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급식소·식당, 음식물쓰레기 '깜깜이 처리'

고은경 입력 2018.09.28. 04:45 수정 2018.09.28. 09:56

경기 수원에서 돼지를 사육하는 A농장은 본인이 사육하는 돼지들에게 공급할 용도로 음식점 등 다량배출사업장으로부터 ㎏당 150~200원을 받고 음식물쓰레기를 받아왔다.

면적 200㎡ 이상 대형음식점, 하루 평균 급식인원 100명 이상인 집단급식소 등 다량배출사업장은 음식물류 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해 수집ㆍ운반업체나 A농장처럼 자신의 가축에게 먹이겠다고 신고한 곳과 계약을 맺고 비용을 지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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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자체 사실상 관리 손 놓아
경기 평택에 있는 한 개농장은 음식물 폐기물처리신고도 하지 않고 개들에게 음식물쓰레기를 먹이다 적발됐다.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 제공.

경기 수원에서 돼지를 사육하는 A농장은 본인이 사육하는 돼지들에게 공급할 용도로 음식점 등 다량배출사업장으로부터 ㎏당 150~200원을 받고 음식물쓰레기를 받아왔다. 면적 200㎡ 이상 대형음식점, 하루 평균 급식인원 100명 이상인 집단급식소 등 다량배출사업장은 음식물류 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해 수집ㆍ운반업체나 A농장처럼 자신의 가축에게 먹이겠다고 신고한 곳과 계약을 맺고 비용을 지불한다. 하지만 A농장은 수익을 위해 자신이 처리할 수 있는 양보다 많은 음식물쓰레기를 받아왔고, 남은 폐기물을 다른 농장에 사료로 제공하다 폐기물관리법 위반으로 지난해 말 적발됐다. 송기성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 부천수사센터장은 27일 “A농장은 자신의 가축에 먹이는 용도로 폐기물처리업으로 신고까지 했지만 가축을 키우는 것보다 음식물쓰레기 처리 비용으로 오히려 수익을 내려고 했다”고 말했다.

가정에서 배출되는 음식물쓰레기는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지만 음식점이나 집단급식소 등 다량배출사업장은 스스로 음식물류 폐기물을 처리해야 한다. 이를 위해 다량배출사업장(배출자)은 ▦수집‧운반업체나 ▦자신의 가축에게 먹이겠다고 신고한 신고업체와 계약을 맺고 폐기물을 처리하며, 이렇게 모인 폐기물은 사료나 퇴비화 허가를 받은 재활용 허가업체로 넘어간다. 하지만 다량배출사업장에서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가 얼마나 배출되고 어떻게 재활용되는지, 제대로 된 통계조차 없을 정도. 구멍이 숭숭 뚫려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환경부는 하루에 배출되는 음식물류 폐기물 1만4,000여톤 가운데 전국 5만445곳에 달하는 다량배출사업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30% 안팎일 것으로 추산한다. 하지만 이는 전적으로 다량배출사업장의 신고에만 의존한 것일 뿐이다. 다량배출사업장은 음식물류 폐기물 발생 억제 및 처리 계획을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하고 수집ㆍ운반업체에 위탁 배출하는 음식물쓰레기를 기록, 관리해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신고의무조차 모르거나, 신고를 했더라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음식물쓰레기 발생원별 구성=그래픽 신동준 기자

지자체가 신고 의무와 처리규정 위반 등을 점검하기 위해 연 2회 정도 집중 단속에 나서기는 하지만 실제 처벌로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올해 상반기 서울시가 음식물쓰레기 다량배출사업장 1,592곳을 지도 점검한 결과 의무사항과 처리규정을 위반한 사례는 총 318건. 하지만 과태료가 부과된 것은 단 한 건도 없었다. 서울 B구에서 500여개의 다량배출사업장을 관리해 온 한 청소행정과 주무관은 “1년에 많아야 120개 대형음식점의 지도점검을 할 수 있는데 음식점주들의 반발이 커, 적발해도 계도에 그치고 있다”며 “음식물 쓰레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인식이 낮은 음식점주들도 많다”고 토로했다. 지자체가 과태료를 부과했다가 민원과 항의가 폭주해 이의신청단계에서 부과를 취소하거나 체납이 길어져 부과를 포기한 경우도 다수다.

배출은 신고라도 받지만 수집ㆍ운반ㆍ처리 과정은 파악이 전혀 안 된다. 수집ㆍ운반업자들이 실제 계약한 처리장으로 음식물류 폐기물을 보내지 않고 무단으로 매립하거나 불법으로 가축농가에 보내도 제보를 받지 않고서는 적발할 방법이 전혀 없다. 자신의 농경지에 퇴비로 사용하거나 가축에게 먹이는 목적이라면 처리시설을 갖췄는지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도 않고 음식물류 폐기물 처리업체로 등록을 남발해 온 정부가 처리 문제를 사실상 방관해 왔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승헌 건국대 축산학과 교수는 “음식물류 폐기물은 이제 사람 중심으로 관리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수거차량에 계량장치와 위성항법장치(GPS) 장착을 의무화함으로써 정확한 통계를 확보하고, 음식물류폐기물을 이력 추적해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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