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트럼프, 유엔총회 기조연설서 "김정은 위원장·文대통령께 감사"

한영혜 2018. 9. 25.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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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첫 유엔 연설 "북한 완전 파괴"와 확연한 차이
"북한, 핵실험 중단..제재는 비핵화 완료 때까지 유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연설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용기와 조치에 감사한다“며 ’대담하고 새로운 평화 추진 위해 북한과 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조치와 그의 용기에 감사를 표한다”며 “북한과 한반도 비핵화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3차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6ㆍ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비롯해 지난해와는 확연히 달라진 북미 관계를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북한이 로켓과 미사일 발사를 이미 중단했고 핵실험은 중단됐으며 일부 군사시설을 해체하는 등 많은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이 취할 조치들은 남아있고, 비핵화가 완성될 때까지 제재는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특별히 감사하다”고 밝힌 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연설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의 용기와 조치에 감사한다“며 ’대담하고 새로운 평화 추진 위해 북한과 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1년 전 취임 후 9월 유엔총회 첫 연설에서 김 위원장을 ‘로켓맨’으로 조롱, “자살 임무를 하고 있다”며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이외엔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한 것과는 180도 다른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약 30여 분간에 걸친 연설에서 북한과 관련해서는 약 2분 남짓 언급했다. 지난해 비판과 경고의 대상이 북한이었던 것에 반해 올해는 이란과 시리아 등에 집중했다.

이란을 ‘부패한 독재’로 지칭하고, “이란의 지도자들은 혼란과 죽음, 파괴의 씨를 뿌렸다”면서 “이란이 침략적 행위를 계속하는 한 우리는 모든 국가가 이란 정권을 고립시킬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시리아 아사드 정권에 대해서도 “아사드 정권에 의해 화학무기가 배치될 경우 미국은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밖에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성공적으로 서명했다”며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국 무역적자가 13조 달러에 이른다. 더는 방관할 수 없다”며 “항상 우리의 이해를 추구할 것”이라며 미국우선주의를 강조했다. 국제통상이 개혁되어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대통령으로서 자신의 중요한 목표는 미국의 주권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은 물론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대해서도 국제유가가 높다고 공격했다.
25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총회 토론회 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차녀 티파니 트럼프(왼쪽부터)과 장녀 이방카 트럼프, 사위 재러드 쿠슈너, 며느리 라라 트럼프, 차남 에릭 트럼프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에 귀를 귀울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날 연설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북한, 세계를 위해 좋은 일을 할 것”이라며 “김 위원장과 회담을 준비하고 있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관계에 대해 “언론에서 이해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진전을 이루고 있다”며 “우리는 여러분이 아는 이상으로 북한과 훨씬 잘 지낸다. 김 위원장과 많은 개인적인 서신 왕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핵ㆍ미사일 시험 중단, 장기 억류 미국인 석방, 6ㆍ25전쟁 미군 전사자 유해 송환 등을 언급한 뒤 “가까운 미래에 더 많은 것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날 유엔총회에서 최근 부임한 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는 총회장 뒤쪽에 마련된 좌석에 앉아 진중한 표정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청취했다. 옆에 앉은 다른 실무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받아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완전 파괴’ 발언을 한 지난해에는 당시 자성남 북한 대사가 자리 앉아있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에 나설 무렵 미리 자리를 박차고 나가 사실상 연설을 보이콧했고, 실무자만 남아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받아적은 바 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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