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회담 앞두고 .. 김정은, 시진핑에게 구애 친서
중국몽 거론하며 최고 수준 찬사
북·미 앞서 북·중 정상회담 가능성
김 위원장은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을 때도 친서를 보내 백악관이 다시 협상에 나설 명분을 만들어줬다. 이후 북·미 간 핵 협상 분위기가 조성되자 중국 건국절 69주년을 맞아 축전을 보내면서 북·중 관계 다지기에도 나선 것이다.
북·중 관계가 냉랭했던 지난해 10월엔 북한 매체에 김 위원장이 건국절 관련 축전을 보냈다는 소식이 보도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의 축전은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주요 소식으로 다뤄진다는 점에서 당시 그가 축전을 의도적으로 보내지 않았던 것으로 관측됐다.
연내 열릴 것으로 전망되는 북·미 정상회담 이전에 김 위원장이 또 시 주석을 먼저 만날 가능성도 있다. 김 위원장은 6·12 북·미 정상회담 이전에, 북·중 정상회담을 3월과 5월 두 번에 걸쳐 가져 허를 찔렀다. 북·미 정상회담 1주일 뒤에도 직접 베이징을 찾아 세 번째로 시 주석을 만났다. 따라서 이번에도 김 위원장이 북·미에 앞서 북·중 정상회담을 열고 미국에 견제구를 던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과 중국 사이를 오가며 나름의 균형 외교를 펼치는 전략을 써왔다”며 “이번에도 ‘선(先) 북·중-후(後) 북·미’ 패턴을 반복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 경우 올해 네 번째가 될 북·중 정상회담 장소가 중국이 아닌 평양이 될지 여부도 관심이다.
김 위원장은 중국에 보낸 축전에서 시 주석의 주요 메시지 중 하나인 ‘중국몽(中國夢)’도 거론했다. 중국몽은 시 주석이 2050년까지 중국을 세계 최강국으로 건설하겠다며 내세운 문구다. 김 위원장은 축전에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투쟁에서 경이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우리 인민은 이에 대해 자신의 일처럼 기쁘게 여기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위원장은 “나는 습근평(시진핑) 동지와의 세 차례 상봉(회담)으로 맺어진 인연과 정을 소중히 여기고 있다”는 표현도 썼다. 북한은 이 축전 소식을 1일 조선중앙통신은 물론 노동신문에도 1면 머리기사로 게재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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