나눠 먹으며 그 자리에서 노래나 춤을 추며 노는 식이다. 전영선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는 "북한은 친척 개념이 남한보다 약하고 마을공동체와 조직문화가 더 발달해서 이웃이나 직장동료와 함께 명절을 맞이한다"고 말했다.

차례상 문화도 다르다. 조율이시(棗栗梨枾·왼쪽부터 대추, 밤, 배, 감의 순서로 놓는 법) 등을 따르는 남한과 달리 특정한 음식 종류나 순서가 없다. 제기도 사용하지 않아 평소 사용하는 접시에 각 가정 형편에 맞게 차린 음식으로 구색을 맞추는 정도다. 다만 남한처럼 맨 앞줄에는 과일을 올리는데 윗부분을 칼로 깎지 않고 통째로 상에 올린다.

2006년 탈북한 북한 요리연구가 허진씨(55)는 "제사상에 송편을 올리기도 하는데 깨나 콩 등 곡물을 넣는 남한과 달리 쉽게 구할 수 있는 무나 양파 등 야채를 볶아 속을 만든다"고 말했다. 허씨는 "형편이 괜찮은 집들은 최근 중국 과자인 월병이나 양주, 바나나를 상에 올리기도 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차례 음식을 만드는 등 가사노동이 여성에게 몰리는 명절 풍경은 남북한이 비슷한 모양새다. 허씨는 "남자들은 부엌일을 거들지 않는다"며 "남한이나 북한이나 추석날 부엌에서 여자들만 종종대기는 매한가지"라고 말했다.

연휴 기간 여행을 가는 남한처럼 북한에서도 추석 당일 놀이공원이나 워터파크를 찾아 휴일을 즐기기도 한다. 지난해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은 "추석 명절 북한 주민들이 문수물놀이장과 능라인민유원지 등에서 휴일을 즐겼다"고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평양 상류층 주민 등 일부의 이야기일 가능성이 높다. 한국생활 4년차인 탈북민 조은경씨(22)는 "추석날 관광지를 찾는 것은 여유 있는 일부 사람들의 이야기일 뿐 대다수는 성묘를 다녀온 뒤 가족들과 집에서 음식을 나눠 먹으며 조용히 보내는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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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진 기자 hjl1210@, 이영민 기자 lets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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