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소비자에 기름 붓는 '미미쿠키' 해명글..'폐점합니다'하면 끝?
[경향신문]
공장에서 만들고 마트에서 판매하는 과자를 ‘유기농 수제쿠키’로 둔갑시켜 판매한 업체 ‘미미쿠키’가 매의 눈을 가진 소비자에게 발각됐습니다. 유기농으로 입소문이 난 곳이라 소비자들은 비싼 가격을 감수하고 줄까지 서면서 제품을 구매했다는데요. 추석 연휴를 앞두고 불거진 논란이 식을 줄을 모릅니다. 소비자들은 형사 고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미미쿠키는 충북 음성에 있는 과자 판매 업체입니다. 인스타그램과 카카오스토리, 블로그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제품을 홍보하고 예약을 받아 쿠키, 케이크, 마카롱 등을 판매했습니다. 베이킹을 전공한 부부가 아기의 태명 ‘미미’를 따서 가게 이름을 지었다며 정직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이런 운영방침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샀습니다. 유기농 수제품으로 홍보하고 한정된 수량만 판다고 하니 전국에서 주문이 경쟁적으로 밀려들었습니다. 업체 운영자는 이런 내용을 SNS에 게시해 큰 홍보 효과를 누렸습니다.
지난 20일 한 소비자가 SNS에 글을 올려 미미쿠키가 판매하는 수제쿠키 제품이 대형 마트 코스트코에서 판매하는 과자 제품과 유사하다는 주장을 내놓았습니다. 코스트코 과자 제품 사진도 첨부했습니다. 미미쿠키는 곧바로 “기존 마트 완제품을 구매해 재포장했다는 것은 절대 사실이 아니다. 정정해 달라”고 이 내용을 부인했습니다.
그러나 의혹은 점점 커졌습니다. 쿠키 뿐만 아니라 롤케이크, 치즈케이크 등 다른 제품도 코스트코나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제품과 똑같다는 제보가 이어졌습니다.
미미쿠키는 문제가 불거진 지 이틀 후인 22일 결국 잘못을 시인합니다. 주문은 밀려 드는데 만들 역량은 없어서 사다 팔 생각을 했다는 겁니다.
“솔직히 돈이 부족했습니다. 환불은 눈에 보이고…. 가진 게 없어서 잘못되면 감방에 갈 수도 있겠단 생각이 저의 판단력을 흐리게도 하였습니다. 통장잔고는 없고 무섭고 두려웠습니다.” (업체 입장문 중에서)
업체 쪽은 “진작 밝히려고 했으나 이전글(해명글) 쓰면서도 무척 양심에 가책을 느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마카롱과 생크림 카스테라는 수제로 만들었다고 주장하면서 이들 제품에 대해서는 환불을 거절했습니다.
지난 7월부터 업체는 직거래 사이트인 네이버 카페 ‘농라마트’에서도 제품을 홍보하고 예약을 받았습니다. 이 카페에서는 소비자들이 공동으로 미미쿠키 운영자에 대한 형사고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카페 운영자에게 형사 고소 위임장을 속속 제출하고 있습니다.
“사람의 건강으로 사기를 친 ‘**쿠키’를 신고합니다.” 이같은 제목으로 24일 올라온 청와대 청원에 27일 오전까지 1800여명이 참여했습니다.
업체 측은 ‘폐점합니다’ 라는 메시지만 올려두고 모든 SNS 계정을 닫았습니다. 고소장이 접수되면 경찰 수사가 시작될 것으로 보입니다.
최미랑 기자 r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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