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제는 민달팽이들이 오체투지를 합니다"

2018. 10. 3.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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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햇볕에 달궈진 아스팔트 위로 달팽이집을 등에 멘 청년 활동가들이 바짝 엎드렸다.

청와대까지 1.38㎞ 구간을 오체투지로 행진한 참가자들은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등 임대차보호법 전면 개정 △장기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 △부동산 보유세 강화 △주거취약계층 주거지원 확대 △공공기숙사 확충 등 청년주거권 보장 등의 요구안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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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세계 주거의 날' 맞아
'집없는 사람들의 달팽이 행진' 열려
광화문~청와대까지 오체투지 진행

[한겨레]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세계 주거의 날을 맞아 열린 ‘집없는 사람들의 달팽이 행진’에서 활동가들이 주거불평등 탑을 부수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가을 햇볕에 달궈진 아스팔트 위로 달팽이집을 등에 멘 청년 활동가들이 바짝 엎드렸다. 양 팔꿈치와 무릎, 이마 등 몸의 다섯 부분이 땅에 닿도록 절하는 오체투지를 하기 위해서다. 매년 10월 첫째주 월요일인 세계 주거의 날을 맞아 치러진 ‘집없는 사람들의 달팽이 오체투지 행진’에서 30여명의 활동가들은 ‘달팽이처럼 안정된 집을 보장하라’고 외치며 광화문에서 청와대까지 행진했다.

3일 오후 민달팽이유니온, 빈곤사회연대,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등 24개 사회·종교단체들은 광화문 광장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상품이 아닌 권리, 주거권을 보장하라”고 주장하며 세계 주거의 날 행사를 치뤘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정부는 지난달 8번째 ‘주택시장 안정대책’을 발표했지만, 이와 전혀 상관없는 서민들의 박탈감은 더 크다”며 “구매력을 갖춘 이들에 대한 부동산 정책만 있을 뿐 전월세 걱정, 이사 걱정에 허덕이는 대부분의 세입자들과 주거권이 박탈당한 사람들의 권리는 정부 정책에서 잘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청와대까지 1.38㎞ 구간을 오체투지로 행진한 참가자들은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등 임대차보호법 전면 개정 △장기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 △부동산 보유세 강화 △주거취약계층 주거지원 확대 △공공기숙사 확충 등 청년주거권 보장 등의 요구안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세계 주거의 날을 맞아 열린 ‘집없는 사람들의 달팽이 행진’에서 참가자들이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도시난민 이희성씨의 사연도 소개됐다. 이씨는 지난 2015년 서울시 성동구 행당6구역 재개발로 인해 주민등록말소자가 된 뒤, 지금은 주거권 보장을 요구하며 마포구 공덕역 1번 출구에 있는 콘테이너박스에서 지내고 있다. 이씨는 “계약갱신청구권이 있었다면, 강제퇴거가 금지되었다면 이같은 일들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더 이상 나같은 도시난민들이 나오지 않도록 정부가 앞장서 해결해달라”고 촉구했다. 우리미래 우인철 대변인도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 학자금·주거비 대출에 마주하는 사회를 더 이상 청년들에게 물려주면 안된다”며 청년 주거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 참가자들은 ‘주거불평등 탑’을 부수는 퍼포먼스도 진행했다. 박스를 쌓아 만든 주거불평등 탑에는 ‘쪽방·여관·고시원 등 비주택 거주 50만명’, ‘10년간 주거비 지출 89% 증가’, ‘강남 3구 미성년자 26명 주택 497채 보유’ 등 한국의 불평등한 주거 현실이 적힌 종이가 붙었다. 민달팽이유니온 이한솔 사무국장은 “단칸방에서 사는 청년들은 매달 50만원씩 1년에 600만원을 내고, 18억짜리 부동산을 가진 사람은 종부세를 매년 104만원을 내는 불평등한 주거 현실을 타파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글·사진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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