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명절 연휴 비밀업무는 '노조 와해'".."사실 아니다"

박영회 입력 2018. 9. 24.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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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직원 수가 만 7천 명이나 되는 포스코에, 노동조합원이 단 9명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사실상 노조가 없었던 셈인데 최근 포스코에 새로운 노조가 출범했습니다.

그러자 사측이 추석 연휴에도 출근해서 이 새 노조를 와해시키기 위해 조직적으로 준비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박영회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리포트 ▶

포스코의 포항 인재교육원.

추석 전날인 어제(23일), 텅 빈 강의실에 단 두세 명만 나와 뭔가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영장 가져오라니까, 영장!" (회사 출입하는데 무슨 영장을 가져와요?)

노동조합에 대응하는 노무 담당 직원들인데, 노조원들이 찾아와 무슨 일을 하냐고 묻자, 실랑이가 벌어집니다.

(자료를 한번 봐요. 그러면.) "왜 보는데?"

강의실 앞 화이트보드에는 '비대위 가입 우수 부서'를 발굴하고, 분위기나 가입 현황을 홍보한다"고 돼 있습니다.

'비대위'는 불과 9명이 가입해 있던, 기존 노조를 뜻합니다.

직원 수 1만 7천 명인 포스코에, 이 9명짜리 노조만 존재했는데, 지난 13일 민주노총 소속의 새 노조가 출범했습니다.

그러자 회사 측이 새 민주노총 노조 대신 기존 노조 가입을 유도한 겁니다.

[권영국/변호사] "민주적이고 자주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노동조합을 방해하고 무력화시키려고 하는, 시나리오를 만들고 있었던 것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나온 문건과 메모들입니다.

새 노조의 대화방 등 동향을 분석하면서, 대응방안으로 "부서장들이 직원들과 퇴근 후 소통을 강화한다", 또, "회사 논리가 잘 전달되는지, 시범 부서를 정해 조직화한다"고 돼 있습니다.

새 노조 측은 회사가 조직적으로 부정적인 여론을 조성하면서, 불법으로 조합원 모집을 방해했다며, 법적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포스코는 "노무 담당 사무실이 전기 공사 중이라, 임시로 빈 강의실에서 일한 것이며, 직원들의 노조 가입에 대한 회사 방침은 전혀 없다"면서, 경찰이 문서를 가져간 노조원들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박영회입니다.

박영회 기자 (nofootbird@im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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