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포항 지진 발생 10개월..끝나지 않는 고통

포항CBS 문석준 기자 2018. 9. 24. 09:0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을 맞아 각 가정마다 온 가족이 모여 정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포항 지진 이후 아직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일부 이재민들은 지진의 악몽을 잊지 못한 채 쓸쓸히 임시구호소에서 추석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외벽 곳곳이 갈라지거나 부서졌지만 정밀점검 결과 이주 수준의 '위험 등급'을 받지 못한 91가구 208명의 이재민은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흥해실내체육관에 마련된 임시구호소에 남아 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통신망에서 음성 재생시
별도의 데이터 요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포항시 북구에 있는 흥해실내체육관 내부 모습. 이재민들이 거주하는 텐트가 줄지어 서 있다. (사진=문석준 기자)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을 맞아 각 가정마다 온 가족이 모여 정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포항 지진 이후 아직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일부 이재민들은 지진의 악몽을 잊지 못한 채 쓸쓸히 임시구호소에서 추석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11월 14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의 강진 이후 1천800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 중 집이 크게 파손돼 '이주판정'을 받은 가구는 763가구다. 지금까지 752가구는 정부와 포항시가 준비한 새로운 집이나 임시거주시설로 이주했고, 나머지 11가구도 조만간 이사할 계획이다.

그러나 외벽 곳곳이 갈라지거나 부서졌지만 정밀점검 결과 이주 수준의 '위험 등급'을 받지 못한 91가구 208명의 이재민은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흥해실내체육관에 마련된 임시구호소에 남아 있다.

10개월째 이어지는 구호소 생활에 지친 이재민들의 삶은 점점 더 피폐해져가고 있다.

최모(68)씨는 "집을 떠나 이곳에서 생활하는 건 생각보다 더 비참하고 힘든 삶"이라며 "가끔 술 한 잔을 하고 용기를 내어 집에 올라가 보지만 혹시라도 무너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다시 대피소로 돌아오게 된다"며 한숨을 쉬었다.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지진의 공포와 상처에 힘들어하는 이재민도 많다.

김모(76)할머니는 "지진이 난 뒤 다른 지역에 사는 아들은 겁이 난다며 지난 설도 찾지 않았고, 이번 추석에도 내려오지 않겠다고 했다"면서 "명절에 손주 얼굴도 못 보는 현실에 눈물만 난다"고 흐느꼈다.

평생 모은 전 재산이 휴지조각이 되자 몸은 물론, 마음의 병까지 얻은 이재민도 있다.

박모(74)할아버지는 "내 모든 재산인 집이 지진 전엔 7천만 원에서 이제는 살지 못하는 곳이 돼 1천만 원도 받을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평생의 노력과 내 삶이 모두 물거품이 된 것 같아 너무 원통하다"고 하소연했다.

지진 발생 10개월이 훌쩍 지났지만 이재민들의 상처는 여전히 아물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지난 21일 흥해실내체육관을 찾은 포항시 권태흠 북구청장은 "오랜 구호소 생활로 지친 이재민 여러분들이 빠른 시일 내에 집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기원한다"며 "이재민들의 삶이 나아질 수 있도록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 기자와 카톡 채팅하기
▶ 노컷뉴스 영상 구독하기

[포항CBS 문석준 기자] pressmoon@cbs.co.kr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