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 후보? 도박사들은 '문재인-김정은'을 꼽았다

2018. 10. 1.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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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사이트 '문 대통령-김 위원장' 공동수상 가장 많이 배팅
트럼프-김정은, 트럼프 단독 수상, 유엔난민기구 등도 거론
올 2월에 후보신청 마감..두 정상 후보에 포함 안 됐을수도

[한겨레]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삼지연초대소를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산책을 하며 대화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한국에서 다시 한 번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나올 수 있을까.

오는 5일(현지시간) 오전 노벨평화상 수상자 발표를 앞두고, 도박사들의 눈이 한반도에 쏠리고 있다. 노벨상 수상자를 점치는 각종 국외 도박사이트들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공동수상이 가장 유력할 것으로 꼽고 있기 때문이다. 4·27 남북정상회담을 시작으로 3번에 걸친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등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는 평가 덕이다.

1일 영국의 도박사이트 ‘나이서오즈’(nicerodds)가 종합한 배당률을 보면, 문 대통령과 김 국무위원장의 배당률은 최저 1.53에서 최고 2.20(EU기준)으로 가장 낮다. 이는 100유로를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공동수상에 걸었을 때 최고 220유로까지 돌려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배당률이 낮을수록 수상 가능성이 높아진다.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공동 수상에 대한 배당률은 6.00로 2위, 트럼프 대통령이 단독으로 수상하는 배당률은 최저 4.50∼최고 7.50으로 3위를 기록했다.

영국 도박사이트 ‘나이서오즈’가 집계한 노벨평화상 수상후보 배당률. ‘나이서오즈’ 누리집 갈무리

매년 노벨상 수상자를 점쳐온 도박업체 ‘래드브록스’(Ladbrokes)에서도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수상 확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6·12 북미정상회담이 끝난 직후 ‘래드브록스’가 공개한 배당률을 보면,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에게는 100달러를 걸어도 원금을 회수하는 데 그친다. 그만큼 확률이 높다는 얘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동 수상하는데 걸린 배당률은 4대 6으로, 100달러를 걸었을 때 166달러를 돌려받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단독수상(배당률 10대 1)과 유엔난민기구(배당률 10대 1)의 수상 가능성이 공동 3위로 뒤를 잇고 있다.

연이은 남북·북미정상회담을 거치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실제 노벨평화상 후보로 각계에서 거론되기도 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노동부 장관을 지냈던 로버트 라이시 미국 UC버클리 정책대학원 교수는 지난 5월 국제회의 참석차 한국에 머물던 중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가 정착된다면 노벨평화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은 트럼프가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이라며 “문 대통령처럼 재능 있고, 지적이고, 겸손하며, 진보적인 사람을 본 적이 거의 없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관련 기사: ‘문 대통령 같은 지도자 본 적 없다’ 미국 전 장관이 남긴 말)

격론이 벌어지고는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에 대한 여론도 국내외에서 달아올랐다. 문 대통령은 첫 남북정상회담 직후인 4월30일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 도중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큰 일을 하셨다. 노벨평화상을 받으시라’는 축전을 보내왔다는 보고를 듣고 “‘노벨’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받으셔야 하고, 우리는 ‘평화’만 가져오면 된다”고 말한 바 있다.

남북정상회담 직후인 4월28일 미국 미시간주에서 열린 집회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 도중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객석에서 ‘노벨, 노벨’을 연호하는 일도 있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웃음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노벨상에 대한 여론을 의식한 듯 5월1일 “평화가 곧 상이다(PEACE is the PRIZE)”라는 짤막한 문장과 함께 같은 문장이 적힌 자신의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했다. (▶관련 기사: 트럼프 부녀가 노벨상에 대한 반응을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5월 1일 올린 페이스북. 페이스북 갈무리

당시 <뉴욕타임스>는 이같은 여론에 대해 “공화당 의원들이 세상에서 가장 호전적인 사람, 도널드 트럼프를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밀고 있다”고 비판했고, <뉴스위크>는 “다른 나라의 정상을 공개적으로 조롱하고 여러 차례 공습(시리아)을 시도했으며, 몇 번이나 전쟁을 위협의 카드로 들이민 트럼프에게 노벨평화상을 줄지를 두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질 수 있다”고 짚기도 했다.

도박사들의 예상은 대부분 일치하지만, 변수는 있다. 노벨평화상 후보 추천은 올해 2월 이미 마감됐다. 노벨위원회는 추천받은 후보를 토대로 3월까지 최종 후보리스트를 결정하고, 8월까지 후보들을 검토하는 과정을 거친다. 올해 열린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등은 모두 4월 이후에 열린 만큼, 최종 후보 리스트에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트럼프 대통령이 모두 포함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현재 세 사람을 제외하고 유력한 수상자로 거론되는 후보는 유엔난민기구(UNHCR), 유엔세계식량계획(WFP), 카를레스 푸지데몬 전 스페인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 서울평화상을 수상한 바 있는 콩고의 산부인과 의사 드니 무퀘게 박사와 이라크 여성운동가 야나르 모하메드, 푸틴 행정부의 비리 등을 폭로한 러시아 신문 노바야 가제타 등이다.

노벨위원회는 1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2일 물리학상, 3일 화학상, 5일 평화상, 8일 경제학상 수상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는 스웨덴 한림원에 대한 ‘미투’ 여파로 2019년으로 연기됐다. 앞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0년 첫 남북정상회담 이후 노벨평화상을 단독으로 수상한 바 있다. 역대 미국 대통령 가운데는 시어도어 루스벨트(1906년), 우드로 윌슨(1919년), 지미 카터(2002년), 버락 오바마(2009년) 등 네 명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박다해 기자 doal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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