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총리 이어 대망론 불까..이낙연, 존재감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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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책임 총리 이낙연, 존재감 업그레이드될까
이낙연 국무총리는 전남지사를 맡던 2016년까지만 해도 대권 주자 후보군에는 쉽게 진입하지 못했다. 여론조사 리서치뷰가 2016년 9월 10~11일 실시한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1.2%의 지지를 받았을 뿐이었다.
하지만 2년 만에 이 총리의 위상은 달라졌다. 최근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범진보 후보 중 2위(10.7%)에 올랐다.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CBS의 의뢰로 지난달 27~31일 실시한 조사에서다. 1위는 박원순 서울시장(12.1%)이었다.(※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총리는 취임 후 살충제 계란 파동을 시작으로 생리대 화학물질, 수능 개편안, 신고리 5ㆍ6호기 원전 공론화 등 여러 골치아픈 현안을 맞딱드려 무난한게 처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9월 국회 대정부 질문 때엔 야당의 집중포화에 의연하게 대처하는 모습이 대중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당시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이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 노무현 정부의 동북아 균형자론이 얻은 게 뭔가. 핵과 미사일인가”라고 질문하자 이 총리는 “지난 9년 동안 햇볕정책과 균형자론을 폐기한 정부가 있었다. 그걸 건너뛰고 이런 질문을 받는 게 뜻밖”이라고 받아쳤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 총리를 발탁한 이유를 보여준 장면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의 신뢰를 바탕으로 이 총리 교체설 등 구설에 오르는 일이 없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월 이 총리의 아프리카 순방에 대통령 전용기를 내주기도 했다. 문 대통령 지지자들은 문 대통령을 ‘이니’라는 애칭으로 부르는 것처럼 이 총리를 ‘여니’라고 부르기도 한다. 차기 대권 주자로서 현직 대통령 지지 그룹의 관심은 유리한 조건이 아닐 수 없다.
그가 호남 출신이라는 점도 대선 가도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이후 더불어민주당에는 호남을 대표하는 이렇다 할 대권 주자가 없었다. 문 대통령이 이 총리를 총리 후보자로 지명할 때에도 출신 지역이 고려됐다는 게 정설이다. 이 때문에 당시 당내에선 “대통령이 이낙연 총리 후보자를 차기 대권 주자 가운데 한 명으로 키우려는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민주당이 ‘호남 정당’에서 벗어나 ‘전국 정당’으로 거듭난 상황에서 지역색을 대놓고 내세우는 것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현직 국무총리인 이 총리의 대망설은 시기상조인 측면은 있다. 그는 지난 1월 차기 대권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것에 대해 “이 시대가 문재인 정부에게 짐 지워준 과제가 많은데 그걸 얼마나 감당할 수 있을까, 그런 걱정이 떠나질 않는다”며 즉답을 피했다. 지난해 11월에도 “총리 직무를 얼마나 잘할 것인가에 매달리는 데도 힘이 부칠 때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좀 ‘놀 자유’도 있지 않은가 생각한다”는 농담도 했다. 하지만 앞서 이 총리는 전남지사로 일하던 2015년 한 언론과 인터뷰에선 대권 도전 의사를 묻는 말에 “이제부터는 하늘의 뜻이라고 생각한다”고 여운을 남겼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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