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대검 항의방문 중 문무일 총장에게 "권양숙 640만불도 수사하라"

하준호 2018. 9. 28.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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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의 ‘예산정보 무단 유출’ 논란이 여야 간 정면충돌로 격화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앞줄 오른쪽 두번째)와 심재철 의원이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검찰의 심재철 의원실 압수수색과 관련해 항의방문을 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의원 60여명은 28일 오전 대검찰청·대법원을 방문해 심 의원실 압수수색에 대해 항의했다. 특히 '사법부 독립성'과 맞물린 탓에 야당의 대법원 항의 방문 및 대법원장 면담은 극히 이례적이다.

앞서 심 의원은 재정정보원 재정분석시스템(OLAP)을 통해 정부의 예산 지출 자료 47만여건을 내려받아 주말·공휴일·심야시간대 청와대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 등을 공개했다. 이에 기획재정부는 “미인가 행정자료를 불법 탈취한 범죄행위”라며 심 의원과 그의 보좌진을 고발했고, 검찰은 지난 21일 심 의원실과 보좌진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문무일 검찰총장과의 비공개 면담에서 “심 의원에 대한 수사는 부당하다”는 뜻을 전하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의 불법자금 수수 의혹과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토지개발 정보 유출 의혹도 수사하라고 촉구했다고 한다. 김 원내대표는 면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문 총장으로부터 심 의원실 압수수색 건은 정치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입장에서, 앞으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검찰이 신중하겠다는 입장을 들었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와 의원들이 검찰의 심재철 의원실 압수수색과 관련해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을 항의방문한 가운데 김명수 대법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제공=연합뉴스]
김 원내대표는 이어 대법원 대회의실에서 가진 김명수 대법원장 등과의 면담에서 “검찰은 그렇다 치더라도, 사법부의 수장인 법원이라도 어떤 판단을 가져가야 할지 (신중해야 하는데), 법원은 영장을 벌컥 내줬다"며 "국정감사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정치탄압이고 정치적 모독”이라고 주장했다. 심 의원도 “법원의 상징인 저울이 심하게 기울어져 있다”고 말했다.

이에 김 대법원장은 “의원들 말씀처럼 우려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대법원장으로서 영장과 관련한 부분은 타당하다든지, 적절했다든지 말씀드리지 못하는 것을 이해해주시기 바란다”고 답했다.

한국당은 기재부에 대한 맞고발 카드도 꺼내들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기재부 2차관을 검찰에 고발하고, 반의회주의 폭거를 자행한 김동연 기재부 장관과 박상기 법무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발의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 업무추진비와 관련해서도 “부정 사용의 소지가 있다면 공금 유용·횡령 혐의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과 김정우 기재위 간사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청와대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공개해 논란을 빚고 있는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에 대한 윤리위 징계요청서를 제출하고 있다. [뉴스1]
반면 민주당은 이번 일을 ‘국가기밀 불법 탈취사건’으로 규정하고, 심 의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했다.

민주당 원내부대표 전원과 기획재정위원 일동은 이날 오후 ‘국회의원(심재철) 징계안’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다. 이들은 “(심 의원이) 열람 권한이 없는 정부자료를 취득하고 유포한 행위는 정보통신망법·전자정부법·공공기록물관리법 등을 위반한 범죄 행위이며, 국가 안위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는 국기 문란 행위”라고 성토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10년간 (OLAP에) 1400명 이상이 접속했는데도 비인가 자료를 불법 유출한 사례는 단 한 번도 없었다”며 “‘정상적인 의정활동이다’ ‘야당 탄압이다’라는 궤변을 그만두라”고 비판했다. 남인순 최고위원도 심 의원을 겨냥해 “국회 부의장까지 지내신 분이 성경을 읽기 위해 촛불을 훔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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