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北김정은·日아베 '행동개시'..역사갈등 불붙나

이배운 기자 입력 2018.09.24.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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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 이배운 기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6년 8월 브라질 리우올림픽 폐막식에서 유명 게임 캐릭터 ‘마리오’ 복장을 입고 깜짝 등장했다. ⓒBBC

2016년 8월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브라질 리우올림픽 폐막식에서 마리오 복장을 입고 ‘깜짝’ 등장해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2020년 도쿄 올림픽’ 예고 무대의 클라이맥스를 장식한 것이다.

해외 언론에선 일본의 기발한 연출과 아베 총리의 쇼맨십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지만, 국내 여론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아베 총리가 도쿄 올림픽이 개최되는 2020년까지 임기를 지속하겠다는 야망을 드러낸 탓이다.

아베 총리의 야망은 결국 현실화 됐다. 지난 19일 진행된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아베 총리는 68%의 득표율로 압승을 거두고 2021년 9월까지 총리직을 유지하게 됐다. 올해 초 '사학 스캔들' '재팬패싱' ‘폭우 술판’ 등 굵직한 악재가 잇따랐지만 아베노믹스의 성과가 나타나면서 지지율 반등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외교부는 "앞으로도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 발전을 위해 양국이 긴밀히 소통하면서 함께 협력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다소 톤을 낮춘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정치적 기반을 더욱 견고하게 다진 아베 총리는 이제 본인의 평생 숙원인 ‘전쟁 가능국가’ 개헌에 가속 패달을 밟을 전망이다. 한·중·러 등 주변국들은 이같은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지역 긴장감이 극대화 되고 안보 정세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아베 총리는 개헌 동력을 유지하기 위해 ‘위안부 강제동원 부정’, ‘야스쿠니 신사 참배’, ‘독도 영유권 부당주장’ 등 역사왜곡을 동반한 우경화 조치들도 계속 강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우익 세력을 굳건한 지지기반으로 두고 있는 아베 총리는 정치적 위기에 처하거나 정책동력이 약화될 때마다 역사왜곡 카드를 꺼내들어 우익여론 집결 및 강력한지지 효과를 이끌어낸 바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데일리안

한국은 때마침 일본의 역사도발에 함께 맞설 우군을 확보한 모양새다. 북한이 비핵화를 계기로 남북관계 개선에 나서고 정상국가화 및 국제사회 합류를 꾀하는 것이다.

한국은 아베 내각의 역사 도발에 단호히 맞서면서도 비판 수위는 일정한 정도를 지켜야 하는 입장이다. 양국이 안보·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 긴밀 협력하는 상황에서 관계악화를 무릅쓰기 어려운 탓이다.

반면에 북한은 일본의 눈치를 안보고 직설적인 비판·맹비난을 퍼부을 수 있다. 실제로 북한은 과거부터 일본의 역사왜곡 행태를 강하게 비판해왔고 올해 들어 과거사 사죄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더욱 높이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특집면을 마련해 일본의 역사왜곡 행보를 비판하는 논평을 연달아 올렸다. 한 논평은 "지금껏 일제는 야만적인 식민지배책동에 대해 조금도 사죄·배상도 하지 않았다“며 ”우리의 신성한 영토인 독도는 제 땅이라고 우기며 재침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다른 논평은 "일본 반동들은 전시강간은 전쟁범죄나 반인륜적인 범죄가 아니라고 철면피하게 놀아대고 있다"며 "죄악을 묻어버리려고 오그랑수(꼼수)를 쓸수록 우리 인민의 복수심만 더 커진다. 우리 인민의 천년숙적인 왜X들의 사등뼈(척추뼈)를 분질러야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북한이 과거사 사죄를 강하게 촉구하는 것은 당연한 요구이기도 하지만 일본측의 배상금을 높이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북·일 정상은 2002년에 일본이 과거 식민지 지배로 피해를 끼쳤음을 인정하고 국교정상화 후 경제지원을 제공한다는 내용의 '평양선언'에 합의한 바 있다.

북한이 비핵화를 계기로 정상국가 지위를 인정받고 일본과 국교를 정상화하면 평양선언에 근거해 10조원 이상의 경제지원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과거사 인정 정도에 따라 지원 규모가 더욱 커질 수도 있는 만큼 남북이 역사공조를 펼쳐 역사도발·왜곡에 더욱 강경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기대도 제기된다.

한편 일본 매체들은 북한이 과거사 사죄를 요구하는 것은 한·일 관계를 이간하고 북핵 공조를 약화시키려는 의도가 깔렸다고 주장한다. 지난 5월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북한은 일본과의 영토 문제를 부각시켜 남북 융화를 호소하려는 의도가 있다"며 "남북의 연대를 강조하면서 한일동맹을 약화 시키려는 목적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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