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DUGOUT ISP] 성균관대학교 김수안 초빙 교수

대단한미디어 입력 2018.09.27.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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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슬럼프를 위하여

누구나 레전드를 꿈꾼다. 그리고 누구에게나 슬럼프가 찾아올 수 있다. 레전드와 슬럼프, 언뜻 보면 이질적인 두 단어는 사실 떼려야 뗄 수 없다. 모든 스포츠가 그렇겠지만, 특히 멘탈이 강조되는 야구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불쑥 찾아온 슬럼프를 이겨내다 보면, 모두가 꿈꾸는 레전드가 될 수 있다. 슬럼프의 진리를 심리학으로 읽어낸 야구 심리학자 김수안 교수를 <더그아웃 매거진>이 만났다.

Photographer 황미노  Editor 윤다영  Location 대단한미디어



야구 심리학, 그 낯설고도 익숙함

에디터가 김수안 교수를 알게 된 건 ‘레전드는 슬럼프로 만들어진다’는 책 덕분이었다. 야구 심리학 박사 논문을 바탕으로 작성한 책이며 2시간 남짓이면 읽을 수 있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글이다. 책을 탄생하게 만든 야구 심리학은 국내에서도 낯선 분야다. 이 새로운 도전의 첫걸음은 야구팬 지도교수와 제자의 만남에서 시작됐다.


성격과 정서에 관련된 공부를 하기 위해 심리학 박사 과정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지도 교수는 김 교수에게 무엇을 연구하고 싶은지 물었다. 단순하게 ‘재밌는 연구’로 답한 김 교수에게 지도 교수는 학위를 위한 맹목적인 연구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LG 트윈스의 열혈 팬이셨던 지도 교수님이 먼저 ‘야구 심리학’은 어떠냐고 하셨어요. 어떻게 하면 야구를 더 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심리학적 접근을 제안하신 거죠.”


야구와 심리학의 접목은 1920년대 미국에서 일찍이 시작됐다. 그 이후에도 콜먼 그리피스, 데이비드 트레이시를 지나 국내에서도 유명한 하비 도프만까지 야구팬이라면 이름은 들어본 굵직한 야구 심리학자가 많다.



“야구 심리학이라는 특정 분야가 있는 것은 아니에요. 사회 심리학, 인지 심리학과 같이 심리학적 요소를 야구에 접목한 연구 내용을 ‘야구 심리학’이라고 부르는 거예요. 농구 심리학, 골프 심리학도 있을 수 있는 거죠. 야구라는 종목은 스포츠 중에서도 정적, 동적인 순간이 공존하는 운동이에요. 모든 스포츠가 다 그렇겠지만 야구는 특히 멘탈적 요소가 중요해요. 심리학의 목적은 인간 행동에 대한 이해예요. 과학적 연구를 바탕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행동들을 설명해주는 학문이죠. 그 행동이 지속되면 앞으로 어떻게 될지 미래를 예측하고 그럴 땐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개입방법까지 가르쳐주는 거예요. 야구 심리학은 심리학 본연의 목적이 야구에 적용된다고 볼 수 있어요.”


김 교수가 처음부터 심리학도의 길을 걸었던 것은 아니었다. 학부 시절 그의 전공은 프랑스어였다. 누구나 진로를 고민하던 그 시기에 자기 스스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잘 몰랐다.


“저도 방황을 했어요. 에너지가 넘치고 외향적인 성격 탓에 주변에서 방송 일은 어떠냐고 추천을 했어요. 공채에 지원했더니 인턴이지만 합격해서 우물쭈물 방송 일을 시작했죠. 그때는 겉으로 보이는 것과 실제 하는 게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걸 잘 몰랐어요. 막상 방송 일을 시작해 보니 제가 원하는 길이 아니었어요. 방송을 찍고, 편집하고, 회의가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이걸 왜 하고 있지?’라는 생각만 들었어요. 근데 다른 동료들은 너무 재밌어하는 걸 보면서 안 맞다는 걸 알았죠.”


고민 끝에 방송 일을 그만둔 김 교수에게 교육 심리를 전공한 어머니가 심리학 관련 책을 추천했다. 그 책에서 이야기하는 ‘심리학’에 반해 버린 김 교수는 그렇게 심리학도의 길을 걷게 되었다.



짝사랑에서 ‘라포’를 만들다

라포(rapport)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 관계를 뜻하는 심리학 용어다. 인간을 이해하는 심리학의 연구 자료로서 상대를 만나기 위해서는 라포 형성이 특히 중요하다. 야구 선수도 아니고, 체육계열 학부를 졸업한 것도 아닌 무(無)연고의 김 교수에게 야구는 애정 가득한 짝사랑의 대상이었다.


“태어나기는 서울에서 태어났는데 아버지 고향이 부산이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머릿속 아버지는 퇴근길에 사 오신 맥주를 야구 보면서 한 병 다 마시는 모습이었죠. 제가 걸음마를 시작한 이후부터 아버지는 저를 데리고 야구장을 다니셨어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롯데 팬으로 자라났죠. 부산에서 태어난 것도 아니고, 아버지는 아버지고 나는 나라는 생각으로 팀을 갈아타려고 애를 썼는데 쉽지 않더라고요.”


속칭 ‘팀 세탁’이라고 한다. 응원팀을 옮기는 건 야구팬들 사이에서도 쉽지 않은 일로 일컬어진다. 사람이 왜 그런 행동을 하고,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를 연구하는 심리학자인 김 교수도 ‘팀 세탁’을 해낼 수는 없었다.


“응원팀을 바꾸지 못하는 건오랜 기간 사귄 연인을 떠나지 못하는 것과 같아요. 긴 시간 응원했던 감정과 구매했던 모든 굿즈 등등 때문에 미련이 생기고야 마는 거죠. 여태까지 좋아한 것도 아깝고, 이러다가 또 잘해줄 거라는 막연한 기대도 있고요. 그리고 연애를 끝낼 때 이 사람보다 더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을지 걱정되는 것처럼 응원팀도 똑같아요. 예전의 롯데만큼 나에게 감정적인 충족감을 줄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는 거죠.”



야구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앞서 말한 라포 형성이 선행되어야 한다. 김 교수의 열렬한 구애에 못 이긴 야구가 곁을 내어줄 때까지는 꼬박 2년이 넘게 걸렸다.


“처음부터 야구 선수들을 만날 수 있던 건 아니었어요. 스포츠 심리학은 보통 체육 계열 출신들이 많아요. 저는 체육 계열도 아니고 그냥 스포츠 좋다고 체대 수업 조금 청강했던 게 전부니까 처음에 접근할 때 많이들 경계했죠. 경계를 허물고 네트워크를 쌓는 데에 많은 시간을 보냈어요.”


아마추어 야구를 대상으로 심리 상담 자원봉사를 시작으로 김 교수는 많은 야구 선수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프로야구 선수의 스포츠 탄력성 연구’라는 제목의 박사 논문을 쓰게 되기까지 만났던 많은 선수 중에는 전설적인 선수도 있었다. 롯데 자이언츠의 ‘악바리’ 박정태, 한화 이글스의 ‘200승 투수’ 송진우, MBC 청룡부터 활약해 LG 최초의 영구 결번 ‘노송’ 김용수, 해태 타이거즈 ‘왕조의 주역’ 김종모까지 네 레전드는 슬럼프에 대한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다.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송진우였다.


“송진우 투수의 첫인상은 자신감 넘치는 사람이었어요. 어떤 사람과 한, 두 시간 이야기하다 보면 이 사람은 어떤 스타일인지 컨셉이 잡히거든요. 처음에는 저 사람에게서 풍기는 자신감의 근원에 대해 고민했어요. 그러다 ‘야구처럼 모든 스타일의 사람이 할 수 있는 운동이 없다’는 인상 깊은 말을 들었어요. 어떤 체형이든 간에, 자기에게 맞는 포지션만 찾으면 된다.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걸 보면서 저 당당함의 뿌리는 유연한 사고라는 점을 배웠죠.”


그러나 가장 그의 기억에 남는 선수는 누구나 레전드라 말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슬럼프와 야구 심리학 연구를 시작하고 나서 처음으로 만나기로 했던 이름을 밝힐 수 없는 프로야구 선수는 여전히 그에게 남아있다.


“책에는 적지 않았지만, 제가 처음으로 인터뷰를 하게 됐던 프로 선수였어요. 인터뷰 약속을 잡던 당시에는 프로팀에 소속되어 있었어요. 인터뷰를 기대하던 중에 전화가 걸려왔어요. 인터뷰를 며칠 앞둔 날이었는데 방출이 됐다는 거예요. 그러면서, 선수를 인터뷰하는 거로 아는데 자기는 해당이 안 되지 않냐는 말을 들으면서 솔직히 제일 처음 한 생각은 ‘망했다’였어요. 그렇지만 주제가 슬럼프고, 저는 그 선수가 슬럼프를 극복하지 못했다고 판단했어요. 그런 의미에서 제 연구를 위해 만나도 좋다고 생각했죠.”



그 선수를 만날 때에 김 교수는 그가 왜 슬럼프를 극복하지 못했는지에만 관심이 갔다. 단순히 슬럼프를 극복하지 못한 선수에 대한 호기심에서 이야기를 들었을 뿐이다. 그 선수에 대한 이야기를 책에 싣지도 않았다. 그러고 몇 년이 흘러 그 선수의 근황을 우연히 접하게 된다.


“KBO 야구발전위원으로 활동하던 시기였어요. 심판으로 일하고 있는 그 선수의 이름을 보게 되었죠. 그래서 다시 연락을 했어요. 야구가 좋았기에, 방출에도 굴하지 않고 어떻게든 야구의 길을 걷고자 심판학교에 들어가 자리를 잡고, 결혼도 해서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 자신이 부끄러워졌어요. ‘이 선수는 슬럼프를 극복하지 못했군’이라고 단언했던 과거의 나 자신이 생각났거든요. 인생을 봤을 때, 방출된 그 순간은 슬럼프일 수 있지만, 길게 본다면 결국 극복한 거죠.”


박사 학위 논문과 책을 준비하면서 그는 무수한 선수의 다양한 슬럼프의 이야기를 들었다. 이전에는 야구만 잘하고, 자기 관리가 철저해 멋있는 선수가 좋았다. 한 발짝 멀리 팬으로서 좋아하던 때보다 현장에 가까워지니 보이는 것도 많아졌다.


“훌륭한 선수와 좋아하는 선수는 다를 수밖에 없어요. 제가 마음 깊이 좋다고 생각하는 선수는 지금 롯데의 불펜 코치인 이용훈 선수예요. 야구 선수로도 충분히 훌륭하고 성공한 선수죠. 프로에서 오랜 시간 야구를 계속하기도 했고요. 하지만 제가 그 선수를 정말 좋아한 이유는 야구를 이야기하는 그의 눈빛이에요. 야구를 얼마나 사랑하는지가 느껴지거든요. 저는 직관을 믿고 느낌의 가치를 높게 두는 편이에요. 이용훈 선수와 야구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그가 야구에 가지고 있는 무한한 애정과 큰 꿈이 느껴졌어요.”



매일같이 즐겁게 보던 야구를 바라보는 눈도 달라졌다. 김 교수는 어떨 때에는 야구 보는 게 재미없다며 푸념했다.


“연구 대상이니 결국에는 프레임을 씌워야 하고, 어떠한 의미를 찾아내야 하니까 마냥 편하고 재밌지 못하죠. 예전보다 경기를 훨씬 많이 보지만, 그만큼 더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하려고 노력해요. 좋아하는 팀 경기만 보고 상대 팀 비난을 할 수는 없으니까요. 멋있는 플레이와 전술에 더 집중하기보다 선수 개개인에게 초점을 맞추게 돼요. 어떤 생각이고 의도인지를 더 자세히 알고 싶다는 열망도 들고요.”


인생은 슬럼프의 연속

그가 만났던 레전드 김용수는 ‘인생은 슬럼프의 연속’이라고 했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슬럼프’는 평소에 가능하던 수행을 해내지 못하는 시기를 말한다. 그리고 슬럼프의 극복이란 예전에 슬럼프라 생각하지 않았던 그때의 수준으로 올라갔을 때다.


“슬럼프를 이야기할 때 가장 인상적인 건, 극복한 다음에 아주 미세하게라도 슬럼프 이전보다 실력이 향상된다는 점이에요.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도 하잖아요. 슬럼프를 지난 다음에는 스스로는 예전의 자신으로 돌아왔다고 생각하더라도 실제로는 조금 더 나아진 상태예요. 심리학 용어로 ‘역경 후 성장’이라고 해요. 슬럼프에 빠지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극복하고 나면 조금 더 나아져요.”


그에게도 슬럼프가 있었냐는 질문에 지금이라며 웃어넘겼다. 크게는 실연, 재수, 취업 실패부터 작게는 단순히 지금 하는 일이 잘 풀리지 않는 것까지 슬럼프의 스펙트럼은 넓다고 한다. 뭔가 잘 안 되는 것 같은 생각이 들면 그게 결국 슬럼프인 셈이다. 김 교수는 그런 슬럼프와 극복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자신의 책을 욕심 같아서는 모든 야구 선수가 다 읽었으면 좋겠다.


“단순히 야구팬이 아니더라도 무언가에 절실한 사람이라면, 제 책을 읽었으면 좋겠어요. 절실하지 않더라도 무언가를 해야 할 때 생각만 많고, 실행은 차마 못 하겠는 경우가 많을 거예요. 나를 움직이는 엔진에 발동이 걸리지 않는 경우죠. 해야 하는 건 알겠는데 동기 부여가 되지 않는 때 말이에요. 제 책이 채찍질 같다는 사람들도 많아요. 이렇게 극복된 사람도 있으니 참고하라는 의도지, 이 정도 수준까지 극복하라는 건 아니니까 부담은 가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도 마음이 조금 흐트러지고 맘처럼 되지 않을 때 제 책을 읽거든요.”



슬럼프와 극복에 집중해온 김 교수의 최근 관심거리는 ‘인성 문제’다. 매해 프로야구와 관련된 크고 작은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그럴 때면 어김없이 ‘인성 교육’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대중적인 인기를 한 몸에 받는 프로야구에서 공인이나 마찬가지인 선수들의 인성은 중요하다. 그러나 여전히 뒷전에 놓여있다.


“야구는 멘탈 싸움이라고 하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멘탈과 인성은 별개예요. 인성은 도덕, 윤리와 연결되죠. 필요하다고 말은 하지만 발 벗고 나서는 사람도, 교육하는 사람도 없어요. 아무리 KBO 야구 관리 위원회에서 교육을 하더라도 한계가 있어요. 프로 선수들은 이미 인격이 다 성장했기 때문에 체화되기가 어려워요. 그래서 어릴 때부터 인성 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유소년 야구 대상의 인성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하고 있어요.”


‘야구만 잘하면 된다’는 인식 역시 인성 교육을 뒷전으로 밀어내는 주범 중 하나다. 단기적으로 봤을 때 인성과 실력은 별개지만 길게 본다면 결국 맞닿아 있다. 그 어떤 선수도 반짝 잘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지도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김 교수는 조심스럽게 강조했다.


“아무리 외부에서 따로 인성 교육을 해도 선수 혼자 도덕적으로 꼿꼿이 지내기 어려워요. 지도자, 구단주까지 윗선부터 인성을 강조해야 해요. 그래서 유소년뿐만 아니라 지도자 교육 방법을 고심하고 있어요. 인성 관련 연구를 하면서 가장 놀랐던 게, 선수들의 경기장 안팎의 인성은 독립적으로 분리되어 있어요. 경기장 안에서 누구보다 젠틀한 선수도 경기장 밖에서는 부도덕하고 비윤리적인 행동을 충분히 할 수 있어요. 그래서 야구 관련 인성 교육이 중요한 거예요.”


자원봉사나 강연으로 아마추어 선수를 많이 만나본 김 교수는 심리적으로 미숙한 어린 선수들에게는 더더욱 심리적 지지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아마추어는 프로에 가고 싶고, 프로 선수는 도태되지 않고 성공하고 싶어 한다. 결국 야구를 잘하고 싶은 그 마음은 같다.


“아마추어와 프로 선수의 가장 큰 차이점은 ‘책임감’이죠. 아마추어 선수들은 어리고 미성숙하기 때문에 모든 일에 대한 책임을 혼자 지기에는 어려움이 있어요. 그렇기에 지도자, 학교, 부모님이 지지해줘야 해요.”


많은 선수와의 상담으로 가장 깊은 속내까지 들었다. 불안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지, 자신감을 어떻게 가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경청했던 선수가 덕분에 방향을 찾았다고 감사를 표할 때, 가장 보람차고 기쁘다. 하지만 쉽지 않을 때도 많았다.



“한계에 부딪힐 때가 가장 힘들어요. 야구를 좋아하지만 실제로 해본 적은 없어서 극복할 수 없는 한계가 있어요. 이상과 현실에서 오는 괴리가 힘겹죠.”


야구는 결국 멘탈 싸움이라고 알려진 지 오래다. 심리적인 부분에서 해결이 되어야 한다는 필요성은 모두가 알지만, 방법에 대해서는 뒷짐을 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김 교수는 고려대 야구부 심리 상담을 하던 때의 연으로 몬티스 스포츠 코칭의 심리 자문을 요청받았다. 심리적 부분에 대한 중요성을 느끼고 실제 반영하려는 긍정적인 움직임이 점차 퍼지고 있다. 이에 따라 야구 심리학에 입문하려는 후배들 역시 늘어날 것이다.


“해주고 싶은 말은 많은데 꼰대라고 느낄 것 같아서 망설여지네요. 야구를 얼마나 좋아하던 간에 너무 기대하지는 말았으면 좋겠어요. 애정을 가지되 객관적인 시선을 가져야 해요. 야구를 좋아해서 괜히 선수들을 올려다보는 경향이 있어요. 일종의 팬심 같은 거죠. 실제로 만나보면 야구 선수도 사람이에요. 나랑 똑같은 사람이라는 생각으로 야구 심리학에 다가왔으면 좋겠어요.”


박사 논문을 계기로 책도 집필했다. 좋아하는 야구의 곁에서 그 속내를 읽어보며 연구를 지속하고 있는 김 교수의 앞으로의 포부는 어떨까.


“더 많은 야구 선수를 만나고 싶어요. ‘포부’라고 하면 무언가를 바꿔야 할 것 같고, 개선해 나갈 수준으로는 거창해야 할 것 같지만 그런 목표를 두고 싶지는 않아요. 초등학교 유소년 선수부터 프로야구 선수까지 다양한 선수들을 많이 만나보고 싶어요. 그리고 마음가짐, 생각에 따라 바뀔 수 있는 게 얼마나 많은지를 일깨워주고 싶어요. 성공하고 싶은 마음은 다들 같을 거예요. 하지만 성공을 떠나서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요.”


***

우리는 모두 레전드를 꿈꾼다. 실력부터 인성까지 두루 갖춰 후배들에게는 존경받고 선배들에게는 인정받는 레전드를 목표로 오늘도 노력한다. 슬럼프를 두려워하며 높은 곳에 오르려고만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김수안 교수는 전한다.

“나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말아 주세요. 믿음을 버리지 않으면 언젠가 반드시 기회가 오니까요. 언젠가 올 한 번의 기회를 확실히 잡을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더그아웃 매거진 89호(9월호)

위 기사는 대단한미디어에서 발행하는 더그아웃 매거진 2018년 9월호(89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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