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깨끗해서 바다로? 후쿠시마 '오염수' 기준치 2만배 방사능

2018. 9. 30. 15:4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일본이 삼중수소(트리튬)를 제외한 방사능 물질이 말끔히 정화됐다고 밝혀 온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가운데 80%가 여전히 기준치 이상의 방사능 물질을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정부는 이 오염수를 희석한 뒤 바다에 방출할 계획을 추진 중이어서, 후쿠시마와 주변 지역 해산물 수입 문제로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일본 정부와 치열한 법적 다툼 중인 한국 정부도 '강 건너 불구경' 할 수 없는 상황에 몰리게 됐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통신망에서 음성 재생시
별도의 데이터 요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 '처리 오염수' 80% 기준치 넘어
'수산물 수입' 다툼 중인 한국에도 발등의 불
일 정부, 오염수 바다 방출 추진..향후 대응 촉각

[한겨레]

지난해 6월 일본 후쿠시마현 후쿠시마제1원전에서 도쿄전력 관계자가 2011년 후쿠시마원전 사고 때 수소폭발로 지붕이 날아간 원자로 1호기를 취재진에게 가리키며 설명하고 있다. 후쿠시마공동취재단

일본이 삼중수소(트리튬)를 제외한 방사능 물질이 말끔히 정화됐다고 밝혀 온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가운데 80%가 여전히 기준치 이상의 방사능 물질을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정부는 이 오염수를 희석한 뒤 바다에 방출할 계획을 추진 중이어서, 후쿠시마와 주변 지역 해산물 수입 문제로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일본 정부와 치열한 법적 다툼 중인 한국 정부도 ‘강 건너 불구경’ 할 수 없는 상황에 몰리게 됐다.

도쿄전력은 30일 2011년 3·11 원전 참사를 일으킨 후쿠시마 제1원전에 지하수가 스며들어 생겨나고 있는 오염수 가운데 정화 작업이 끝난 89만t(총 95만t)을 조사해 보니, 80%가 넘는 75만t이 여전히 배출 기준치를 넘는 방사능 물질을 포함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그동안 원전 주변에 거대 물탱크를 만들어 보관해 오던 이 오염수를 바다로 방출하기 위한 여론 설득 작업을 진행 중이었다.

* 그래픽을 누르면 확대됩니다.

이와 관련한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들의 보도를 보면, 2011년 3·11 후쿠시마 원전 참사 이후 7년이 지났지만, 원전에선 여전히 하루에 약 170t의 오염수가 발생하고 있다. 이 가운데 100t은 주변 지하수가 방사능 물질로 오염된 원자로에 스며들어 자연 생성되는 것이고, 70t은 노심용융(멜트다운)을 일으킨 1~3호기 원자로의 핵연료를 냉각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주입하는 것이다. 도쿄전력은 현재 이 가운데 하루 100t 정도를 다핵종제거장치(ALPS·알프스)라 불리는 방사능 물질 제거 장치를 통해 처리한 뒤 원전 부지 주변에 900개의 거대 물탱크를 만들어 저장해 왔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알프스가 수소와 같은 성질을 갖는 방사능 물질 삼중수소를 제외한 다른 62종의 방사능 물질을 깨끗이 제거할 수 있다고 밝혀왔다. 이를 근거로 삼중수소가 섞인 오염수에 물을 섞어 희석한 뒤 바다에 방출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주민 설명회를 진행해 왔다. 2016년 5월 경제산업성 자료를 보면, 이 방식으로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면 34억엔이라는 최소 비용으로 7년4개월 만에 오염수를 처분할 수 있다.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일본수산물 수입 반대와 단체급식에 대한 방사능 기준치를 새로 만들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

그러나 지난 8월 말 일본 경제산업성이 주민 설명회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이 드러났다. 처리 오염수에서 삼중수소 외에 기준치를 넘는 여러 방사능 물질이 검출됐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물탱크에선 기준치를 약 2만배나 넘는 1㎖당 약 60만베크렐의 스트론튬90이 검출됐다. 스트론튬90은 반감기가 29년으로 길고, 사람이 섭취할 경우 뼈 등에 축적되기 쉽다.

도쿄전력은 이런 문제가 발생한 원인으로 2013년에 알프스에서 발생한 고장으로 고농도 오염수가 저장 탱크에 일부 섞였고, 방사능 물질을 걸러내는 알프스의 흡착제의 교환이 늦었다는 점 등을 들고 있다.

후쿠시마현 주민들은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려는 정부 방침에 다시 한 번 반대 입장을 밝혔다. 오자키 데쓰 후쿠시마현 어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은 <마이니치신문>과 인터뷰에서 “(8월 말 공청회를 통해) 삼중수소 외에도 (처리가 끝난 오염수 안에) 기준을 넘는 방사능 물질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오염수를 지금처럼 물탱크에 넣어) 육상 보관해야 한다는 우리 입장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한국이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며 2015년 5월 세계무역기구에 제소했고, 지난 2월 한국의 1심 패소가 확정돼 현재 상소 중이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 한겨레 절친이 되어 주세요! [오늘의 추천 뉴스]
[▶ 블록체인 미디어 : 코인데스크][신문구독]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한겨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