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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송' 유행한다는 초등교실..어린이 고민, 어른 눈엔 안 보여

입력 2018.10.03. 17:46 수정 2018.10.03. 19:47

[동아일보]

동아일보 DB
1일 오후 서울 은평구의 한 초등학교의 운동장에서 1일 A 양(12)이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함께 놓인 A 양의 책가방에서 죽음을 암시하는 내용이 담긴 메모들이 발견된 점 등으로 볼 때 경찰은 A 양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해 1월 경기 용인시에서는 학업 문제로 고민하던 B 군(11)이 아파트 10층의 베란다 창문에서 투신해 숨졌다.

사춘기에 접어드는 연령이 낮아지면서 어린이들도 극단적 선택의 위험에 노출되고 있어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14세 이하 어린이는 한 해 평균 40.5명에 이른다.

어른의 눈높이에서는 안 보이는 아이들의 고민

아이들은 충동적 기질이 강하고 자제력이 약해 감정의 동요가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때문에 어른들이 보기에는 중요하지 않은 문제가 자살의 계기가 되기도 한다. 경기도교육청 학생위기지원단 안해용 단장은 “사소한 거짓말 등 어른의 눈높이에서 볼 때는 대수롭지 않은 일이 아이들에게는 심각한 문제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자살예방센터 정택수 센터장은 “초등학교 고학년 교실에서 ‘자살을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본 적이 있는 사람’을 물으면 절반이 넘는 학생들이 손을 든다”며 “‘자살송’의 유행에서도 알 수 있듯 자살은 더 이상 아이들에게 낯선 단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자살송’은 ‘머리를 박고 자살하자’라는 가사가 반복되는 노래로, 최근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한다는 점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전문가들은 학업 스트레스·가정 불화·학업 스트레스·교우관계 문제를 어린이 자살의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어릴 때부터 치열한 학업 경쟁을 치르며 무기력과 좌절을 일찍부터 경험하게 되는 것이 어린이 자살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캐릭터가 죽고 살아나기를 반복하는 온라인 게임과 오락 매체에 익숙한 아이들이 자살을 일종의 ‘리셋(Reset)’ 과정으로 생각하는 경향도 나타난다고 한다. 정 센터장은 “절망한 아이들은 게임 캐릭터가 죽으면 새로 태어나듯 ‘이번 생은 실패했으니 리셋하겠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가까운 사람이나 반려견의 죽음에 쉽게 영향을 받기도 한다.

“자살 징조 뚜렷한 경우 많아…관심 필요”

아이들은 성인보다 뚜렷하게 자살의 징조를 드러내는 경우가 많아 부모가 끊임없이 관심을 갖고 살펴본다면 비극을 예방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먼저 갑작스러운 감정 변화는 자살의 중요한 징조이므로 아이들의 감정 기복을 단순한 투정이나 사춘기의 전조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안 단장은 “최근 일주일 사이 아이의 기분이 갑자기 좋아지거나 나빠진다면 뭔가 ‘결단’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가 유독 잠을 설치거나 거식·폭식 증세를 보이는 것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아이들이 일기장·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살기 싫다’ 등 죽음을 암시하는 글이나 ‘안녕’, ‘그동안 고마웠어’ 등 삶을 정리하는 듯한 글을 남기는 것도 위험 신호다.

아이에게서 위험 징조가 발견된다면 돌려서 묻기보다 직접적으로 ‘자살을 생각하고 있느냐’고 질문하고, 상황에 따라서는 상담교사·의사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필요하다. 또 친밀한 대화와 교감을 통해 아이가 부모와 친밀하다는 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것, 밝은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 자살 위험신호 및 대처방법

△위험 신호

-아이가 잠을 잘 못 이루고 거식 또는 폭식 증세를 보인다.

-최근 일주일 사이 감정 기복을 심하게 보인다.

-심하게 반항하거나 우는 등 북받치는 모습을 보인다.

-일기장·SNS에 죽음을 암시하거나 삶을 정리하는 듯한 글을 남긴다.

△부모의 대처 방법

-돌려 말하지 않고 ‘자살을 생각하고 있느냐’고 묻는다.

-아이가 부모와 친밀함을 느낄 수 있도록 충분히 대화하고 소통한다.

-아이가 미래에 하고 싶은 일, 삶의 목표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경우에 따라 상담교사·상담센터·정신의학과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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