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뉴스분석] 정상에서 대중까지..文대통령, 연내 종전선언 위해 전방위 외교

입력 2018.09.26.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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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24일 트럼프 대통령과 종전선언 논의

-25일 美 언론 인터뷰ㆍ싱크탱크 연설 통해 美대중 설득

-26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선 국제사회 설득나설 듯

[뉴욕(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유엔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미 종전선언을 타진하기 위한 전방위외교를 펼쳤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부터 공공외교 일정까지 소화해가며 미국에 종전선언 및 북한에 대한 체제보장 조치를 촉구하고 나섰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 대통령과의 평양정상회담에서 상응조치를 전제로 한 영변 핵시설 영구폐기를 요구하면서 열쇠를 쥔 미국을 설득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청와대 제공]

▶‘트럼프, 김정은과 종전선언 논의’…美대중 설득나선 文=문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채널과의 인터뷰에서 연내 종전선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미 뉴스채널 시청률 1위이면서 보수성향이 강한 폭스뉴스 채널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신뢰관계를 강조하며 종전선언이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라는 인식을 보여줬다.

문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빠른 시기에 종전선언이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공감대가 대체로 형성됐다고 생각한다”며 “종전선언에 대해 어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 때 충분히 논의를 했다. 그리고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 예정된 제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도 논의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복수의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폭스뉴스 채널의 애청자들이라는 점을 고려해 문 대통령의 대북정책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토대로 이뤄지고 있음을 어필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문 대통령이 “친구 이상의 관계가 됐다고 생각한다. 두 사람 사이에서는 완벽한 신뢰관계가 형성돼 있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어떤 위대한 역사를 만들어낼 수 있는 인물은 트럼프 대통령밖에 없다고 믿고 있다”며 “그래서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내에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루고 싶다, 이런 희망을 여러차례 표명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한 이유를 역설했다.

또 북한의 진지한 핵폐기 조치는 “미국이 상응하는 조치를 어느 정도 속도 있게 해주냐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며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하면 할 수록 미국 측에서는 북한이 핵을 내려놓더라도 북한의 체제를 보장해줄 것이며 북미관계를 새롭게 만들어 나갈 것이라는 믿음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美지식인층에도 “종전선언 필요”…김 위원장 호소 전달= 같은날 오후, 문 대통령은 이번엔 미 지식인층을 겨냥해 남북미 종전선언의 필요성을 호소하고 나섰다. 문 대통령은 ‘속임수를 쓰면 미국의 보복을 어떻게 감당하겠냐’며 비핵화 진정성을 호소한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하며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견인하기 위한 체제보장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많은 세계인들이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여러 조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북한을 믿지 못하겠다, 속임수도, 시간끌기다라는 말하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지금 이 상황 속에서 북한이 속임수를 쓰거나 시간 끌기를 해서 도대체 북한이 얻을 수 있는 게 뭐가 있겠는가”는 김 위원장의 발언을 직접 소개하며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에 진정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발언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데에는 미 지식인층이 과거 북한과의 협상경험 및 자료를 토대로 북한의 비핵화를 회의적으로 바라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행사 질의응답에서 “북한과 미국 사이에 여러 차례 비핵화 합의가 있었지만 모두 실천을 이루지 못하고 실패경험이 있기 때문에 북한의 의도에 대해 불신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며 “과거 합의는 6자회담 등을 통해 실무적 차원에서 이뤄진 합의였고, 이행과정에서 파탄이 나기 쉬운 합의였다. 이번에는 사상 최초로 미국 대통령과 북한의 최고지도자 사이의 정상회담이 이뤄지면서 양 정상이 체결을 향해 약속을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행사 연설에서도 “남북이 추구하는 종전선언은 평화체제로 나아가기 위해 거쳐야 할 과정”이라며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촉진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이어 남북미 종전선언이 이뤄지면 북측에서 주한미군 및 유엔사령부의 지위변화를 요구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며 “종전선언은 평화협정으로 가기 위한 정치적 선언이므로 평화협정이 체결될 때까지는 정전체제가 그대로 유지된다. 주한미군의 주둔은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과 무관하게 한미동맹이 결정할 문제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文대통령, 내일 유엔서 종전선언 촉구= 문 대통령의 방미기간 동안의 일정은 트럼프 대통령과 세계 각국 정상, 미국 대중과 지식인층, 그리고 국제사회를 겨냥해 남북미 종전선언의 필요성을 호소하는 구조로 짜여졌다. 

[사진=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26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도 북한의 비핵화를 견인하기 위한 상응조치의 필요성을 피력할 계획이다. 앞서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2차장은 지난 21일 문 대통령이 “평양 남북 정상회담 결과를 중심으로 북한의 비핵화와 남북관계 발전, 북미대화의 선순환적 구조에 대한 우리 측 비전을 얘기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이행될 때까지 대북제재는 유지돼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을 고려해 문 대통령은 국제사회에 종전선언 및 대북 인도적 지원을 호소하는 데에 집중할 전망이다.

앞서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21일 “북한의 비핵화 과정에서 유엔에서의 제재가 한 역할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가 아니고 제재가 제재를 위한 제재가 아닌, 비핵화를 실현하는 그런 제재가 될 수 있기를, 그리고 비핵화를 위해 제재가 해소되는 그런 길이 되기를 기대해본다”고도 말했다. 현 단계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추가적으로 견인하기 위해서는 북한에 대한 체제보장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인식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등은 북한과의 제2 정상회담 및 비핵화 협상 재개에 대한 기대를 드러내면서도 비핵화가 이뤄지기 전까지 대북제재를 해소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미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의 정상회담 결과 브리핑문에 “양 정상은 북한이 비핵화가 경제적 번영과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위한 유일한 길임을 인식시키기 위해 현행제재의 강력한 이행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에 동의했다”고 명시했다.

munja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